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4.05.23 15:03:09
  • 최종수정2024.05.23 15:03:09
항골은 사람 손 덜 탄 원시림의 숲이다. 초록이 온통 촉촉한 습기를 머금고 있다. 여름 꽃 하나에도 수많은 시간이 스친다. 풍경을 아름답게 꾸며 내는 녹음방초다. 계곡의 바위엔 진초록 이끼가 가득하다. 녹음의 길섶에는 양치식물이 꽉 차 있다. 걸어온 숲길에서 세월의 속도를 읽는다. 아름답다란 형용사만으론 좀 부족하다. 회원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스민 햇빛이 항골 녹음을 짙게 물들인다.
[충북일보] 항골 숨바우길은 2022년 10월 개통했다. 천혜의 비경들이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호흡을 통한 숲속 명상 장소로 그만이다. 숲은 푹신하고 계곡은 바위와 어울린다. 가볍게 숨 쉬듯 산책하기에 꽤 적당하다. 청정 자연 풍경 속에서 트레킹하기 좋다.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대부분 완만한 경사와 걷기 편한 코스다. 숲엔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이 한창이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야생화가 만발한다. 맑은 물과 푸른 숲이 함께 어우러진다. 전체 노선은 1구간과 2구간으로 나뉜다.

청주를 떠나 시원한 계곡을 찾아 나선다. 기온은 이미 초여름에 들어서 조금 덥다. 아카시 꽃향기로 코끝이 아릴 지경이다. 길게 숨 쉬고 느리게 걷는 숨바우길이다. 들머리부터 새소리 물소리가 가득하다. 청정한 계곡수가 여러 소와 담을 이룬다. 산이 깊으니 골이 깊은 진리를 증명한다. 과연 한여름 찰한골로 불리는 계곡이다.
항골 숨바우길은 푹신한 원시림 길이다. 50여 년 전 나무 나르던 옛길이 모토다. 무너진 돌길을 복원하고 인공을 더했다. 위험구간엔 친환경적 데크를 설치했다. 숲속무대로 열린 물길 연주가 아름답다. 자연의 빛 자연의 소리가 꽤나 조화롭다. 계곡에서 만난 향기가 봄바람의 노래다. 여름이 시작되는 계곡 정취의 흐름이다.

길은 마을 내 관리 휴양지에서 시작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곡을 옆에 두고 간다. 나무 데크 지나자 줄곧 푹신한 흙길이다. 안전사고 비상시 대비 진출입로도 있다. 세 곳이 중간 중간에서 임도와 연결된다. 진출입로는 대개 반환점의 기준이 된다. 세 번째 진출입로 4.7㎞ 구간까지 걷는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느린 경사 구간이다.

안전사고나 비상시 대비 탈출로도 있다. 길 중간 중간 세 곳에서 임도와 연결된다.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폭포와 못이 많다. 용소, 거북바위, 모래소, 왕바위소가 있다. 제2용소와 쌍폭포, 긴폭포 등도 명소다. 계곡을 타고 오를수록 원시림 비경이다. 이곳을 넘어서면 길은 등산로 구간이다. 등마루 쉼터 지나 백석봉까지 가파르다.

엄지척바위

숲길을 걸으며 가볍게 숨 쉬듯 산책한다. 모래소와 거북바위, 왕바우소가 반긴다. 제2용소 에서 만나는 이끼는 비경이다. 화전민터의 돌담엔 질박함이 묻어난다. 병꽃나무에 붉은 꽃잎이 소복이 쌓인다. 물가 바위 한쪽엔 말발도리꽃이 하얗다. 계절 꽃이 점점 여름을 향해 기어오른다. 바람의 숨결 따라 여름 냄새가 묻어온다.

자연 원형을 온전히 간직한 숲을 지난다. 원시림의 바위와 수목이 원형 그대로다. 용소와 화전민터, 거북바위 등을 만난다. 길을 걸으며 만나는 볼거리가 아름답다. 길 조성 취지와 부합하는 자연풍경이다. 원형이 흐트러지지 않은 원시의 숲이다. 이즈음 녹음이 짙어져 찬란한 숲속이다. 비밀 아닌 비밀이 알음알음 퍼져나간다.

신록 우거지니 숲속 길 경치가 그윽하다. 산줄기 한 자락이 냇물을 안고 돌아간다. 골짜기에 숨은 안 풍경을 슬며시 전한다. 굵직한 소나무가 세월의 무게를 알린다. 휘어지며 운치 있게 자란 고고한 자태다. 온 마음을 빼앗는 산수가 푸르게 흐른다. 산 태극에 물 태극 진경산수가 따로 없다. 넉넉한 항골 숲에 깊은 행복이 찾아든다.

숲길에 5월의 태양이 눈부시게 깔린다. 솜씨 좋은 화가가 붓질한 진산수화 같다. 마음을 붙든 풍경이 발걸음까지 막는다. 하루 꿈의 완성이 아니라 행복을 찾는다. 5월, 사랑의 계절에 초록 감동을 느낀다. 백석산의 운무가 풍경의 깊이를 더한다. 값진 길 걸어와 귀한 풍경 앞에 마주한다. 맑은 숲속의 정적을 사람들이 깨트린다.
숨바우길은 2년 전에 만든 신생길이다. 데크와 멍석이 이어지다 다시 흙길이다. 계곡과 함께 하니 소리가 맑고 깨끗하다. 나무들이 계곡물에서, 바위에서 자란다.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도 자주 눈에 띈다. 곳곳에 숨바우길 표식이 있어 편리하다. 길을 잃지 않고 잘 따라갈 수 있게 한다. 이끼머리를 한 바위 등에 소원을 적는다.

계곡 옆 숲이라 그런지 이끼가 참 많다. 앙증맞은 캐릭터 바위 머리숱도 이끼다. 모양도 다르고 머리숱도 좀 달라 귀엽다. 면적당 미세먼지 정화능력이 뛰어나다. 피톤치드와 함께여서 폐가 건강해진다. 중간 중간 명소 해설은 쉼을 위한 배려다. 깊은 산속 옹달샘도 많아 목축이기 좋다. 새벽 일찍이 다람쥐가 먼저 마시고 간다.

제1용소에서 화전민터까지 내쳐간다. 발아래 밟히는 풀 한 포기조차 보석이다. 누가 바라보지 않아도 피는 꽃도 많다. 느릿느릿하게 걷는 한가한 산책길이다. 원형의 입구 거쳐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온 풍경이다. 차원이 다른 신비한 웰니스 경험을 한다. 원시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숲이다.

가는 곳마다 야생의 들꽃들이 지천이다. 아기괭이밥과 벌깨덩굴 꽃이 수수하다. 구슬붕이와 미나리냉이 꽃도 한창이다. 병꽃은 산 아래위의 개화 시기가 다르다. 말발도리꽃은 언저리에서 언제나 맑다. 계곡의 물과 바위, 꽃의 조화가 일품이다. 여유롭게 걷는 도보여행지로 제격이다. 사람과 자연의 맑고 깊은 공생공간이다.

만산녹엽, 신록의 향연이 길게 펼쳐진다.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교향악이 흐른다. 하늘은 쪽빛으로 바뀌며 티 없이 푸르다. 숲은 점점 초록색으로 수줍은 청년 같다. 시인들이 예찬하듯 황홀한 푸르름이다. 기쁨과 위안을 주는 청정한 시원함이다. 걸을 때마다 마음 속 묵은 때도 벗겨준다. 계곡길이 자연 그대로이며 사람도 없다.

숲은 발 디딤 편안한 흙길이 대부분이다. 굵은 활엽수들이 말갛게 청량도열 한다. 덕분에 그늘이 짙어 시원함이 최고조다. 확 트인 경치나 화려한 맛보다 녹색미다. 새 움과 어린잎이 자라 숲을 푸르게 한다. 계곡 안은 맑지만 시야가 선명하지 않다. 물빛 안개 때문에 실루엣으로 짐작한다.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차분한 손짓이다.

비탈이 가팔라질수록 말수가 줄어든다. 미세한 바람이라도 지나치면 멈춰 선다. 사막에서 물 찾은 듯 시원함을 만끽한다. 효자바람이 질펀한 땀을 멀리 실어간다. 갈수록 더위 강해지고 오름도 가파르다. 숨을 달래며, 양 발바닥에 힘을 집중한다. 편코자하는 욕망들이 길을 가로막는다. 이어진 수더분한 숲길이 걸음을 돕는다.

항골계곡이 여름으로 달리며 찬란하다. 싱그러운 속살들이 하나하나 드러난다. 징검다리 노둣돌도 풍경으로 펼쳐진다. 녹색길에 든 발걸음이 드물고 한가롭다. 위에선 구름과 바람이 부부싸움을 한다. 저만치에 있는 폭포가 자랑질을 해댄다. 길은 스스로 숲이 되고 상처를 치료한다. 아름답다라는 형용사론 너무 부족하다.
화전민의 삶의 그림자가 길게 남아 있다. 두근거리는 가슴이 옛 풍경에 스며든다. 나무와 산, 하늘과 물, 사람이 잘 어울린다. 녹색물이 잔뜩 든 숲 사이로 햇볕이 든다. 내리쬔 빛에 계곡물도 숲길도 반짝인다. 항골 숨바우길이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닿는 곳마다 생태림의 순수가 묻어난다. 봄날 자연 풍광이 멋들어지게 펼쳐진다.

4월엔 어린잎이 막 새순에서 피어난다. 새순의 자태가 숲길을 연록으로 만든다. 5월의 숲은 작열하는 햇살에 반응한다. 연록의 새순이 짙은 녹색으로 변신한다. 4월 산하는 알록달록 꽃으로 가득 찬다. 기막힌 채색 풍경에 감탄이 터져 나온다. 5월엔 모든 게 온통 초록으로 뒤바뀐다. 여름을 향해 더 깊어진 파란색을 만든다.

5월의 숨바우길이 시원하고 깨끗하다. 바람이 연주하는 나무울림이 청량하다. 파란 하늘과 연록 초록 나무가 신선하다. 사랑스러운 생명들의 변신이 화려하다. 신이 자연을 만들고 사람이 길을 내 간다. 물끄러미 세월을 회고하면서 걸어간다. 아쉬움과 몽롱함이 저절로 교차를 한다. 길옆에선 병꽃과 말발도리가 낙화한다.

항골 숨바우길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다. 채도 높은 풀빛으로 빨리 탈바꿈 한다. 따뜻한 기운에 금세 여름색을 입는다. 맑은 냇물 따라 싱그럽게 화장을 한다. 계곡물 소리가 선계를 흐르듯 퍼진다. 멀리 하얀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백석산이 병풍처럼 사방으로 에워싼다. 회원들의 웃음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임호선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