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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2.02 18:07:38
  • 최종수정2020.12.02 18:07:38

김혜식

수필가

맵찬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세월은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과 같아서 어느 사이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이다. 추운 날씨 못지않게 마음까지 얼어붙게 하는 코로나19는 좀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로 인하여 일상이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 날만 새면 텔레비전 뉴스에서 들려오는 코로나19에 관련된 소식을 대할 때마다 마음이 늘 불안하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를 지키느라 집안에서만 지내려니, 마치 외로운 섬에 홀로 갇힌 기분이다. 이 참에 그동안 미뤘던 집안 살림을 돌볼까 했으나 도통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밖만 나서면 바깥세상과 호흡할 수 있는 호숫가 둘레길이 아파트 앞에 마련돼 있어서 적잖이 숨통이 트인다. 우리 아파트 앞에 자리한 호수는 생긴 지가 백 여 년 가까이 되었다. 흔히 옛 고을 이름을 붙여 연제 리 돌다리 못 저수지로 불리기도 하지만 솔직히 나는 저수지보다 '호수'라고 부르는 게 왠지 편해서 평소 호수라고 명명하곤 한다.

코로나19 탓일까. 전에는 별 관심 없이 대했던 사물들이 유독 눈에 소상히 비친다. 현재의 삶은 두려움의 연속이지만, 활동의 제한을 받아 전과 달리 한가로운 탓인가 보다. 집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이다 보니 어느 일에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한편 행동반경이 제한되어서인지 생각의 폭도 그만큼 좁아진 게사실이다. 때론 사안의 이면을 보는 혜안을 갖추기 전, 가시적인 일에 유독 눈길이 머물곤 한다. 이러구러 시간은 분초를 다투며 무심히 흐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파트 거실 창의 커튼을 여는 일을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땅거미가 스며들면 커튼을 닫는 일로 하루 일을 마무리하는 변화 없는 권태로운 일상이다. 이런 삶 속에서도 마주치는 추와 악, 삶의 진 선 미는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며칠 전 호숫가를 산책할 때다. 둘레길 옆 도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어느 승용차 창문이 급히 열리더니, 젊은 여인이 얼굴을 내밀고 갑자기 누런 가래침을 몇 번이고 차도에 뱉는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가래침엔 결핵균 및 독감 균 등의 병균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이 공기 중에 떠돌아다닐 수도 있는데 길에 가래침을 수차례씩 뱉다니, 공중도덕의 개념도 모르는 젊은 여성 모습이 갑자기 추한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녀가 운전 중인 외제 차 역시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와 달리 삶의 아름다움도 있다. 겨울의 초입임에도 내가 사는 아파트 화단 양지 바른 곳엔 아직도 국화가 한창이다. 이 꽃은 수년 전 같은 아파트 동에 사는 아주머니가 주민들을 위해 심은 것이다. 해마다 가을만 돌아오면 삭막한 회색빛 촌에 한껏 가을 정취를 안겨주는 국화꽃을 바라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메마른 가슴에 습윤濕潤을 얻는 듯하였다. 더하여 지난날 무더위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화단에 돋아나는 풀을 뽑는 아주머니 모습이 인상 깊었다. 또한 가뭄이 찾아오면 하루에도 몇 번씩 꽃밭에 물을 주는 그 아주머니 모습은 국화꽃 보다 더 아름다웠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땐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할 때다. 이것을 지닐 때 진정한 인격자이며 기품 있는 삶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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