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52. 청주 산남동 '수다디자인' 변영수 대표 [충북일보] “10년 전 벽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이런 걸 만들어도 돈이 되겠다 싶어 집에서 만들어 봤어요. 결과물이 흡족하게 나오더라고요. 디자인에 소질 있다는 생각이 난생처음 들었죠. 당시엔 대학 학비를 직접 마련해야 했어요. 디자인 일을 아르바이트라 생각하고 작은 월세 사무실을 얻어 무작정 영업을 시작했죠. 전략이란 없었어요. 그저 문이 붙어있는 영업장이라면 답도 없이 들어가 명함을 돌려댔으니까요. 문전박대를 당해도 부끄럽지가 않았어요. 누군가는 젊은이의 열정에 대한 연민에 응할 거란 기대감이 있었으니까요. 결국 통하더라고요. 안쓰럽다며 일을 주시는 고마운 분들의 연락이 하나 둘씩 이어졌으니까요. 남루한 외모 덕을 많이 본 거 같아요. 머리 깎는 돈도 아끼다 보니 시너지도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면도는 돈이 안 들어서 항상 깔끔하게 하고 다녔습니다. (웃음)”“종이 인쇄 역할이 줄어든 걸 부인할 순 없어요. 대전보다 성업하던 수동 인쇄 골목에 가게 60여 곳이 문을 닫고 지금은 열 곳도 채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디지털이 모든 인쇄물을 대체할 순 없다고 봐요. 화면으로 대체 불가능한 종이가 꼭 필요한 곳들이 있거든요. 가게 메뉴판, 기업 홍보 브로셔, 명함 같은 것들이 그렇죠. 대신 그런 것들의 가치가 변했다는 게 중요해요. 단순 정보전달만이 아닌 독자들의 심미적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하거든요. 인쇄산업 자체가 사양화되는 건 시대의 흐름인 거고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시대와 같이 변해야 해요.” “예전 사무실에서 도둑이 들었어요. 정말 기이했어요. 돈이 가득 찬 저금통은 그대로인 채 PC와 디자인 소스가 들어있는 외장 하드만 사라졌으니까요. 당장 내일 납품할 디자인 작업 파일이 몽땅 사라졌으니 정말 멘붕이었죠. 며칠 밤을 지새며 고민했어요. 그러다 길거리에 버려진 전단지에서 범인의 단서를 찾아냈어요. 내가 직접 그린 패턴을 그대로 쓴 전단지였거든요. 해당 가게에 바로 전화해 디자인 업체를 알아냈어요. 믿을 수 없었어요. 바로 옆에 있는 가게였으니까요. 항상 인사를 나무며 담배도 나눠 피우던 사장님이셨고요. 지금 가만히 떠올려보면 그 마음도 이해가 가요. 저희에게 고객을 많이 뺏기셨거든요. 이웃 가게의 문을 장도리로 뜯고 소스를 훔친다는 게 사실 절도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사연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각자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결론이 나더라고요. 살려니까 그랬던 거라고요. 용서는 해드렸지만 전 그곳을 떠났어요. 마음을 풀고 화해를 해도 가까이 있는 공간에서 일한다는 게 불편할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됐으니까요.” “사진을 좋아해요. 정확하게 보는 걸 좋아하죠. 사진 찍는 게 아니란 얘기고요. 카메라에 미친 적도 있었지만, 그쪽엔 소질이 없다는 걸 일찌감치 알아챘거든요. 신은 대신 제게 사진을 보는 기가 막힌 안목을 준 거 같아요. 그래서 디자인 감각도 사진을 보며 많이 돋아난 것 같고요.”“아버지가 교직에 계셔서 그런지 좀 고지식하세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도 탐탁치않아하셨죠. 대부분 부모가 그렇듯 좀 더 안정적인 뭔가를 하길 원하셨어요.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정확히 아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세요. 친구들이 아들 뭐하냐고 물을 때마다 그냥 뭐해 ~ 라고 하시거든요. 그래도 서운하진 않아요. 이젠 적어도 제가 하는 일에 강요는 하지 않으시니까요.”“변호사 명함을 주문한 분이 계셨어요. 몇 달쯤 지나더니 의사협회 사무장 명함을 가져가시더라고요. 고객의 프라이버시가 있으니까 캐묻진 않았지만 좀 의심이 들었죠. 주기적으로 이름도 바뀌고 직책도 바뀌셨으니까. 외모도 뭔가 태양이 뜨거운 남미 느낌이 무척 강했던 거로 기억하고 있어요. 요즘은 발길이 끊기셨는데 가끔은 명함도 인증제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때가 있어요. 예전부터 명함은 곧 자신의 얼굴이잖아요. 사람은 명함이 만든다는 말도 있고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나온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모든 중요한 폴더 이름도 카르페 디엠이에요. 지난번 컴퓨터를 도둑 맞았을 때도 제 폴더 이름을 찾아 증거가 됐죠. 직원들에게도 늘 말해요 현재를 즐기라고. 그러기 위해선 일부터 즐기라고. (웃음)”/김지훈·김희란기자 2015.10.11|지도 크게 보기 NAVER Corp.
[충북일보] 충북도가 새 청주시청사 부지에 포함된 청주병원의 의료법인 취소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도는 청주병원 측에 법인 소유의 토지, 건물 등 기본재산 확보나 계획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23일 밝혔다. 도는 병원이 이번 주 내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곧바로 법인 취소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1981년 문을 연 청주병원은 새 청주시청사 부지에 편입돼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인근 건물의 4개 층을 임차한 뒤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이전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도가 자체 '의료법인 설립 및 운영 기준'에 따라 법인 소유의 토지, 건물에서만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내세워 제동을 걸면서 차질이 생겼다. 청주병원 측은 신청사 건립 사업으로 병원을 이전해야 하는 특수성을 고려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일 재량적 판단을 내려달라며 도에 의료법인 운영기준 정관 변경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서 도는 현재처럼 법인 소유의 토지와 건물이 없으면 법인 유지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청주병원에 기본 재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렸고 유예기간 등 충분한 시간을 줬지만 이행하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말다툼을 하다 아버지를 폭행한 2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음성경찰서는 존속폭행 혐의로 A(29)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6시 10분께 음성군 대소면의 한 주택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B(58)씨의 얼굴을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나가서 술 좀 사오라"는 B씨의 요구를 거부하고 말다툼을 하다가 B씨가 112에 신고하려 하자 격분해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행을 당한 B씨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충북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두 달 연속 악화됐다. 내달 전망치도 함께 하락한 가운데 내수부진에 따른 경기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조사한 '2024년 5월 충북지역 기업경기조사'결과에 따르면 충북지역 제조업 업황BSI는 72로 전달에 비해 3p 하락했다. 내달 전망지수는 76으로 1p 내려갔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업가들이 체감하는 경기동향·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 100 이상인 경우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부정적 응답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100 이하인 경우에는 그 반대다. 한국은행 충북본부는 지난 13~17일 도내 소재한 제조업 218개, 비제조업 154개 등 총 441개 업체를 대상(372개 업체 응답)으로 5월 업황을 조사했다. 5월 제조업황 BSI 해당 지수를 구성하는 이달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BSI는 80으로 전달보다 6p 하락했고 내달 전망은 87로 3p 떨어졌다. 생산BSI(85)와 신규수주BSI(86)는 각각 3p·5p 하락한 가운데 내달 전망은 5p·4p 낮아졌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가동률BSI(80)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