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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세상을 살다보니 온갖 부류의 사람들과 만난다. 그들과의 부대낌 속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날 때는 하늘에 오른 듯 기쁘다.

개중엔 몰상식한 언행을 악취처럼 안고 다니며 풍기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단점 많은 사람에게서도 세밀히 살펴보면 장점은 발견된다. 요즘은 그런 요행을 기다리며 사람을 대한다. 인간은 양면성을 지녔다고 했다. 그것을 확인이라도 한 듯, 추함 속에서 진실을 발견했을 때는 왠지 기분이 좋다.

세상은 혼자서 살 수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가 나이 들수록 무게를 담고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철학적 표현을 이해한다. 공생 속에서 가치를 찾고, 그 가치를 키워주는 사회가 고맙다. 공·맹자 같은 얘기를 늘어놓는 것 같으나 이렇게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가니 견디기가 훨씬 수월하다.

권고·권유의 여유까지 생겼다면 부질없는 자만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간 이후라도 시기·질투·아집·교만에 갇혀있는 스스로를 훌훌 털어버려 보라. 홀가분해진 마음자락에 즐거움이 한껏 채워 질 것이다. 인간이 갖춰야 할 보편적 덕목은 무엇이며, 지식인이란 어떤 인간을 일컬어 지적하는 말인가. 겸양과 겸손을 알고, 선악을 구별하며, 정의와 불의를 분간하여 이를 행함을 목적에 두는 게 인간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인간의 무게를 논할 때 흔히,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격언을 빌어다 붙인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생활의 방식이 다양해져서인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이 땅엔 존재한다. 이것은 불가피한 일이며 일견 다행한 일이기도 하다. 어울려 사는 게 인생사 아니던가.

타인에 대한 평가를 경계하는 내용의 주제가 담긴 책을 읽은 적 있다.『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라는 책이다. 특히「상대방을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는 덕목은 참으로 유익한 교훈서다.

"사람은 태어날 때 저마다 도끼를 가지고 태어난다. 어리석은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함으로써 그 도끼로 자기 자신을 찍고 만다." 라는 말이 책의 서두에 나온다. 의미 담긴 주장이다. 석가모니가 생전에 제자들에게 진정을 다하여 가르쳤다는 책 『숫타니파타』에 실린 내용이다. 석가모니는 '동지를 욕하지 말라'는 진언을 제자들에게 교과서로 남긴 성인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남의 허물을 들추기 앞서 자기 자신을 바로 잡으라고 유언 했다. 또한 남에 대한 비난은 항상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이유는 아무도 그 사람의 내부에서 일어난, 또는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 수 없기 때문이란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인품이 보잘 것 없던 사람도 자신의 그릇됨을 깨달을 수 있는 일이다. 오늘까지 좋았던 사람이 내일엔 악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는 게 인간사이기에 함부로 타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러고 보니 뼈 없는 혀로 남의 뼈를 부러뜨리는 일은 헛수고 일 뿐이다. 흉보며 닮는다는 말도 있잖은가. 우리네 속담에 '관 뚜껑을 덮어야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나온다.'라는 말이 있어서 해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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