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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어린 날 보았던 정경이 요즘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어린 시절 시골 외가에 가면 명분이라는 친구와 놀았다. 어느 여름날 외가에 갔을 때 일이다. 명분네 집엘 찾아갔을 때 미라처럼 바짝 마른 그 아이 할머니께서 목침을 베고 사랑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먼발치서 바라봐도 할머니는 뼈에 살가죽만 붙어있어서 흡사 시신(屍身)을 보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명분이 할머니 연세가 아흔 아홉 살의 고령이었다. 깡마른 신체를 지녔지만 연세에 비하여 건강해 보이는 명분이 할머니였다. 그분을 뵐 때마다 '어떻게 하면 백세 가까이 오래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어린 마음에도 그 것이 못내 궁금했다. 치아를 몽땅 잃어 흡사 합죽이 같은 입을 늘 오물오물 하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곤 했다. 그 애 집에 갈 때마다 할머니는 마당도 쓸고, 돼지우리도 치우고 닭 모이도 주며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는 밭일도 서슴치 않고 해냈다. 또한 필자만 보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 우리 명분이랑 사이좋게 놀아라"라며 온 얼굴 가득 자애로운 웃음을 짓곤 했었다. 어디 이뿐인가. 감자며 고구마를 찌면 온 동네 사람들과 나눠 먹기를 즐기고, 농사를 망친 이웃집엔 쌀이며 보리 등의 곡식을 명분이 어머니 몰래 퍼다 주기 예사였다. 매사 긍정적이며 이타심이 강한 분이였다. 이런 성품 때문인지 잔병도 없이 늘 건강한 몸으로 살다가 백세를 불과 몇 달 앞두고 이승을 떠난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도 명분이 할머니를 떠올리노라면 그분의 생활 태도를 본받아 무병장수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사실 건강한 몸으로 장수하길 바람 하는 마음은 인간의 가장 절실한 소망이다. 그럼에도 우린 인체 시계가 정해준 천수(天壽)를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는 식생활 및 생활 습관에 의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학계 보고가 있다. 그 예로 여자가 남자보다 수명이 더 길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일이 이를 증명한다. 예전엔 남자보다 여자의 수명이 더 길었다. 그러나 현대는 이 사실이 역전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은 인간 수명이 타고나기보다는 후천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치게 한다.

영국 BBC 인터넷 판이 밝힌 내용에 의하면 전통적으로 남성들보다 장수를 누려온 여성들의 건강이 요즘은 위협 받고 있다고 해서다. 이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 되어서일 것이고 이에 따른 여성 해방이 주원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요즘 현대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흡연을 비롯 음주도 즐기잖는가. 이런 생활 습관과 또한 직장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 여성들이다. 그래 여성의 수명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기 말쯤엔 더욱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현저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앞선다. 언젠가 읽은 어느 신문 기사에 의하면 영국의 사망률 조사국(CMIB)의 토니 렌드로라는 사람의 말이 매우 인상 깊어서다. 그는 정확한 시점은 예상할 수 없지만 금세기 말에 출생한 남자 아기들은 여자 아기들보다 기대 수명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요즘 아무리 비만이 미의 적(敵)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바비 인형처럼 바짝 마른 외모보다 필자 같은 경우 건강미가 넘치는 여인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에 마음까지 건전하다면 금상첨화다. 이제라도 매사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며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성품을 지녀야 할까보다.

이로보아 성격이 운명도 좌우하고 건강의 지침서도 된다면 지나치려나. 이런 성향이야말로 어린 날 명분이 할머니처럼 장수하는 최고의 비결로 작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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