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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20 16:26:21
  • 최종수정2021.06.20 16:26:21

김혜식

수필가

개미들이 부럽다. 한편 개미들 생존 본능을 살펴보면 조물주의 배려치곤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인간 사회에서 바라볼 땐 경노효친 사상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개미는 늙어도 그들만의 전쟁터로 내몰린다. 개미 몸의 특성상 나이든 개미라고 해서 인간처럼 뒷방 노인 신세가 되진 않는다. 이는 개미 몸의 구조 때문이다. 늙은 개미지만 그것들의 근육은 몸 외피에 있어 힘쓰는 일에 불리하지 않다. 이런 개미에 비하여 인간은 근육이 내피에 존재하기에 나이를 먹으면 맥을 못 추는가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일컫는 인간이 늙으면 한낱 미물인 개미만도 못하단 말인가. 이 생각에 이르노라니 노화야 말로 죽음보다 더 큰 흉적凶賊인 듯하다.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것은 노년의 외로움이다. 우린 홀로 이 세상에 왔다가 이승을 떠날 때도 혼자 간다. 그 길엔 동무가 없다. 이로보아 인간의 외로움은 숙명적이다. 그래서인지 노년의 고독은 참으로 가슴 시리다. 젊은 날 현직에서 오로지 앞만 보며 충실히 사회적 활동을 한 사람일수록 정년퇴직 후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은 혹독하단다. 어느 지인은 아침 8시면 자신의 남편 스마트 폰 카톡이 어김없이 울린다고 했다. 직장을 퇴직한 남편 친구들이 꼭 이 시간이면 잊지 않고 단체 카톡을 통하여 서로 안부를 묻곤 한단다. 그 덕분인지 지인 남편은 퇴직 후에도 활력을 잃지 않고 지낸다고 했다. 지인의 말을 들은 후 늙어서는 통장 잔고 못지않게 주위 좋은 인맥도 중요하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나마 컴퓨터에 익숙한 베이비붐 세대들은 직장을 떠나 집안에 머물면서도 사회와 소통을 나눈다. 이에 반하여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인터넷에 서툴러 불통인지라 고립된 삶을 살기 일쑤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앞 둘레 길 의자엔 지팡이를 한 손에 쥔 채 망연히 호수만 바라보는 고령의 노인들이 적지 않다. 그분들을 뵐 때마다 '늙고 병든 노년의 삶에 과연 희망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모르긴 몰라도 노인들에게 마지막 남아있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오로지 자녀가 무탈하게 지내는 것과 친구나 지인이 곁에 있어주는 일일 것이다.

그만큼 노년의 삶은 사회로부터 단절과 고립 속에 갇혀 사는 일상이라면 지나칠까. 하긴 이는 노인들만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개인 이기주의가 만연한 탓에 이웃과 단절로 두터운 마음의 벽을 만들어 이웃사촌이란 말도 이젠 무색해졌다. 또한 현대엔 이혼, 사별, 독신, 만혼이 늘면서 혼자 사는 가구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사회적 현상 탓에 요즘엔 20-30대도 홀로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40-50대의 홀로 사는 중, 장년층이 늘고 있다. 이에 황혼 이혼까지 가세해 독거노인들도 그 수가 만만치 않다. 그야말로 군중 속의 고독인 셈이다.

아니 고립이고 세상과의 단절이기도 하다. 이에 따른 고독사(孤獨死)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생각이 이르자 어느 가수의 '날 보러 와요'라는 유행가가 문득 떠올라 한 소절 입속으로 가만히 흥얼거려 본다.

'날 보러 와요 날 보러 와요 /외로울 땐 나를 보러오세요. /울적할 땐 나를 보러오세요./ 깊은 밤 잠 못 들 땐 전화를 해요./ (하략)'

이 노래 가사처럼 외로울 때 언제 어느 때고 전화라도 걸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요즘은 자신에게 별다른 이익 없는 사람의 전화는 받지 조차 않는단다. 이런 각박한 세태에 힘들고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도록 자신의 가슴을 선뜻 내어줄 사람이 곁에 있다면 참으로 축복 받은 삶이다. 이기심이 팽배한 세태에 흔치 않은 일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 노래 가사 대로 외로울 때 불쑥 찾아갈 수 있는 상대가 과연 몇이나 될까? 헤아려본다. 그러고 보니 오히려 내가 타인을 위해 내어 줄 가슴이 무수히 필요함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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