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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카뮈의 소설 '페스트' 내용이 자주 떠올려진다. 그 소설 내용을 다시금 음미해보는 연유는 현실의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다. 이 소설은 알베르 카뮈가 살았던 당대의 사회적 모순과 오류에 페스트라는 역병을 연접(連接) 시켰다. 소설 '페스트'는 전염병의 재앙 앞에 결코 굴하지 않은 강인한 삶의 의지가 표출된 게 인상 깊다.

당시 페스트가 창궐한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과 기쁨을 지닌 민초들 모습을 이 소설은 극명하게 그려냈다. 오늘날 이 소설이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큰 이유는 비록 소설 내용이지만 지금의 우리 처지와 흡사해서다. 지난 1년 6개월이 넘도록 그것과 싸워온 현재 우리 모습이 소설 '페스트'에서 흑사병과 대적하는 민초들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면 지나칠까.

한번 창궐한 이상 결코 사라지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인간의 육신을 공격하는 흑사병이다. 이를 두고 카뮈는 인간은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었나 보다. 반면 당시 사회에서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는 암담한 현실에 주먹을 쥔 듯 그는,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교훈을 알려주기 위해서 저 쥐들을 어떤 행복한 도시로 몰아넣어서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라고 자신의 소설 '페스트'에서 밝히기도 했다.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등장 하는 흑사병은 중세 시대인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인 2천500 만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바이러스인 미세한 미생물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이 소설을 통하여 다시금 실감한다.

어느 시대든 전염병이 돌면 민초들의 삶은 더욱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걷는다. 이에 따라 인심도 흉흉해지기 마련이다. 이렇듯 한낱 미세한 바이러스가 인간을 공격하고 유린하며 사회적 변화를 야기 시키기에 질병과 사회의 안전판과는 결코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번 코로나 19로 많은 사회적 변화는 이미 다 아는 바여서 일일이 굳이 거론하지 않겠다. 다만 사회적 거리 실행, 비대면 활성화, 주거지 선호 변화 등등 인간 삶에 관여된 모든 부분들이 코로나 19 창궐로 말미암아 예전과 확연히 다르게 사회적 판도를 바꾼 것만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19에 대적하느라 느끼는 피로감은 이루 말로 형언할 수 없다. 작년 2월에 코로나19라는 질병이 우리나라에서 최초 창궐 했을 때 마스크 대란으로 인하여 사재기가 일어났다. 어떤 이는 약국 앞에서 마스크 몇 장을 손에 넣기 위하여 긴 행렬에 서 있다가 혈압으로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도 들려왔잖은가.

오로지 목숨 줄을 손바닥 크기의 마스크 한 장으로 보호해야 한다. 이것에 가까스로 의지하며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 19가 지닌 위험한 레테 강을 우린 위태롭게 건너고 가까스로 피하며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이제 드디어 백신 접종이 시작되어서 한 편으론 가슴을 쓸어내리긴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델타 바이러스 감염이 또다시 우리를 공격중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잃게 했다. 또한 질병의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한편으론 경제마저 마비 시켜 국민들이 생계를 걱정할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19는 인류를 극심하게 위협하고 있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 질병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필자 같은 경우 그동안 사회적 거리를 철저히 지키느라 가급적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 하였다. 집안에만 칩거하노라니 지인들이나 친구들을 만날 수 없어 우울감이 극에 달할 정도다. 반면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이랄까. 잃은 것도 있는 반면, 얻은 것도 없잖아 있다. 스스로를 응시하는 눈이 이 참에 깊어졌다. 이웃도 돌아보고 타인 삶의 통증도 헤아리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전과 달리 일상의 무탈함을 새삼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함도 지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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