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6.1℃
  • 맑음강릉 7.7℃
  • 맑음서울 7.4℃
  • 맑음충주 7.4℃
  • 맑음서산 8.3℃
  • 맑음청주 8.8℃
  • 맑음대전 10.1℃
  • 맑음추풍령 8.6℃
  • 맑음대구 12.0℃
  • 맑음울산 11.9℃
  • 맑음광주 11.2℃
  • 연무부산 12.6℃
  • 맑음고창 8.6℃
  • 맑음홍성(예) 7.7℃
  • 맑음제주 13.0℃
  • 맑음고산 11.0℃
  • 맑음강화 4.8℃
  • 맑음제천 6.9℃
  • 맑음보은 9.5℃
  • 맑음천안 8.5℃
  • 맑음보령 9.2℃
  • 맑음부여 9.6℃
  • 맑음금산 8.9℃
  • 맑음강진군 12.7℃
  • 맑음경주시 11.9℃
  • 맑음거제 11.9℃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혜식

수필가

민화 속 여인 모습이 요염하다. 이 그림 속 여인은 양산을 받쳤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위엔, 양산만큼 고마운 물건이 어디 있으랴. 양산 뿐 만 아니라 우비雨備 역시 그러하다. 여름날 느닷없이 소낙비라도 만나면 큰 낭패다. 이 때 비를 가리는 우산은 참으로 용이하다.

우산은 18세기 후반 영국 무역업자 '조나스 한웨'라는 사람에 의해서 발명되었다. 이 남자는 비가 내리지 않아도 늘 손에 우산을 들고 다녔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영국인 조나스 한웨의 평소 준비성이 부러웠던 적이 있다.

언젠가 산성을 찾았을 때다. 하늘이 먹장구름으로 뒤덮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졌다. 미처 우산을 준비 못했다. 일기 예보에 비 소식이 있었으련만 오전엔 날씨가 쾌청하여 '설마'했다. 무엇이든 간절히 필요할 때 물건이든 사람이든 그 중요성을 새삼 깨닫기 마련인가 보다. 이때만큼 우산이 절실한 적이 없다. 이 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산성 행을 하였던 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하여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야 했다. 초봄이어서인지 비를 흠씬 맞으며 걷노라니 온몸에 한기가 돌았다. 심지어는 어금니까지 떨렸다. 야속하게도 하늘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무한정 비를 땅 아래로 쏟아붓다시피 했다.

그날 찬비를 온몸에 고스란히 맞으면서 엉뚱하게도 조상들이 우천 시에 사용한 우구(雨具)를 떠올렸다. 농경 사회 시절, 우비는 필요를 충족 시켜주는 필수적 물건이었을 것이다. 우비란 비옷을 비롯, 우산, 장화 등 전반적으로 비를 가릴 때 쓰는 도구를 일컫잖은가.

그러고 보니 우비의 사용 역사는 먼 원시시대부터가 아닐까 한다. 원시인들이큰 나뭇잎이나 짐승 가죽 등을 비받이로 사용한 것이 우비의 시초였을 듯하다. 또한 예부터 도롱이, 나막신, 삿갓 등의 우구가 발달한 우리나라다. 도롱이는 다 알다시피 짚, 풀로 두껍게 엮은 것을 어깨에 걸쳐 입었다. 이 때 양팔의 활동성을 고려, 조각을 따로 붙였다. 또한 도롱이는 비도 가리지만 비오는 날 체온 저하도 막아주었다. 삿갓은 대나 갈대를 쪼개서 엮은 일종의 모자다. 삿갓도 내리는 빗물이 잘 흘러내리도록 가운데는 뾰족하게 위로 솟게 하였다. 둘레는 육각으로 머리에 맞도록 만들었다. 지혜로운 조상들은 삿갓을 비받이 뿐만 아니라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햇볕을 가리는 '농립모'로 사용하기도 했다. 나막신 역시 비오는 날 신기 위하여 만들었다. 나무를 파서 앞뒤의 높은 굽을 만들었다. 발이 빗물에 젖는 일과 진흙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기 위한 효용성을 지녔던 나막신이다.

요즘 멀쩡한 우산이 쓰레기장에 버려지곤 한다. 버려지는 게 우산뿐이랴. 날만 새면 쓸 만한 물건들이 버려져 쓰레기장을 가득 채우곤 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넘쳐나는 게 물질이다. 이토록 물질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세태인 반면 서민들은 코로나19와 대적하느라 고통스럽다. 이로 말미암아 이즈막은 어려워진 경제 및 물가고(物價高)로 국민들의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새로운 정권이 바뀌는 시점이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20대 대통령 당선자는 하다못해 국민들에게 비 오는 날 소나기를 가려주는 든든한 우구라도 돼 줄 것이라고 믿어본다. '도롱이와 나막신' 같은 존재만이라도 돼준다면 국민으로서 더 이상 바람이 없다.

무엇보다 농촌 실정에도 관심을 기울여서 국민의 생존이 걸린 곡물, 가축 및 먹거리 생산에 비지땀을 흘리는 농부들의 복지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대통령이 돼줬으면 하는 기대도 해본다. 아울러 국민이 흘리는 땀과 눈물을 진정 가슴으로 닦아주는 따뜻한 인정도 겸비했으면 좋겠다. 이번 대통령 당선자는 대통령 취임 후 향후 세심하고 올바른 국정을 펼쳐 국민들이 등 따시고 배부른 삶을 살아야 훗날 성군(聖君)으로 남을 수 있어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도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은행으로"

[충북일보] "올해도 금융지원 본연의 역할은 물론 지역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임세빈(55) NH농협은행 충북본부장은 취임 2년차를 맞은 소회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일반 은행과 달리 농협은행은 농민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책임을 지고 있다. 100%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은행으로의 기업가치를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임 본부장은 "금융의 측면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인정받는 리딩뱅크 운영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농협의 기본 가치인 농업·농촌을 살릴 수 있는 지역사회 공헌과 농산물 소비촉진 등 공익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도시와 농촌을 연결할 수 있는 허브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농협은행의 목표는 '금융을 고객 성장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칙을 재정립하고 고객 신뢰를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임 본부장은 은행의 중점 추진사업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먼저 고객과의 동반 성장을 실현한다.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둘째, 규정과 원칙을 확립해 고객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조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