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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민화 속 여인 모습이 요염하다. 이 그림 속 여인은 양산을 받쳤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위엔, 양산만큼 고마운 물건이 어디 있으랴. 양산 뿐 만 아니라 우비雨備 역시 그러하다. 여름날 느닷없이 소낙비라도 만나면 큰 낭패다. 이 때 비를 가리는 우산은 참으로 용이하다.

우산은 18세기 후반 영국 무역업자 '조나스 한웨'라는 사람에 의해서 발명되었다. 이 남자는 비가 내리지 않아도 늘 손에 우산을 들고 다녔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영국인 조나스 한웨의 평소 준비성이 부러웠던 적이 있다.

언젠가 산성을 찾았을 때다. 하늘이 먹장구름으로 뒤덮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졌다. 미처 우산을 준비 못했다. 일기 예보에 비 소식이 있었으련만 오전엔 날씨가 쾌청하여 '설마'했다. 무엇이든 간절히 필요할 때 물건이든 사람이든 그 중요성을 새삼 깨닫기 마련인가 보다. 이때만큼 우산이 절실한 적이 없다. 이 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산성 행을 하였던 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하여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야 했다. 초봄이어서인지 비를 흠씬 맞으며 걷노라니 온몸에 한기가 돌았다. 심지어는 어금니까지 떨렸다. 야속하게도 하늘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무한정 비를 땅 아래로 쏟아붓다시피 했다.

그날 찬비를 온몸에 고스란히 맞으면서 엉뚱하게도 조상들의 우천 시에 사용한 우구(雨具)를 떠올렸다. 농경 사회 시절, 우비는 필요를 충족 시켜주는 필수적 물건이었을 것이다. 우비란 비옷을 비롯, 우산, 장화 등 전반적으로 비를 가릴 때 쓰는 도구를 일컫잖은가.

그러고 보니 우비의 사용 역사는 먼 원시시대부터가 아닐까 한다. 원시인들은 큰 나뭇잎이나 짐승 가죽 등을 비받이로 사용 한 것이 우비의 시초였을 듯하다. 또한 예부터 도롱이, 나막신, 삿갓 등의 우구가 발달한 우리나라다. 도롱이는 다 아다 시피 짚, 풀로 두껍게 엮은 것을 어깨에 걸쳐 입었다. 이 때 양팔의 활동성을 고려, 조각을 따로 붙였다. 또한 도롱이는 비도 가리지만 비오는 날 체온 저하도 막아주었다. 삿갓은 대나 갈대를 쪼개서 엮은 일종의 모자다. 삿갓도 내리는 빗물이 잘 흘러내리도록 가운데는 뾰족하게 위로 솟게 하였다. 둘레는 육각으로 머리에 맞도록 만들었다. 지혜로운 조상들은 삿갓을 비받이 뿐만 아니라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햇볕을 가리는 '농립모'로 사용하기도 했다. 나막신 역시 비오는 날 신기 위하여 만들었다. 나무를 파서 앞뒤의 높은 굽을 만들었다. 발이 빗물에 젖는 일과 진흙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기 위한 효용성을 지녔던 나막신이다.

요즘 멀쩡한 우산이 쓰레기장에 버려지곤 한다. 버려지는 게 우산뿐이랴. 날만 새면 쓸 만한 물건들이 버려져 쓰레기장을 가득 채우곤 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넘쳐나는 게 물질이다. 이토록 물질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세태인 반면 서민들은 코로나19와 대적하느라 고통스럽다. 이로 말미암아 이즈막은 어려워진 경제 및 물가고(物價高)로 국민들의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새로운 정권이 바뀌는 시점이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20대 대통령 당선자는 하다못해 국민들에게 비 오는 날 소나기를 가려주는 든든한 우구라도 돼 줄 것이라고 믿어본다. '도롱이와 나막신' 같은 존재만이라도 돼준다면 국민으로서 더 이상 바람이 없다.

무엇보다 농촌 실정에도 관심을 기울여서 국민의 생존이 걸린 곡물, 가축 및 먹거리 생산에 비지땀을 흘리는 농부들의 복지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대통령이 돼줬으면 하는 기대도 해본다. 아울러 국민이 흘리는 땀과 눈물을 진정 가슴으로 닦아주는 따뜻한 인정도 겸비했으면 좋겠다. 이번 대통령 당선자는 대통령 취임 후 향후 세심하고 올바른 국정을 펼쳐 국민들이 등 따시고 배부른 삶을 살아야 훗날 성군(聖君)으로 남을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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