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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사람은 저마다의 매력을 지녔단다. 이런 면모는 정작 자신보다 타인이 먼저 발견하곤 한다. 필자의 매력은 활짝 웃을 때라고 주위에선 말한다. 또 있단다. 유난히 반짝이는 초롱초롱한 눈빛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필자 자신은 이 사실을 전혀 알아챌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지인들 모습을 떠올려보면 제각기 다른 개성을 지녔다. 어떤 이는 얼핏 보면 평범한 얼굴이다. 하지만 뜯어볼수록 마음이 끌린다. 외모뿐 아니라 언행에서도 이런 점을 발견하곤 한다. 말하는 어투에서 왠지 정감을 느끼는 이도 있다. 매사 예의를 깍듯이 갖춰 호감이 절로 가는 사람도 있다.

상대방이 가장 어여쁠 때는 입가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미간을 잔뜩 찡그리고 입을 꾹 다문 채 마치 화난 표정을 지은 사람을 보면 갑자기 바라보는 내 쪽이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오래 전 텔레비전에서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 장면을 시청할 때 일이다. 당시 많은 후보 중에 가장 빼어난 미모를 지닌 사람은 웃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여성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웃는 모습이 유독 돋보였던 후보가 미스코리아 진의 왕관을 차지하였다.

여태껏 잊을 수 없는 얼굴을 손꼽으라고 한다면 초등학교 입학해서 뵌 담임 선생님 모습이다. 어머니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불안을 느꼈었나 보다. 어머니 곁을 떠나 홀로 학교를 등교하는 게 불안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한 후 얼마동안은 학교를 안가겠다고 울고불고 했다. 이런 필자를 한동안은 어머니가 학교엘 데려다 주었다. 어느 때는 떼를 쓰다가 학교를 지각한 적도 있다. 그 때 가까스로 도착한 학교 교실 문이 어린 마음에도 왜 그리 철옹성 문처럼 굳게 닫힌 듯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차마 교실에 들어가지 못한 채 복도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다. 선생님이 필자를 발견하곤 입가에 자애로운 웃음을 지으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평소 수업 시간에도 입가에 웃음을 잃지 않고 아이들과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던 선생님이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일이다. 하지만 지금도 눈만 감으면 그 시절 선생님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진다. 늘 입가에 웃음을 잃지 않고 어머니처럼 우리들을 자상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던 선생님이다. 훗날 성장하여 삶의 장벽에 부딪칠 때마다 어린 시절 선생님의 웃음을 떠올리며 힘을 얻곤 했다.

웃음은 어찌 보면 인간만이 지닌 얼굴의 보석이다. 웃는 얼굴은 바라만 봐도 마음을 환하게 밝힌다. 동물은 웃음을 지을 수 없잖은가. 옛말에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 라고 일렀던가. 아무리 갈등으로 점철된 관계라 할지라도 상대방이 웃음을 보이면 그동안 불편했던 감정도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유쾌한 마음을 갖고 행동하고 말하면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이 때 일부러라도 억지웃음을 웃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 두뇌는 이 헛웃음도 진짜로 인식한다는 말도 있잖은가.

요즘 우리 곁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코로나19라는 역병 창궐을 비롯,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리노라니 웃을 일이 별반 없는 것이다. 웃음은커녕 그야말로 서민들은 눈만 뜨면 걱정이 태산이다. 이로보아 민초들의 등 따시고 배부르게 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역병 창궐로 안 그래도 생명이 위협받는 터에 서민들 살림살이마저 여유롭지 못하니 삶의 시름이 오죽하랴.

세상의 안전판은 서민들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이라면 지나칠까. 요즘 시장보기가 겁이 난다. 배추 한포기가 금값이다. 그야말로 김치가 아닌 금치다. 또한 연이어 찾아온 태풍으로 말미암아 푸성귀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국민의 기본적 생존권에 대한 정책이 원만히 이뤄져야 태평성대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이 다수라면 밝고 따뜻한 사회 구현은 한낱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빠른 시일 안에 모든 게 안정을 되찾았음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이 소망이 머잖아 이루어져서 우리 모두 모나리자처럼 아름다운 웃음을 입가에서 잃지 않는 그날이 돌아오길 진정 고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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