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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5.20 16:52:15
  • 최종수정2025.06.11 15:32:31

김혜식

수필가

생각은 행동으로 전이되고 행동은 습관을 낳는다. 습관은 곧 성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성격은 운명을 결정짓는 연결 고리나 다름없다. 이 말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 매사 목적의식이 뚜렷하여 처세와 권모술수에 능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추구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쉽다. 그러나 우유부단하고 마냥 착하기만 하면 자기 밥그릇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면 지나치려나.

언젠가 국민 의식을 조사한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한 때 버스나 아님 차표 예매 등에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줄을 서면 손해를 본다는 의식이 팽배 했었다. 즉 이런 생각은 질서를 지키기보다는 변칙을 해서라도 목적을 이루는 게 능사라는 의미와 일맥상통 한다.

얼마 전 딸아이와 싱가포르를 여행 할 때 겪은 일이다. 그곳에 위치한 어느 백화점커피숍을 찾았었다. 이 때 아래층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커피숍이어서인지 유리창 너머로 음식점이 한 눈에 들어왔다. 식당 메뉴는 몰라도 가지런히 정돈된 집기들로 보아 뷔페식당인 듯하였다. 마침 저녁 시간을 앞두고 식당 종업원인 듯한 사람이 그곳에 설치된 음식 저장고며 싱크대 등을 청소하는 모습이 한 눈에 보였다. 손에 걸레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식당 구석구석을 꼼꼼히 닦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누가 안 봐도 식당의 청결을 위하여 정성껏 청소를 하는 모습에서 싱가포르의 국민성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좁은 땅덩어리인 그곳이 오늘날 선진국 대열에 오른 것은 성실하고 정직한 국민성이 밑바탕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우리는 어떤가. 요즘 TV에서 전해지는 뉴스를 보면 연일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소식들이 주류를 이룬다. 주가 조작, 학력 위조 등 눈을 가리는 편법 뉴스는 이제 놀랄만한 내용도 아닐 정도다.

언제부터인가 진실과 원칙이 무너지고 거짓과 위선이 난무하고 있다. 또한 물신주의와 이기심도 팽배하잖은가. 이런 세태이련만 지난날 걸핏하면 넓은 오지랖 탓인지 무익한 일에 주먹을 불끈 쥐곤 했다. 아무런 이해상관도 없는 타인 일에 나서서 흑백 논리를 따지고, 문제 해결을 위하여 소매를 걷곤 하였다. 어찌 보면 보신(保身)은 물론이려니와 시대에 뒤떨어진 숙맥 같은 처사가 아니던가.

자연 이런 성향이다 보니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았다. 요즘 바른 말, 쓴 소리보다는 아부 성 발언, 달콤한 말에 길들여진 세상이다. 때론 솔직함이 거짓의 위력 앞엔 맥을 못 추기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모든 불행의 근원은 위선과 헛된 욕심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욕심은 어떤 물질이나 권력에만 국한 된 게 아닐 것이다. 비록 사소한 일일지라도 무엇이든 차고 넘치는 일은 차라리 부족함만 못하다.

그래 요즘 그동안 손아귀에 잔뜩 움켜쥐었던 욕망을 내려놓기 위하여 마음속에서 허욕의 옷을 매일이다시피 벗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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