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6.0℃
  • 맑음강릉 11.5℃
  • 맑음서울 17.7℃
  • 맑음충주 14.8℃
  • 맑음서산 14.6℃
  • 맑음청주 18.3℃
  • 맑음대전 19.4℃
  • 맑음추풍령 13.1℃
  • 맑음대구 14.9℃
  • 구름많음울산 18.8℃
  • 맑음광주 17.3℃
  • 흐림부산 17.4℃
  • 맑음고창 17.1℃
  • 맑음홍성(예) 16.7℃
  • 구름조금제주 22.7℃
  • 맑음고산 15.1℃
  • 맑음강화 12.8℃
  • 맑음제천 11.9℃
  • 맑음보은 13.2℃
  • 맑음천안 18.7℃
  • 맑음보령 16.0℃
  • 맑음부여 15.7℃
  • 맑음금산 18.5℃
  • 맑음강진군 16.7℃
  • 맑음경주시 14.3℃
  • 구름많음거제 16.8℃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08.10 16:52:47
  • 최종수정2022.08.10 16:52:46

김혜식

수필가

코로나19 창궐 이후 지폐 만지기가 꺼려진다. 다행히 요즘은 굳이 지폐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지폐 대용물로 신용 카드가 있어서다. 이에 편리한 반면 돈의 가치도 다소 희석되는 기분이다. 전에는 많은 지폐를 일일이 손가락으로 세노라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잖은가. 또한 이젠 지폐를 셀 필요가 없다. 네모난 플라스틱 재질의 신용 카드 및 스마트폰 앱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조차 재화(財貨) 역할을 톡톡히 해줘서다.

이런 세상이다 보니 전처럼 지갑이 두툼하도록 지폐를 넣지 않는다. 지폐를 논하노라니 젊은 시절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직장에서 첫 월급을 타던 날이다. 월급봉투를 고스란히 어머니께 갖다드릴 생각에 기분이 들떠서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후 무심코 핸드백을 열어보던 필자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소매치기가 용케 돈 냄새를 맡고 첫 월급을 몽땅 털어 간 것이다. 핸드백 밑이 예리한 칼날에 의하여 베인 듯 가로로 찢어져 있었다. 월급봉투뿐 만 아니라 그 안에 들었던 자질구레한 소지품들이 모두 버스 바닥에 쏟아진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른 채 빈 가방만 들고 버스에서 내렸다. 그날따라 유독 많은 사람들로 버스 안은 만원이었다.

그때 심경이란 말 그대로 하늘이 노랗다고나 할까. 요즘은 소매치기 일당의 범죄 소식이 잠잠하다. 신용 카드 출현으로 예전처럼 많은 지폐를 소지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심할 일이 아니다. 소매치기보다 더 진화한 범죄인 보이스피싱이 날이 갈수록 그 수법이 변화무쌍 하잖은가.

젊어서는 솔직히 돈을 좇는 일은 속물적이라고 생각을 했다. 경제관념이 부족한 탓이었다. 현대 젊은이들은 영끌을 해서라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부동산 및 주식 투자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젊은이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이 그 도만 넘지 않으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젊어서부터 올바른 경제 인식을 해야 삶이 윤택하다.

언제부터인가 십 원짜리 동전 크기가 매우 작아졌다. 그래서인지 십 원의 가치마저 미미한 느낌이다. 어려서 어머니가 준 용돈을 주전부리에 다 써버리곤 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땅 열 길을 파봐라. 단 돈 1원이 나오나"라며 돈의 소중한 가치를 누누이 우리들에게 강조 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어디선가 물건을 구입하며 십 원짜리 동전을 거슬러 받으면 돼지 저금통에 넣곤 한다. 하긴 십 원짜리 동전만 크기가 작아진 게 아니다. 현재 사용 중인 5천 원짜리 지폐 및 1천 원짜리 구권 지폐인 경우 1983년 6월 11일자로 전에 것보다 최저 1㎜, 최대 12㎜ 줄어들어 발행 됐었다. 세계의 통화를 주도하는 달러 지폐와 비교 하면 당시 지폐 크기의 세로는 거의 같다. 하지만 가로는 10㎜가 더 크다.

이에 사회학자 '달코트 퍼슨스' 교수는 1달러 지폐의 실질적 쓸모에 대하여, "달러의 앞뒷면에 요란스러운 인쇄로 메모지로도 쓸모없다. 그렇다고 하여 코를 풀기에도 너무 작으며, 불쏘시개로 쓴다 해도 파이프 담배에 불붙이는 게 고작이다"라고 평했다. 돈의 크기가 세상살이에 기여하기 보다는 돈이 지닌 액수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다. 요즘은 남녀 간의 결혼 및 사랑도 계산기로 두드려 본 돈의 액수에 따라 그 판도가 달라지잖은가.

또한 돈의 크기가 세상인심에 따라, 인정이 각박할수록 그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아닐는지…. 어느 문헌에 의하면 우리 선조들은 구애(求愛)를 할 때 꽃에 돈을 달아 처녀 집에 던지곤 했단다. 이 때 돈의 크기가 얼마나 넓으면 연시(戀時)나 연문(戀文)도 썼을까 싶다. 이로보아 기네스북에 오른 중국 명나라의 1368년과 1399년 사이에 발행된 폭 22.8㎝ 길이 33㎝라는 일관지폐(一貫紙幣)의 위상을 뛰어넘는 우리 돈이 지닌 너른 품이었다.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리는 팍팍한 삶을 사는 우리로선 이런 조상님들의 풍류와 낭만을 한 수 배워 볼 법도 하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충북일보·KLJC 대선 주자 공동인터뷰③김동연 경기도지사

[충북일보] 김동연 경기지사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기울어진 경선 룰을 확정했지만 국민과 당원만 바라보고 당당히 경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아닌 '어대국'(어차피 대통령은 국민)을 강조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회·입법·사법부를 세종·충청으로 이전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의 지방분권형 개헌과 50조 슈퍼 추경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도 했다. ◇6·3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경제'와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민생경제의 위기에 더해 정치권에서 촉발된 분열과 적대의 골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내란과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정책과 확고한 비전, 실행력으로 경제위기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재도약을 이룰 리더십이 절실하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수다. 다음 대통령은 임기 단축이라는 희생을 결단하고, 동시에 일관된 비전과 정책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국민통합의 마중물이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열어야 한다." ◇김동연 후보의 강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