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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이므로.' 이 내용은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다. 사실 인간에게 자유만큼 소중한 게 어디 있으랴. 지인 아들은 초혼에 실패 한 후 재혼을 포기했단다. 이유는 재혼하면 가족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하는 자신을 생각하면 숨이 막혀서란다. 어찌 보면 이기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이란 결혼을 통하여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세간에 회자되는 말로 지인 아들은 '자유로운 영혼'이 분명하다. 단순히 이런 이유만으로 그는 자신의 삶을 아깝게도 자유분방함과 맞바꿨다면 지나칠까.

사실 인간에게 자유는 생명과도 같다. 우리 인체도 자유로워야 제 기능을 다 한다. 가령 예를 들어서 온 몸이 밧줄에 의하여 포박을 당한다면 행동은 물론 마음도 억압당하는 일이다. 또한 두 눈으로 사물을 인식 못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손가락이 절단 됐거나 다쳐서 물건을 집지 못한다면 매우 어려움을 겪을 듯하다. 다리를 삐끗만 해도 한 발짝 보행이 어렵잖은가.

또한 잇몸 수술 및 치아를 발치해도 당시엔 입을 벌리기조차 힘들다. 이런 경우 말을 제대로 못한다. 이로보아 신체의 각 기능을 제대로 발휘 못하면 우리의 삶이 자유롭지 못하다. 눈으로 아무리 사물을 정확히 보아도 마음이 맑지 않으면 본연의 모습을 분별하지 못한다. 유익한 충언도 그것을 받아드리는 마음 자세가 올바르지 않다면 한낱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 하다. 손가락을 다치거나 사고로 팔을 잃으면 어떤 일을 행하기 어렵다. 팔이 성해도 노름, 마약, 도둑질 등에 손을 대면 인생이 얼마나 황폐해지는가. 그래 손도 함부로 놀리면 안 될 일이다. 이로보아 자신의 생각 여하에 의하여 각 신체 부위 움직임이 선택된다. 그러므로 행동을 행하기 전 매사에 마음을 정(正)하게 지녀야 할 것이다.

우리 인체 중에서 가장 경계 할 인체 부위는 입이 아닐까 싶다. 사실 입은 생존과도 연계 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말도 있다. 입으로 음식물을 며칠만 섭취 못하면 우린 목숨 줄을 놓친다. 말을 못하면 소통이 힘들다. 인간관계의 신의(信義)여부도 입을 통해 가늠한다. 용기 주는 덕담 한마디는 나락 끝에 선 사람도 구제한다. 이런 입에 의하여 때론 인간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철석같이 약속을 해놓고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게 그것이다.

시기, 질투, 미움 등을 입으로 표출하기도 하잖은가. 음해, 모함, 흑색선전, 가짜 뉴스 등이 그렇다. 오죽하면 '혀 밑에 도끼 들었다'라는 말까지 있을까. 때론 말 한마디가 비장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자칫 함부로 내뱉은 말은 타인의 명예 및 신상을 해칠 수도 있어서다. 또한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관계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무심코 뱉은 실언은 물과 같아 다시 쓸어 담을 수도 없잖은가.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필자 역시 완벽하지 못한 탓인가. 옳지 않은 일을 대하면 날 선 말로 비평하고 허물을 들추곤 한다. 불평, 불만도 실은 입에서 흘러나오는 부정적 언사다. 그러고 보니 한낱 미물인 새들 앞에 마냥 부끄럽다. 새들은 저네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인간이 해독 못해서인가. 아파트 정원에서 온종일 하늘을 오르내리며 아름다운 소리로 지저귀는 새들이다. 설마 그 청아한 새들의 우짖음 속에 종족의 욕설이나 비방, 불만 등이 섞여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아서다.

우린 날만 새면 수많은 언어를 입으로 발설한다. 이제라도 말을 발설하기 전 침을 세 번 정도는 삼키는 버릇을 지녀야 할까보다. 사람은 언행을 통하여 대략 지성, 지식, 교양 및 사상과 철학까지 짐작 할 수 있어서다. 또 있다. 언행은 내밀한 내면까지 비추어 주는 거울이기에 말 한마디도 신중을 기하여 발설해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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