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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정원에 내려앉은 안개가 명멸하는 가로등 불빛마저 부옇게 감싸고 있다. 아직 여명이 걷히지 않은 듯 밖은 어둑하다. 여름철과 달리 입추만 지나면 신기하리만치 새벽녘에 절로 눈이 떠진다. 이 말을 지인에게 하자 이제 나이 들어 잠이 줄어서란다. 한번 깬 잠은 아무리 청해도 좀체 오지 않는다. 하는 수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마침 지난날 읽다가 만 책이 눈에 띄인다. 마이클 A 싱어가 지은 '될 일은 된다' 책이었다.

책장을 펼치니 곰팡이 냄새가 '훅' 코를 스쳤다. 어인일인지 오늘은 향수 못지않게 그 내음조차 향기롭다. 이 책 저자는 미국인으로서 평범한 대학원생에서 명상 지도자이자 의료전산 화를 이끈 CEO이자 뉴욕 타임즈 종합 1위 베스트셀러 작가, 교수 등 다양한 직업에 성공한 사람이다. 아직 내용은 다 읽지 못해 정확히 파악은 못하지만, 명상을 통하여 깨달음과 자신을 컨트롤 하게 됐다는 게 이 책의 전체적 주제인 듯하다.

책은 유익한 정보, 지식, 교양, 상식 등을 얻을 수 있는 효용성이 있지만 무엇보다 읽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실용서적이나 학문적 주류인 책들은 내용이 딱딱하고 건조하여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더구나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은 더욱 그러하다. 이 책 역시 개인적 경우지만 웬만한 인내심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책 중 하나다.

평소 모든 일에 완벽과 책임의식을 강하게 추구해온 나로선 어느 경우엔 일이 제대로 안될 경우 조급해 하고 안달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 책은 깊은 명상을 통하여 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에 대한 수행을 해야 한다는 내용에선 여유로움마저 묻어난다. 또한 '내맡기기 실험'이라는 실험을 통해 그가 지난 40년간 일어났던 자신의 자연스러운 삶의 변화에 대한 토로가 첫 장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 부분이 성글기만 한 나의 끈기를 깨우치기에 충분했다. 지루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첫 장부터 정독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을 중간 페이지쯤 읽노라니 갑자기 졸음이 눈꺼풀을 강하게 짓누른다. 이때 조선시대 인물인 홍대용(1731-1783)이 남긴 말이 문득 떠올랐다. "독서 할 때 처음이 가장 힘들다. 이 괴로움을 겪지 않고 편안함만 찾는다면 재주와 능력을 개발하지 못한다. 마음을 단단히 하고 인내 하면 열흘 안에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다"며 독서에 대한 '10일 고비 설을' 주장한 게 그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독서를 습관화 온 내가 졸음 따위에 굴복하랴 싶어 홍대용의 말을 지침삼아 끝까지 책장을 덮지 않았다.

그 시절엔 요즘처럼 고급스런 겉표지의 책이 아니었다. 종이가 귀해서인지 누런 갱지 비슷한 책에 인쇄된 삽화나 글씨는 조악스럽기조차 했다. 어머닌 우리들 책 사주는 일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설령 집안에 양식은 못 구해도 우리가 읽고 싶다는 책은 기어코 사주었던 어머니다. 또한 어머닌 항상 이야기책을 손에 들고 놓지 않았다. '심청전', '춘향전', '목민심서' 등을 즐겨 읽었다. 이런 어머니를 보고 자란 나는 대, 여섯 살 한글을 깨우치는 순간부터 책을 가까이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유관순 누나'를 읽고 어린 마음에 나라를 위하는 일을 나도 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서 운동장을 쓰레기를 주웠다. 학교 운동장을 깨끗이 하는 일도 나라를 위하는 장한 일로 알았으니…. 돌이켜보니 양서 한 권은 어린이들에게 훌륭한 스승님과 맞먹는다는 말이 맞는 성 싶다. 그 때 마침 교장 선생님이 일찍 학교를 출근하며 "혼자 운동장의 쓰레기를 줍는구나, 참 착한 학생이다."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바로 이것이 애국자야'하며 어깨를 으쓱 했던 기억이 새롭다. 요즘도 책을 읽다가 머리맡에 두고 때론 베개로 삼기도 한다. 이 때 마치 심신이 우주의 품 안에 오롯이 안긴 느낌마저 받는다면 나만의 착각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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