산과 들에 알록달록 예쁘게 물들어 가는 단풍이 가을을 알린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집콕하는 일이 잦아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했다. 나와 가족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본적인 위생관리와 철저한 대비로 여행을 준비했다. 여행지기들과 함께 충북 영동군에 다녀온 후기를 전한다. 일출이라고 꼭 바다만 좋은 경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달도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가 있다. 한천팔경이자 꼿꼿하게 바로 선 절벽에 걸린 달의 절경은 당연히 아름답지만 필자가 담은 일출 또한 희미하게 동이 터 올 무렵부터 환상적이다. 여명은 말과 글로 모두 표현하기 어려운 멋진 곳이지만 소개에 나서본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딴 월류봉은 '달이 머무는 봉우리' 라는 뜻이다. 며칠 지나면 보름달과 함께 볼 수 있을 듯 한데 이번에는 월류봉 쪽으로 해가 뜨는 것을 사진에 담았다. 절묘하게 육각정 사이로 태양을 넣은 포인트가 너무나 멋지다. 필자는 늘 새벽 5시 이전에 눈을 뜨고 뒤치락거린다. 이번에도 산책이나 하려고 숙소에서 나선 차였다. 마침 해가 뜨는 시각이었고 하늘 전체가 희미한 여명으로 덮여 분위기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해는 늘 변함없이 뜨지만 반가운 태양이 육각정으로 떴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당연히 태양보다는 필자가 맞춰야 하기어 빛을 따라 포커스를 바꿔가며 바삐 움직여 본다. 카메라가 DSLR도 아니고, 미러리스나 똑딱이도 아니라 갤럭시 S10으로 담은 일출이다. 사진작가나 프로급의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보다 선명하고 색깔도 환상적으로 찍었을지 모르겠다. 보정이라도 했다면 지금 보는 사진보다는 훨씬 좋았을 것이다. 실제 눈으로 담은 것만 못한 사진이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며 아침의 외출에 만족했다. 한천팔경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를 일컫는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고 전해진다. 높이 약 400m의 봉우리에 동서로 뻗은 능선은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다.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뜻의 이름처럼 직립한 절벽에 걸려 있는 달의 정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평소에는 대낮에만 와 보았는데 새벽에 보는 월류봉의 모습은 바로 일출을 본 직후여서 그런지 너무나 신선했다. 달과 함께 걷는 월류봉 둘레길은 3개의 코스로 나뉜다. 첫 번재 여울소리 길은 약 2, 7km에 월류봉 광장 - 원촌리 마을 - 원촌교 - 석천 물길 -원종교 코스다. 두 번째 산새소리 길은 약 3, 2km에 원종교 - 목교-우매리로 이뤄진다. 세 번째 풍경소리 길은 약 2, 5km에 우매리 - 반야교 - 반야사를 걷는다고 한다. 월류봉 광장에서 반야사까지 3개의 코스를 다 걷는다면 약 8.4km다.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을 만들면서 걸을 수 있는 좋은 둘레길인 듯 하다. 한천정사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한천팔경이라 일컫는 아름다운 절경을 음미하면서 서재를 짓고 글을 가르치던 곳이다. 한천팔경은 사군봉, 월류봉, 산양벽, 용연대, 화현악, 청학굴, 법존암, 냉천정으로 이름 붙여진 그 모양이 기이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후세에 우암 선생의 제사를 모시고 글을 가르치는 한천서원이 세워졌다가 고종 초에 철폐된 후 유림들이 1910년 한천정사를 건립해 현재에 이른다. 이 건물은 건축양식에서 예 기법이 잘 유지되고 있으며 소라천, 장교천, 중화령의 물이 이 부근에서 합류하며 월류봉과 어울려 선경을 이루는 장소다. 우암 선생의 기상과 자취를 살필 수 있는 이 곳에는 이전 고려시대 때 사찰이 있었던 자리로 생각되는 석탑 부재가 일부 남아있기도 하다. /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박희명
충북 단양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단양팔경을 비롯해 고수동굴, 온달동굴 등 수많은 석회암 동굴이 있고 소백산과 월악산 국립공원도 있다. 또한 구석기부터 청동기에 이르는 고대 유물들이 발견돼 수양개 유적지구를 비롯한 다양한 고대 유적지도 있다. 최근 sns등 온라인 매체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해 단양 주민보다 관광객이 많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단양구경시장은 맛있는 먹거리 시장으로 소문 나면서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수양개 유적지구는 구석기 유물과 환상적인 빛 터널, 사진명소로 알려진 이끼터널, 우리나라 최고 높이의 전망대 만천하 스카이워크, 만학천봉의 하늘을 가르는 980m 짚와이어, 숲길을 따라 모노레일로 1km을 질주하는 롤러코스터 알파인코스터, 최근에 개장한 만천하슬라이드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필자가 소개할 곳은 만학천봉 전망대와 짚와이어, 알파인코스터 등 체험형 레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천하테마파크다. 우리나라 최고 높이의 스카이워크인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보는 것만으로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 만천하 스카이워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1~3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초입에 있는 1주차장을 이용하면 번거로움 없이 주차 할 수 있다. 3주차장 주변에는 갈대 탐방로가 마련돼있어 수변테크를 걸으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가을철 햇살을 받은 하얀 갈대의 출렁거림은 바다 위 파도를 연상케하니 꼭 한번 들러 멋진 인생샷도 찍어보면 좋겠다. 수변테크는 4시까지만 개방된다. 만천하 스카이워크 이용료는 3천원, 짚와이어 개인 3만원, 알파인코스터 개인 1만5천원, 슬라이드 개인 1만3천원의 이용료가 있다. 만천하 슬라이드는 무동력이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중력을 이용한 산악형 슬라이드라고 한다. 지난달 12일 개장한 슬라이드는 탑승용 매트에 누워 원통 내부를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하강 레포츠 시설이다. 키 150cm~190cm 이하, 몸무게 43kg~90kg 이하, 나이 12세~60세 이하로 탑승 제한이 있다. 탑승장으로 이동하면 안전요원의 이용방법 설명을 듣고 1회용 신발보호구와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한다. 탑승 매트에 누워 벨트를 착용하고 양손에 매트를 잡고 팔을 벌려 팔꿈치가 원통에 닿도록 해준다. 마찰로 가속이 붙는 것을 방지해준다고 한다. 슬라이드 탑승은 1인만 가능하다. 커다란 가방은 갖고 탈 수 없지만 작은 가방은 발 아래 넣을 수 있다. 원통은 총연장 264m이며, 12곳의 커브 구간과 32개의 투명 아크릴 창으로 구성된다. 몸무게에 따라 하강 속도가 최대 시속 30㎞에 달해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출발 후 도착까지 약 20여 초 정도를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데 고개를 들면 투명 창을 통해 밖을 볼 수 있고 빠르게 내려가는 원통과 하나 된 자신의 몸도 볼 수 있다. 탑승한 사람들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짜릿한 스릴을 즐긴다. 촬영은 절대로 안 된다. 몸이 매트와 떨어지면 심한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는 남한강 수면에서 200여m 높이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높은 전망대다. 소백산 지류와 남한강이 빚어낸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전망대 입구에서 전망대 정상까지 오르는 600여 미터의 나선형 보행로는 소백산과 월악산, 금수산 등 명산들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정상에 오르면 외부로 돌출된 하늘길이 마치 남한강 기암절벽 위에 서 있는 듯한 아찔한 느낌을 선사한다. 만천하테마파크에 만학천봉 전망대를 오르내리는 모노레일도 곧 개장한다고 하니 앞으로 단양 여행이 더욱 기대 된다. / 충북도SNS서포터즈 권영진
점점 진한 색으로 물들어가는 계절에 영동 여행을 다녀왔다. 포근한 가을볕이 화창하던 날 가벼운 마음으로 영동 추풍령길을 달렸다. 단풍이 들기시작했나 했더니 벌써 한창 지고 있다. 아마 이번 주말까지가 절정이 아닐까 하는데 올해는 단풍못보고 지나가나 했다가 가을의 절정을 달리고 와서 다행이다. 경치에 빠져 달리다 선명한 원색의 칼라가 돋보이는 그림을 보게됐다. 지나치려다 다시 되돌아와서 자세히 살펴보니 갤러리가 있다. 어쩌면 피카소나 심슨같기도 한 이 그림이 독특하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추풍령 산길 속 카페에서 차 한잔하면 좋을 듯 하다. 입구에 카페를 지나서 바로 보이는 갤러리주차장이 넓어서 주차하기 편하다. 차에서 내려 갤러리로 향하는데 낙엽이 떨어져 또한번 가을을 느낀다. 바로 갤러리로 들어가지 않고 잠깐 정원을 서성거려본다. 영동에 이런 멋진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도 감사할 일이다. 만추의 추풍령을 잠시 느끼다 갤러리에 들어섰다. 보기에도 아주 멋진 영동 단해기념관은 갤러리 뒤로 단풍이 물든 산 배경도 멋지다. U.H.M.갤러리는 단해그룹 엄주섭 회장의 지론인 경제와 문화의 만남을 현실화해놓은 문화예술공간이라고 한다. 원래 저온저장고였던 이 건물의 특징을 살려 디자인해 추풍령에 세웠다. 약 160평 규모에 동양화, 서양화, 조각작품, 서예작품 등 약 45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건물 자체도 특징적이고 독특한 작품들이 야외에 전시돼 갤러리 안팎으로 관람할만한 곳이다. 입구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경제와 문화의 만남이다. 갤러리 문화에 낯선 필자에겐 이색적인 공간이었다. 선명한 무지개색으로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끌었던 작품 옆으로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견공도 보인다. 작품 뒤로 보이는 갤러리 전경은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는게 좋겠다. 실버스완이라는 작품은 아마도 수상작품이었나보다. 빨간리본이 붙어있다. 언뜻봐도 백조, 자세히 들여다보면 숟가락 포크 접시 등으로 구성했다. 이런 재료들이 모여 백조를 만들었다니 작가의 창의성에 감탄이 나온다. 추상적이면서도 공감가는 작품들이다. 미술에 대해 잘 알지못하지만 느껴지는대로 감상한다. 뒤로 보이는 작품들 하나하나 다 눈여겨볼만했다. 갤러리 작품을 관람하고 다시 야외로 나갔다. 야외에 있는 작품들 하나하나 다 특징이 있다. 다른 조각 작품들과 다르게 인상적인 작품도 눈에 띈다. 중세 시대 같은 작품 뒤로 보이는 갤러리 외관은 현대적인 것이 이색적이다. 수확의 계절에 걸맞게 영동에도 빨갛게 잘익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 많이 볼 수있었다. 여기 단해기념관에도 커다란 사과가 하나 있다. 그 주변으로도 나무와 함께 갤러리 정원을 빙둘러서 조각 작품이 늘어서있다. 영동 단해기념관 U.H.M.갤러리는 자연과 더불어 독특한 컨셉으로 자리잡고 있다. 옷깃을 휘날리는 바람을 시원스레 맞이하고있는 듯한 모습은 지금 막 하늘에서 내려온 듯 바위에 살포시 발을 딛고 나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것 같다. 화려한 새 한마리가 비상하려는 순간도 눈에 띈다. 멀리서 볼 때 마치 한가족이 서있는 모습으로 보였던 조각상은 가까이 와보니 무척 많은 군중과 함께다. 주변 경치와 어우러진다. 벤치에 나란히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 동상이 평화로워보인다. 등 뒤로 보이는 카페도 그림같다. 추풍령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진작에 알고 다녀온 지인들도 많았다. 뒤늦게 알긴했지만 모처럼 영동의 숨겨진 명소를 찾은 것 같아 좋았다.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와있는 것같은 시간을 함게 즐겨보시기 바란다.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박운경
충북 영동 월이산 아래 고당리에 옥계폭포가 있다. 고구려 왕산악, 신라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되는 난계 박연(1378~1458)의 고향이다. 그래서 해마다 영동에서는 '난계음악제'가 열린다. 박연이 우리나라 음악 발전에 남긴 업적을 기린다고 한다. 난계 박연 선생이 즐겨 찾은 곳으로 박연폭포라고도 불리는 영동 옥계폭포를 다녀왔다. 옥계폭포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가는 길은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옥계폭포길 따라 대략 10여 분정도 누구나 부담 없이 걸어갈 수 있는 완만한 산책로로 옥계저수지를 지나간다. 옥계폭포는 30여 미터의 물보라가 소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장관으로 예부터 난계 박연 선생을 비롯한 많은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던 곳이었다고 한다. 옥계저수지를 지나자마자 생동감 넘치는 조형물 하나가 눈에 띈다. 난계 박연 선생이 여유롭게 대금을 부는 모습이다. 고당리가 고향인 박연 선생은 옥계폭포를 찾아 피리를 자주 불었다고 한다. 아마도 구름 위에 달을 배경으로 새들도 함께 하는 자연 속이 연상되는 조형물인데 순간 나이키 스우시 로고가 보이는 듯 했던 건 필자의 직업 탓인지도 모르겠다. 옥계폭포 입구에는 관광객을 위한 문화관광해설사의 집, 폭포 마트와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깔끔하게 설치돼 있다. 김천, 무주, 옥천과 보은 사통팔달의 위치에 있는 충북 영동은 가볼만한 곳이 많다. 부근에 위치한 난계사, 난계국악박물관. 난계국악체험관을 함께 가보는 것도 추천할만 하다. 옥계폭포로 가는 길엔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으니 꼭 사용하고 들어가야 한다. 폭포 초입에 정자(옥계정) 하나가 보인다. 주변 풍광을 느끼며 잠시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이었지만 시원한 폭포 소리에 이끌려 먼저 폭포 방향으로 향한다. 옥계정에서 원형 돌다리를 지나면 바로 폭포와 마주친다. 다리 위에서 폭포의 풍경을 바라보기 좋다. 여름내 길었던 장마가 끝난 가을 갈수기라 수량이 약하게 흐르고 있었지만 폭포의 느낌만은 확실하다. 30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에선 멀리서도 들릴 만큼 웅장한 폭포 소리가 울린다. 큰 비가 내리면 아래 정자까지 물방울이 튕겨 나오는 풍경이 연출된다고 한다. 10월의 가을 하늘 아래의 영동 옥계폭포의 모습은 길게 떨어지는 폭포 줄기 아래 잔잔한 호수처럼 맑은 물이 펼쳐져 있다. 물이 너무 맑아서 손으로 떠서 시원하게 마셔도 될 것 같을 느낌이다. 누군가 소원을 빌며 정성을 담아 올려놓은 돌탑들이 폭포 주변에 조형물처럼 놓여 있다. 옥계폭포를 둘러보고 잠시 정자에 올라 쉬어본다. 월이산 풍광과 폭포의 소리를 들으며 잠시 쉬고 있으니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바로 이런 기분에 옛 시인과 묵객들이 이곳에서 풍광을 즐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스탬프 투어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겠다. 옥계 폭포를 넘어 충청북도 남부권 스탬프투어에 참가해보길 추천한다. 올해는 충북의 옥계폭포, 반야사 등 6곳 중 3곳 이상 스탬프를 찍으면 기념품을 증정한다고 쓰여있다. 여유가 있을 때 한 곳 한 곳 기념삼아 도장을 찍어봐야 겠다. /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임일혁
충북 영동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시간이 길어 생산되는 과일마다 모두 당도가 높고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껍질의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서 선명한 색깔 뿐만 아니라 단맛도 풍부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영동에는 와인을 만드는 농가 와이너리들이 아주 많다. 전국에 포도를 이용해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가 대략 100곳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영동에 40곳 정도 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필자가 소개할 블루와이너리는 포도와인 뿐 아니라 블루베리를 이용한 와인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블루와인펜션농원 입구에 서있는 조형물이다. 왼쪽에 서있는 포도알들이 가득찬 와인병 모양의 조형물은 영동 어느 와이너리를 가도 똑같다. 같은 형태의 조형물이 서있는 와이너리를 보면 '충북 영동에 있는 와이너리구나' 생각하면 된다. 입구 주차장에서 바라보면 왼쪽 '블루와인' 이란 글씨가 붙어 있는 나즈막한 건물은 바비큐장이고 오른쪽 하얀 벽면의 건물은 펜션이다. 팬션 안쪽으로 보이는 높은 건물은 와인카페, 그 앞쪽에는 수영장 그리고 뒷편에는 블루베리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장이 있다. 블루와이너리에서는 포도와인, 애플와인은 물론이고 유수의 와인품평회에도 참가할 수 없는 블루베리 와인 만들기를 고집하고 있다. 영동 지역에서는 블루와인을 가리켜 홍길동 와인이라 부른다고 한다. 진경석 대표에게 왜 홍길동 와인으로 불리는지 물어봤더니 진 대표 스스로도 홍길동 와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블루베리와인은 와인이기는 하지만 와인이라고 부를 수 없는 와인이기 때문이란다.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다고 한대서 비롯된 듯하다. 와인 관련 국제대회에서도 블루베리와인은 참가할 수 없다고 한다. 받아주질 않아서다. 그렇다고 외국에 블루베리 와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에서는 블루베리 와인이 3년 연속 1등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가 와인을 주도하다 보니 포도 아니면 안된다는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블루베리 와인이 변방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왼쪽에 있는 병은 포도와인, 오른쪽 두개의 병은 블루베리와인이다. 필자가 느끼기에 블루베리 와인은 색깔도 맛도 포도와인 못지 않았다. 블루와이너리의 첫번째 독특한 점이 블루베리 와인이라면 두번째 독특한 점은 캔와인이다. 와인은 무조건 병에 담아야 하는 금기를 과감히 깬 와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캔와인이 출시됐고 국내 대형 마트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생산된 적 없었던 캔와인이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매우 어렵고 조심스러웠다는 진 대표는 시제품으로 생산한 7천 캔이 완판되면서 자신감을 갖고 캔와인 세 종류를 새롭게 출시했다고 한다. 캔와인은 모두 세 종류인데 '베리와인 1168 A10' 은 사과로 만든 애플스위트 와인이다. '베리와인 1168 CD10' 은 포도로 만든 포도드라이 와인, '베리와인 1168 CS10' 은 포도로 만든 포도스위트 와인이다. 알콜 함류량이 높지 않아 누구나 부담없이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블루와인농원에서는 아직 오프라인 대면 판매만 고집해 왔지만 조만간 온라인 판매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캔와인 패키지가 구성되고 포장재가 나오면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빠르면 올해 안으로 구입할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애플스위트 와인은 고구마케익이나 초코케익과 잘 어울리며 가볍게는 새우깡 같은 스낵과 함께 마시면 좋다고 한다. 포도드라이 와인은 삼겹살 같은 느끼한 육류에 어울리고 포도스위트 와인은 안주 없이 마셔도 괜찮고, 치즈나 카나페 등과도 잘 맞는다. 특히 스프라이트와 일대일 비율로 섞으면 샴페인이나 와인에이드 처럼 부드럽게 즐길 수도 있다고 하니 꼭 시도해 보시기 바란다. '베리와인 1168 CS10' 이면 더욱 좋겠지만 그냥 스위트 와인도 괜찮겠다.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황인홍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이끌려 도심 속에서 가볍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청주 상당산성에 다녀왔다.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로 완화됐지만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 간격을 두고 산책을 하는 모습이었다. 청주 상당산성은 사적 제212호로 처음 상당산성이 축성된 것은 백제 시대 때이며 토성으로 만들어졌었다고 한다. 지금의 모습으로 조선 시대 선조 29년 임진왜란 때 개축됐고 숙종 때 석성으로 개축됐다. 상당산성의 역사만큼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 공기도 좋고 넓어서 요즘 같을 때 언택트 나들이하기 딱 좋다. 상당산성 남문 밖 옆 구룡사 사적비는 상당산성 안에 있었던 구룡사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세운 사적비라고 한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성벽 사이사이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남아 있고, 석벽 사이에서 자란 작은 생명체들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남문에 올라서서 넓은 잔디밭을 바라다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후련해진다. 오솔길로 내려가 남문과 동장대 사이에 있는 자연마당에 가보기로 했다. 남문에서 자연마당으로 갈 때는 성벽을 따라 내려가도 되고 남문 뒤 나무데크로 된 오솔길을 걸을 수도 있다. 남문에서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저수지와 다랭이 논이 보인다. 상당산성 자연마당은 환경부와 청주시가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방치된 다랭이 논을 활용하여 야생초화원, 생태습지, 논두렁 탐방로를 조성해 생태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생태 휴식공간이자 습지 복원을 통한 생물서식처인 자연마당은 역사 문화자원을 발굴하여 오랜 역사를 간직한 상당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 조성됐다. 상당산성 자연마당은 원래 다랭이 논이었다고 한다. 자연마당은 묵논(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논)과 무논(물이 괴어 있는 논)의 다양성을 지녀 2008년 생물 다양성을 위한 습지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이곳에는 다양한 습지 식물이 있고, 습지 식물 사이에는 미꾸라지, 우렁이, 꼬마물방개, 옆새우 등 다양한 수서생물들이 살고 있어서 새들도 날아와 먹이 활동을 하며 생태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논두렁을 걸으며 가을꽃과 억새를 즐기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자연마당 다랭이 논 앞에는 저수지가 있는데, 저수지에서는 청둥오리 가족이 가을 햇살에 몸을 말리고 있었다. 저수지 둘레 가로수들에 단풍이 들기 시작해 저수지 풍광이 아름답다. 저수지를 지나 작은 언덕을 올라가면 상당산성 보화정(동장대)가 있다. 이 건물에 관련된 역사를 보면 1747년(영조23년)에 병마절도사를 지낸 이필구가 지은 보화정기의 글이 전해온다. 동장대는 6칸 규모의 건물로 '상당산성도'에도 보화정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동장대는 많이 훼손됐던 것을 발굴 조사해 당초에 있었던 지금의 자리에 새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상당산성의 대대적인 수축공사 마지막에 완성된 건물로 낙성과 관련된 기록이 남은 유서 깊은 건물이라고 한다. 보화정을 내려오다 보니 주차장 옆에 석재들이 보여서 내려가 봤다. 이 석재들은 상당산성 수문을 구성했던 것으로 이 일대에 수문이 있었지만 이미 많이 파괴돼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다고 한다. 이곳에 만들어진 수구는 특별히 고안된 구조로 축조됐다고 하며 남은 석재들로 보아 2층 구조의 수문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한요. 귀중한 역사적 자료들이 많이 파괴돼 아쉬움이 남았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지금이지만 가을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상당산성과 자연마당을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 충북도SNS서포터즈 최옥자
입주 작가의 창작 성과물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 전시에 다녀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도 중단됐던 전시를 다시 선보이고 있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14기 작가들의 입주기간 창작 성과물을 전시하는 릴레이 프로젝트를 10월 25일까지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를 통해 새롭게 도출된 작가 개인의 작업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일반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전시다. 14기 릴레이 프로젝트 전시는 실라스 퐁 작가의 'SAD School of Artists Development' 전시와 권혜경 작가의 '사물을 넘어 별을 향하여' 다. 실라스 퐁 작가는 홍콩 중문대학교에서 순수미술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17년 9월부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 전공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작가는 각 프로젝트 이면의 맥락을 평가하여 개념적 표현과 비평적 표현에 대한 개별적 시선과 접근 방식을 구축한다. 미술계의 최근 동향 속에서 작가, 작품, 수집가 세계의 생태학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분석하고, 미술품 대여 서비스의 잠재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예술가 직업훈련학교 SAD의 학생들이 미술품 대여 서비스를 홍보하는 기술을 연습하고 숙달할 수 있도록 실라스 퐁 작가는 확실한 훈련 과정을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미술계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들은 전시회에 가면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좌절감을 맛보곤 하는데 작가와 인사를 나누는 방법은 수천 가지가 있다고 한다. '작가를 위한 인사말' 이라는 작품을 본 관람객들은 엄선된 인사 표현의 발음을 듣고 따라 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막 미술계에서 작가로의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으로서, 한국 문화와 예절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한국어를 모국어로 구사하는 작가들에게 적합하다. '작가의 화분' 작품은 전시를 준비할 때 작가가 끊임없이 딜레마에 빠질 때 화분 작품으로 불필요한 빈 공간을 모두 책임져 준다고 한다. 식물을 둔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하기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모든 종류의 전시 공간에 맞춰 고를 수 있는 다양한 크기, 색상, 유형의 화분 작품들을 선보인다. 1층 대 전시실에서는 '스튜디오'를 주제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윈도우 전시장에서는 '샵'이라는 주제로 실제로 판매하는 상품처럼 전시를 구성해 놓았다. 다양한 작품들 중 '인사하는 토트백'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이 토트백은 한국어로 건네야 할 중요한 인사들을 정확하게 발음하게 해준다. 전시회 오프닝, 작가들 모임, 혹은 미술계의 다른 모임 장소에서 사용해볼 수 있는 토트백이라고 한다. 2층 전시장에서는 권혜경 작가의 '사물을 넘어 별을 향하여' 작품전을 관람할 수 있다. 권혜경 작가는 남편 실라스 퐁 작가의 고향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 시위자들의 최소한의 안전을 책임진 '공사용 컬러콘', '방진마스크', '보호안경', '안전장갑' 등의 사물을 통해서 소소한 사물이 내포할 수 있는 무거운 시대적 의미를 회화로 표현했다. 권혜경 작가가 개인전을 위하여 정신없이 보내던 시기에 홍콩의 민주화 운동이 더욱 격화되기 시작했고, 우연의 일치인지 당시 개인전을 위해 선택한 모티브였던 사물들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홍콩 시위대의 모습과 자꾸만 오버랩됐다고 한다. 나약한 사물들이 최루탄과 총을 겨누는 경찰들 앞에서 목숨을 지켜줄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모순된 상황에서 목숨 걸고 투쟁하는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가벼운 사물들이 작가에게는 무겁게만 느껴졌다고 한다.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의 의미와 무게를 '사물을 넘어 별을 향하여' 주제의 작품들을 통해 전하고자 했다.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기존 성향과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준 작가 부부의 작품전이다. /충북도 SNS서포터즈 최용옥
과일의 성지 충북 영동군은 과일의 생육에 필요한 토질, 낮과 밤의 기온차 등을 갖췄다. 포도, 사과, 감, 곶감, 호두 등의 품질과 맛으로 유명하다. 또한 국악의 고장으로도 불리는 이유는 우리나라 3대 악성인 난계 박연 선생의 출생지로 매년 영동난계국악축제를 성대하게 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축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동은 경부선 철도의 딱 중간지점이어서 빠르고 편리한 기차여행으로 자주 다닐 수 있는 지역이다. 이번 당일 여행 후기는 영동향교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에 있는 영동향교는 조선 선조1567~1608 훌륭한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하며 지방민의 유학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영동지방에 세운 관학기관이다. 올해 코로나 19 때문에 영동 난계 국악 축제 개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길로 쭉 오르면 난계 예술회관을 만날 수 있다. 영동향교 홍살문을 지난다. 영동향교 찬란하길 이라고 적힌 문이다. 조선시대에 많이 만들어진 홍살문은 출입문의 역할을 했지만 출입의 기능보다는 상징성이 중요시됐던 문이다. 궁전이나 관아, 능, 묘 등의 앞에 세운 문으로 붉은 색을 칠한 나무문이다. 보통 9m가 넘는 둥근 기둥을 지주석에 고정시키고 문짝은 달지 않는다. 상부에 설치한 화살모양의 나무살이 액운을 공격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도 한다. 신성시 되는 장소를 보호하는 의미다.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든지 말에서 내려야한다는 하마비가 서있다. 궁궐의 정문 밖이나 종묘 입구 등에서 볼 수 있는 하마비는 예의이자 존경심의 표현이다. 바깥 담에 세 칸으로 세워져 태극 문양으로 옛 모습을 간직한 외삼문도 멋지다. 영동향교는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하며 지방민의 유학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영동 지방에 세운 관학기관이다. 임진왜란 당시 불타 없어진 것을 현종 1년 옛 읍성 안에 복원했다고 한다. 숙종 2년에 구교동으로 옮겼다가 영조 30년 다시 지금의 위치로 옮겨 지었다. 강학공간인 명륜당을 앞에 두고 제향 공간인 대성전을 뒤에 배치한 전학후묘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10동의 건물이 남았다. 공자를 비롯해 중국과 우리나라 유학자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강당인 명륜당을 둘러본다. 조선시대에는 나라로부터 토지와 노비·책 등을 지급 받아 운영했다고 한다. 지금은 교육적 기능은 없어지고 제사의 기능만 남아있다.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던 강당 명륜당은 현재도 지형이 높은 곳인데 그 시절에는 앞이 훤하게 트여서 전망도 좋았을 것 같다.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풍경에 절로 공부가 됐을 듯하다. 명륜당 앞에 잎이 무성한 은행나무는 수령 200년의 영동군 보호수다. 1982년 11월 11일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수령이 200년이라 했으니 지금은 최소한 240년이 됐겠다. 이 은행나무는 암나무라 그 열매는 춘추로 선전제로 사용한다고 한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해 중국과 우리나라 유학자의 위패를 모셨는데 최근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전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곱게 핀 배롱나무 꽃이 인상적이다. 부귀라는 꽃말을 가진 배롱나무 꽃이 영동 여행의 기분 좋은 마무리를 책임진 듯하다.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박희명
옥천에서 우연히 만난 분위기 좋은 갤러리 겸 카페를 소개해볼까 한다. 옥천군 이원면의 장찬리 소나무 갤러리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갤러리는 화랑 같은 개념의 아트 갤러리지만 처음에는 건물 속에 길게 나있는 아케이드형 복도를 의미했다고 한다. 길게 뻗은 길을 걸으며 무언가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새삼 감사한 일이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예술을 하는 사람이나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특히 어려운 때 인 듯하다.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한 것 같다. 카페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것이 하나의 행복이었는데 요즘은 카페에 가는 것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렵더라도 개인 방역을 잘하고 거리두기를 잘해야 되는 시간이다. 커다란 캔버스에 그려진 빨간머리 앤의 모습에 이끌려 들어간 옥천의 한 카페는 정감 있는 갤러리 같은 느낌의 공간이다. 주근깨 가득한 빨간 머리의 고아 소녀 '앤 셜리'가 우연하게 무뚝뚝한 독신 남매 '마릴라'과 '매튜'의 집으로 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빨간머리 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소녀 '앤'이 만들어내는 재미있고도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이 매력적이 소설이다. 해바라기 뒤로 얼굴이 그려져 있지 않은 빨간 머리 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필자가 좋아하는 빨간머리 앤은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도 드라마 시즌으로 제작되어 시즌3가 종결됐다. 양녀로 들어간 앤은 풍부한 감수성과 열정적인 성격 때문에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를 극복하며 어엿한 숙녀로 자라나는 이야기다. 카페 안은 갤러리 대표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인테리어로 꾸며져있다. 소녀 감성이 이곳저곳에 묻어 있는데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있어 음료를 주문하고 작품을 천천히 감상해보는 것도 괜찮다. 동상은 일반적으로 혼자 서 있는 모습의 인물의 조각상을 말한다. 라틴어의 '서서 응시하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동상은 신성한 제단이나 공공장소에서 의미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기도 한다. 여러 동상들 사이에 미술 학도들이 드로잉을 할 때 사용하는 두상도 보인다.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드로잉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주위 공간에 대한 인물의 관계 그리고 질서, 대칭, 균형 혹은 동적인 대비, 독특한 소실점 등이 형식적 기준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 완화돼 수도권 지역의 카페에서도 머무르면서 음료를 마실 수 있게 됐지만 아무래도 주문해서 테이크 아웃 해가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필자는 자몽이 들어간 음료를 주문했다. 음료가 나오는 짧은 시간은 작품을 관람하기에 충분치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며 천천히 즐겨봤다. 요즘에는 집 주변에서부터 도심, 한가로운 마을 구석까지 카페가 참 많이 생긴다. 일반 음식점보다 재료 등에서 비교적 준비할 것도 적은 편이고 카페 주인이 머무르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낼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 모처럼 이색적이고 한적한 공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며 문화적 소양까지 가득 채워진 것 같다. / 옥천군SNS서포터즈 박서영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도 예년과 달리 집콕으로 대신했다. 지난 9월 초순에 과일의 성지라고 부르는 충북 영동군으로 보다 안전하고 빠른 당일 기차 여행을 했다. 현지인이 단골집이라고 추천한 영동 맛집에 다녀온 후기를 소개한다. 국내산 콩으로 가마솥 손두부를 만들며 충북 영동에 사는 지인의 오랜 단골집이라고 한다. 가마솥두부집에서 맛나게 먹었던 두부구이를 들기름에 노릇노릇하게 굽고 있는 모습을 담아봤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네비 양의 안내대로 도착 후 심봉천변에 주차하고 대중교통의 경우 영동역에서 693m 거리에 승용차로는 2분,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되는 가까운 거리다. 영동 두부음식 맛집인 가마솥두부의 사장님이 화초 키우기를 좋아하시는지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화초들이 화분 등에 가득하다. 필자가 방문한 시간대는 이른 저녁이었는데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커다란 재래식 가마솥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인 것 같았다. 손두부 전문 맛집이기에 두부 버섯전골, 두부김치전골, 두부두루치기, 두부김치, 두부구이, 순두부, 비지찌개, 기타는 두부 수육, 닭볶음탕 등이 있다. 예전에 먹어본 두부구이부터 주문하고 두부구이를 먹은 후 버섯 생산량도 많은 영동이므로 두부 버섯전골을 먹었다. 밑반찬으로 차려진 깍두기와 배추김치부터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콩나물무침, 곶감 말랭이로 만든 요리 등 하나같이 입에 착착 잘 맞는 밑반찬이다. 뜨겁게 달군 구이판에 들기름을 뿌리니 온 집안 전체에 이리도 고소한 내음이 풍긴다.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하는 환호성에 먹는내내 미소가 가득했다. 두부구이는 국내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와 떡볶이용 떡, 만두, 표고버섯 등이 푸짐하다. 뜨겁게 달궈진 구이판에 들기름을 붓고 손두부와 만두 그리고 표고버섯을 넣고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노릇하게 잘 구워진 고소한 두부구이 등을 양념간장에 살짝 찍어서 입속으로 직행하니 따뜻하면서 고소하고 씹을수록 담백한 맛에 누구나 매료되지 않을 수 없는 맛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라는 말은 바로 이를 두고 만들어진 이야기 같다. 일행 모두들이 배가 고팠느지 두부구이 맛이 너무나 좋았는지 좌우간 두부구이가 모두 사라졌으니 두부만 판매가 되는지 사장님께 물었다. 가능하다해서 두부만을 추가했다. 국내산 배추와 고춧가루로 만들고 적당히 발효된 배추김치로 두부를 싸 먹으니 이 또한 먹어본 사람들은 익히 잘 알 맛이다. 이럴 땐 반주가 필수인지라 두부 먹고 술 한잔 마시고를 반복해도 취하지 않고 든든한 술안주이기도 하다. 두부 버섯전골을 추가로 주문하니 반찬도 추가된다. 국내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와 다양한 버섯 그리고 호주산 소고기, 당면, 채소 등에 양념을 넣고 눈 앞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두부 버섯전골 특유의 냄새에 빨리 먹고 싶은 마음 뿐이다. 손두부에 다양한 버섯과 소고기에 당면과 양념을 넣고 보글보글 끓이는 사진만 보아도 다시 침샘이 폭발한다. 흰쌀밥은 기름기가 흐르는 듯 반질거린다. 맨밥만 먹어도 밥맛이 좋다. 두부 버섯전골을 앞접시에 덜어 잘 우러난 국물과 건더기까지 식사 또는 술안주로 떠먹다가 공깃밥을 말아서 순식간에 모두 비웠다. 가마솥두부 사장님 부부가 당일 아침에 국내산 콩으로 가마솥 손두부를 만들고 남겨진 비지를 비닐봉지에 푸짐하게 담아주면서도 즐거워 하신다. 서울 집에 돌아와 제주도산 흑돼지와 묵은지를 약간 넣고 끓인 비지장의 맛 또한 환상적이고도 자주 먹고 싶은 맛이다. 영동을 방문한다면 제대로된 손두부 맛을 꼭 즐겨보시기 바란다. /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박희명
요즘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코로나 때문에 가급적 집에 있게 되는 탓이다. 봄에서 여름이 되는 줄도 모른채 시간을 보내다 유난히 비가 많이 온 여름을 지나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예년 같았으면 영동 포도축제장을 찾았을 시기다. 포도를 밟는 체험을 하거나 와인 족욕, 갖가지 와인 시음하기 등 포도향으로 꽉 채운 가을을 만끽했었다. 모든 지역 축제들이 자취를 감춘 요즘이지만 언택트 여행을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으로 마스크 완전 무장을 하고 다녀왔다. 충북 영동에는 40여 곳의 와이너리가 있다. 포도 농가가 직접 와이너리를 운영하며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잘 찾아보면 와이너리에서 시음도 하고 농장을 직접 방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전에는 규모가 큰 단체로 다니기도 했지만 요즘은 소규모 가족 단위나 동호회, 지인들끼리 동행하는 여행이 많다. 필자는 이번에 와이너리 '도란원'에 다녀왔다. '미소에 반하다'라는 글자만 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와이너리다. 와인 전시장, 와인 체험장, 와인 저장고를 두루 갖추고 있어 체험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샤토미소'는 와이너리를 의미하는 샤토(Chateau)와 웃음을 의미하는 미소를 결합해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우리 입맛에 맞는 와인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기쁨이 있는 곳에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꿈을 담는 의미'라고 한다. 가장 기쁜 순간 사람들의 미소와 함께 하고 싶다는 도란원의 꿈을 담은 샤토미소다. 예쁘게 진열된 와인병들이 진화하고 있다.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와인병은 올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듯 해 뿌듯하다. 도란원은 2013년 농림수산식품부의 '우리 술 품평회' 과실주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15년 한국와인 품평회에서는 '스위트레드''로제스위트'가 수상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대한민국 주류 대상에서 로제 와인이 '우리 술 부분 대상'을 차지했다고 하니 실적이 화려하다. 수상한 와인들은 포도의 단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도를 얼려 와인을 만들었다고 한다. 포도는 저장이 어려운 과일인데 이렇게 와인으로 만들어 저장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오히려 세월이 지날수록 맛이 깊어질 것이다. 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지만 뿌듯한 결과물이 생산될수록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할 수 있다고 한다. 샤토미소에는 애플 와인과 자두 와인도 있다. 와인 족욕이나 와인 만들기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정직한 땀방울과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 땅에서 키워낸 우리 포도로 만든 와인 샤토미소는 수많은 대회 수상을 통해 그 맛과 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와인이 익어가는 향기가 달콤하다. 오크통 너머로 느껴지는 향기만으로도 취하는 것 같다. 와이너리를 거닐며 와인 향기로 샤워하는 기분이 든다. 일부러 숨을 깊게 들이쉬어 본다. 샤토미소 로제 스위트는 40여 개국 4천 여 종의 와인이 출품된 '제6회 사쿠라 와인 어워드'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샤토미소 시리즈는 '2019 대한민국 주류 대상'을 비롯해 과실주 부문에서 총 3회 대상에 선정된 저력을 지녔다. 도란원 체험객들은 식사도 할 수 있다. 이날의 메뉴는 비빔밥과 된장국이었는데 와인과 우리나라 음식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깜짝 놀랐다. 와인은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사실 와인을 잘 몰랐는데 영동을 자주 오가면서 조금씩 와인 시음도 하면서 맛을 알아가고 있다. 충북 영동 와이너리에서 소규모로 행복한 시간을 누려보시기 바란다.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김시옥
영동의 자랑 영국사를 소개한다. 영국사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유럽 영국을 말하는 것인지 다소 생소했던 기억이 난다. 영동에는 높이 714.3m의 천태산이 있다. 주변에 영국사(寧國寺)를 비롯해 양산 8경의 대부분이 있을 만큼 산세가 빼어나다. 충청북도의 설악산이라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영국사는 고려 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창건한 절이다. 원래 이름은 국청사였는데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서 국난을 극복했다고 전해져 영국사라고 이름을 고쳤다. 홍건적을 함정에 빠뜨려 무찌르고 개경을 되찾고 난을 평정하자 공민왕은 부처님께 감사드리고 백성이 편안하게 되었으니 절 이름을 영국사라고 바꾸고 현판을 써주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공민왕의 흔적을 만날 줄은 몰랐지만 유구한 사찰임을 알게됐다. 가을의 문턱에서 이곳을 찾으니 요즘 한창 예쁜 좀작살나무 열매가 보석처럼 열려있다. 1934년 영동 군수 이해용과 주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사찰을 중수했다고 한다. 1942년에는 옛 절터와 삼층석탑을 지금의 자리로 옮겨 복원했다. 1979년 법산이 대웅전과 요사채 등을 중수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 대웅전은 주존불로 석가여래 좌상을 모신 곳이다. 현재의 건물은 조선 중기 이후에 지어졌다. 처음 중수된 것은 고종 30년(1934)년이나 1980년에 복원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언택트 여행이 필수다. 필자가 영국사를 찾은 날은 평일이어서 사람도 적고 야외이다 보니 천천히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았다. 고요한 산사의 산책길이 아름다워 절로 힐링이 됐다. 몇 안되는 사람들이 서로의 간격을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배려하면서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대웅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원각 국사비가 있다. 원각국사비는 명종 10년(1180) 년에 세워진 것인데 보물 제534호로 전체 높이 371m, 비신 높이 165m의 크기다. 원각 국사는 어려서 출가해 대선사가 됐다. 입적 후에 영국사에 안치하였고 연대는 1180년이라고 한다. 거북이 모양의 비석 받침돌과 비 머리의 네 마리 용은 비석의 연대를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한다. 걷다보면 석종형승탑과 구형승탑이 보인다. 누구의 사리탑인지 알 수는 없지만 스님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길 바라본다. 영국사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양산팔경 중 한 곳이다. 당연히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곳이지만 단풍철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조금 가을이 무르 익은 뒤 10월 중순 즈음에 다시 찾는다면 단풍 든 산사의 새로운 정취를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영국사의 자랑인 커다란 은행나무도 천연기념물 제223호로 지정됐다. 천 년 된 은행나무라고 하는데 소원을 이루어 준다고 하는 이야기에 이 은행나무를 찾아 소원을 비는 사람들도 영국사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아직은 푸르기만 한 커다란 은행나무가 샛노랗게 물든 가을에 꼭 다시 와서 보고 싶다.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힘든 요즘이지만 생활 속에서 작은 여유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충북 영동 영국사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 레인보우영동SNS홍보단 김시옥
벽화마을이 많아졌다. 어느 지역을 가도 벽화마을 한 군데쯤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특색을 살려 지역의 명물이 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별 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사라지는 곳도 있다. 제천에는 다른 지역과 조금 다른 특이한 벽화마을, 교동민화마을이 있다. 민화는 조선후기 서민층에서 유행하던 그림으로 꽃과 화조도, 일상생활의 장면이나 사찰의 풍속 등을 그린 풍속도, 금강산이나 관동팔경 같은 산수도 등을 말한다. 글자 의미와 관계 있는 고사 등의 내용을 자획 속에 그려 넣어 서체를 구성하는 그림인 문자도 등도 있다. 제천 교동마을 골목 사이사이를 다니다보면 이런 다양한 종류의 민화를 볼 수 있다. 더불어 익살스러운 벽화들도 여럿 볼 수 있어 보는 재미가 풍성하고 기념샷 찍기에도 좋은 곳이다. 바닥에 커다랗게 교동민화마을이라고 반겨주는 입구 또한 하나의 포토존이다. 교동민화마을은 일곱 개의 벽화 테마길이 있다고 한다. 장생길, 학업성취길, 소망길, 추억의골목길, 평생길, 장원급제길, 출세길로 나뉜다. 방문객이 원하는 길이 어떤 곳인지에 따라 순서를 달리해 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벽의 굴곡을 이용해 한 폭의 병풍 그림을 보는 듯한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이다. 서당에서 회초리를 맞는 아이들의 모습이나 옛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그림도 있다. 만약 여기에 벽화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을 낡은 벽면일 것이다. 다양한 그림을 그려 아주 색다른 공간이 연출됐다. 길게 뻗은 진짜 해바라기 뒤로 보이는 벽에 가지 줄기가 이어진다. 이곳에 해바라기를 일부러 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센스 넘치는 발상인 듯 하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옆에 있는 장군은 둘 사이의 아이 같은 모습이다. 상당히 익살스럽게 표현을 해 놔서 평소 무서웠던 장승의 모습에도 웃음이 난다. 미술 시간에 봤던 김홍도의 그림도 있고 장원 급제를 하고 돌아오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 제천 골목투어로 적격인 교동민화마을은 구석 구석 자세히 살필수록 볼거리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별다른 테마 없이 그림으로 덮인 다른 지역 벽화와는 다른 구성의 힘이 느껴진다. 스마일이라고 쓰였지만 웃는지 우는지 모를 코믹스러운 벽화도 인상적이다. 바닥에 놓인 걸개 속 그림에서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습은 트릭 아트로 꾸며 더욱 실감난다. 바닥을 향해 여의주를 짚는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면 그럴 듯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듯하다. 물고기가 용으로 변한다는 의미의 조형물을 사진에 담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니 무조건 찰칵 찍어본다. 조합이 어색한 히어로 군단의 모습도 보인다. 헐크와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토르 등 제천 교동민화마을을 지키는 히어로다. 우리는 교동지킴이라고 쓰인 히어로 벽화 옆에서 교동지킴이 대열에 슬쩍 이름을 올려본다. '엄마 아빠 어릴적에' 라는 공간에는 겪어보지 않았지만 추억으로 느껴지는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나는 벽화들로 가득하다. 언젠가 과거를 떠올리며 추억에 젖게 만드는 공간이다. 벽마다 개성있게 꾸며져 골목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재미가 쏠쏠하다. 소소한 볼거리를 가진 제천의 명소로 소개한다. 자유롭지 못한 외출에서도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물론 야외에서도 마스크는 필수다. /제천시SNS서포터즈 윤은정
어느 순간부터 일상이 달라졌다. 숨이 턱에 닿도록 산을 오르거나 냅다 뛰어 보는 일은 없어진지 오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몸에 알맞은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운동을 조깅이라고 하는데, 슬슬 다 까먹어 버렸다. 더도 말고 기초 체력과 면역력 회복을 위해 규칙적인 조깅이 필요한 상황에서 충북 옥천 삼성산 성터를 다녀 보고 있다. 이곳으로의 첫걸음을 기록해 본다. 옥천읍 가화리에 있는 옥천 로컬푸드 직매장과 향수 한우타운 앞 들머리에서 삼성산 등산로 안내도와 야생동물 및 해충 대처요령을 본다. 말끔한 해충 기피제 분사기 사용은 통과한다. 집에서 이미 잔뜩 뿌리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망졸망 계란꽃, 지천으로 피어난 개망초 꽃이 필자의 외출을 반긴다. 미리 목을 한번 축이고 향기를 잃은 채 바닥을 기는 듯한 밤꽃을 본다. 능선 삼거리에서 표지판을 기록한다. 삼성산성까지 300m 남은 곳이다. 돌아갈 때는 여기서 가화리 현대아파트로 갈 것이다. 금방 숨이 턱에 닿고 땀으로 범벅이 된다. 이 나무 잡고 한 번, 저 나무 잡고 또 한번 발길을 쉬어 간다. 삼성산성을 200m 앞두고 정자가 보인다. 숨을 고르고 구슬땀을 훔쳐 본다. 슬쩍 앉아 보는 전망대에서는 옥천 읍내가 내려다 보이는데 조금 뿌옇게 보였다. 한참 쉬고 나니 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부터는 어디라도 숨차지 않을 것 같은 용기가 솟는다. 삼성산(해발 303m) 정상 삼성산성 표석 앞에 섰다. 삼성산성은 고구려의 남진을 막기 위한 나제동맹으로 백제 땅에 신라가 만든 산성이다. 삼성산 성터에 관한 안내판과 삼국시대 관산성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라는 등의 설명을 새긴 안내석을 꼼꼼히 읽어본다. 옥천이 낳은 시인 정지용을 비롯해 조병화, 이은방 시인의 작품을 읽어 볼 수 있어 좋다. 조용히 읊조리며 마음을 정화하는 기회 또한 삼성산 마실의 색깔이다. 옛날 똬리가 생각난 나무 밑동이 근사하고, 뱀딸기와 기린초 꽃 색감이 매혹적이다. 삼성산 성터에서 조금 더 가면 돌탑 두 기가 있다. 돌 하나 주워 조심스레 돌탑에 보태고 발길을 돌린다. 능선 삼거리에서 가화리 현대아파트 쪽으로 가는 길은 까끄막이라서 처음 두어 번은 네발이 되기도 했지만 이젠 제법 속도감 있게 잘 내려온다. 이 길은 대부분 삼성산 산행의 들머리라지만 필자에게는 아직 날머리다. 긴장한 잔달음질을 한참 하다 벤치에서 한숨 돌리고 수풀 우거진 구불구불 내리막을 숨바꼭질하듯 이어간다. 오솔길의 재미에 푹 빠진다. 환하게 펼쳐지는 황톳길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흙냄새 일으키며 맨발로 콩콩 발가락과 발바닥을 찍어 온통 필자의 발자국으로 채우고 싶은 충동으로 서성거려본다. '1주일에 5회, 한 번에 30분 이상 걷기.' 계획 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긴긴 장마에 작심이 여러 차례 깨졌다. 뜻대로 꾸준히 다니다 보면 나아지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어느 날엔 용봉까지, 그리고 굽이굽이 장령산으로 천천히 가볼 셈이다. / 옥천군SNS서포터즈 배명숙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에 따라 집에서 즐기는 취미나 문화생활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청주박물관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휴관한다. 언제쯤 다시 박물관을 만날 수 있을지 아쉬움이 가득하던 차에 들린 기분 좋은 소식을 소개한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준비한 온라인으로 만나는 전시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000년' 과 명절맞이 비대면 프로그램 '집에서 즐기는 추석'이다.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 핀란드 디자인 10000년'은 디자인의 가치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 해설할 수 있는 특별전으로 9월 1일부터 오프라인 전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박물관 잠정 휴관에 따라 관람이 미뤄지고 있어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던 전시회다. 청주박물관에서는 이런 마음을 알아주 듯 홈페이지를 통한 작품 설명과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온라인 개막식을 선보였다. 작품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취지를 파악할 수 있어 또 다른 감상을 남겨 줬던 순간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번 전시회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핀란드박물관이 함께 주관했으며 청주로 온 것은 우리나라 3번째 이자 마지막 순회 전시다. 핀란드 지역의 변화무쌍한 벌전과 기술 등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기회다. 인간과 물질의 상호작용 등을 작품으로 만나 볼 수 있다고 한다. 영상과 사진으로 접한 전시품은 핀란드라는 나라의 색채와 역사를 담은 특별함이 엿보인다.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오로라와 과거에서 가져온 듯 한 시간을 재현한 예술품까지 시공간을 어우르는 다양한 관점이 인상적이다. 과거가 미래에 주는 영향과 인간 문화와 어우러져 서로 보완하는 과정까지 6가지의 주제로 세심하게 나눠져 있다는 점도 좋다.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실생활에 접목시키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온라인을 통해 만나는 핀란드, 물질 문화와 디자인의 가치를 나만의 관점으로 해석해 보시길 추천한다. 명절맞이 비대면 프로그램 '집에서 즐기는 추석'도 준비됐다. 다가오는 추석을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추억도 만들고 안전도 지킬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꽉 찬 보름달처럼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이번 프로그램은 총 3가지로 준비된다. - 나만의 전각도장 만들기 직접 만든 수제 도장은 투박한 매력과 깊은 정성이 담긴 의미 있는 물건이다. 한가로운 연휴를 보내며 나만의 도장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선착순 신청을 통해 체험 키트가 배송된다. 국립청주박물관 공식 유튜브 '청박티브이'에서 영상을 통해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천천히 나만의 속도에 따라 만든 도장은 올 추억에 멋진 선물이 될 것 같다. - 찾았다! 보름달 국립청주박물관 홈페이지에 둥실 떠 있는 보름달을 찾는 프로그램도 있다. 보름달을 찾아 화면을 캡처한 후 이벤트 게시판에 인증하면 40명을 선정해 1만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트콘을 준다. 참여 방법이 간단하니 부담 없이 마음껏 찾아보면 좋을 듯 하다. - 댓글 소원적기 국립청주박물관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되는 세 번째 이벤트는 댓글 소원적기다. 한가위에는 둥글고 복스러운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 내가 원하는 소원, 이루고 싶은 소망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박물관 유물 마스크를 선물한다고 하니 온라인으로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해보길 바란다. / 충북도 SNS서포터즈 박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