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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클린마운틴(비대면) - 설악산 주전골 '오색약수 편안길'

  • 웹출고시간2021.07.15 18:00:55
  • 최종수정2021.07.15 18:00:55
ⓒ 함우석 주필
설악산 주전골의 아우라가 굉장하다. 신선계로 든 인간이 갖는 경외감이다. 독특한 모습을 한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현실감 없는 장관에 온 몸이 나른하다. 바위틈에 선 고사목마저 풍경이 된다. 잠깐 다른 세계로 이동한 기분이 든다. 굽이를 돌아 나온 물소리가 청아하다. 시원한 바람이 허파 속까지 들어간다. 푸른 여름 추억의 시간이 만들어진다. 선녀들이 은밀하게 노닐만한 곳에 닿는다. 물론 선녀는 없고 산객들만 웅성거린다. 하얗게 떨어지는 용소폭포가 시원하다. 강하고 묵직한 바람에 머리가 날린다.

[충북일보] 산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큰 기쁨과 행복을 준다. 좋은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들기만 하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우정을 나누는 친구와 함께하면 더 좋다. 웃음을 더 나누니 더 기쁘고 더 행복해진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답사팀이 설악산 주전골을 찾는다. 푸른 여름날 몇 시간을 달려 백두대간을 넘는다. 한여름에 찾은 덕에 한산하다. 폭염 경보를 알리는 문자 메시지가 요란하게 울린다. 개의치 않고 배낭을 꾸린다. 모든 게 쾌청하다.

독주암

ⓒ 함우석 주필
무장애 탐방로 따라 천천히 걷는다. 주전골의 비경이 나타난다. 천혜의 자연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남설악의 대표 비경으로 손색없다. 하늘이 선물한 은혜처럼 아름답다. 기분 좋게 흐르는 물소리를 따른다. 웅장하고 수려한 기암들을 만난다. 녹음 속에서 바위의 참 멋이 드러난다. 거대암석 틈새로 초록이 찬란하다.

척박한 자연에 그림 같은 절경이 이어진다. 데크길을 지나니 녹음이 더 우거진다. 겹겹의 나무가 초록동굴을 만든다. 기암괴석이 조금씩 모습을 보인다. 사방팔방 거대한 바위의 향연이다. 바위 틈 사이에 소나무가 들어찬다. 한 폭 산수화가 여름 계곡을 채운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가 조화롭다.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고래바위교를 건넌다. 고래 모양의 큰 바위가 눈에 띈다. 계곡 물소리가 크지도 작지도 않다. 사색하며 걷기에 좋은 배경 음악이 된다. 차츰 주전골의 깊숙한 품으로 들어선다. 붉은 바위의 색과 형태가 화려하다. 계곡물이 그리는 풍경이 더 멋지다. 물소리가 점점 거칠고 거세진다.

우뚝 선 독주암의 모습이 장관이다. 주전골의 명물로 절경을 자랑한다. 폭포수가 옥빛으로 반짝인다. 현실감 없는 장관에 온 몸을 맡긴다. 물소리가 몸속 허파까지 들어간다. 자연에 맡긴 푸른 여름이 시원하다. 숲 그림자 짙어지니 공기가 한층 더 맑다. 한여름에 찾은 덕에 곳곳이 한산하다. 날카로운 연봉들이 길게 늘어선다.

오색석사 전경

ⓒ 함우석 주필
얼마 지나지 않아 오색석사(성국사) 안내판이 보인다. 오색석에서 분출하는 약수가 있음을 알려준다. 독주봉의 우람한 자태가 들어온다. 길은 사찰 경내를 통해 선녀탕으로 이어진다. 잠시 돌계단을 따라 오른다. 절집을 내려와 주전골의 진경산수를 만난다. 파노라마처럼 끊임없이 이어진다. 설악산수에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독주암의 여름 풍경이 여전히 아름답다. 절경을 한껏 뽐내고 있다. 주위의 비경은 신의 걸작품이다. 보기만 해도 황홀해 심신이 모두 취한다. 옥빛 계곡수를 거대한 화강암반이 받쳐준다. 쪽빛 하늘에 하얀 구름이 장관이다. 진초록 숲이 더해 절묘한 풍광이다. 물소리마저 옥 구르듯 맑다. 인적 뜸하니 그 소리가 곧 노래다.

독주암은 주전골 최고의 비경이다. 정상부는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정도로 좁다. 파란 하늘과 수직 암벽 조화가 걸작이다. 치솟은 바위 하나가 시선을 끈다. 천 길 암벽위에 홀로 솟은 독주암이 단연 압권이다. 선녀들이 타고 오르내린 계단 같다. 독주암에서 내려오는 작은 물줄기가 계곡과 합류한다. 제2약수교를 건넌다.

선녀탕

ⓒ 함우석 주필
걷는 이들의 소망을 담은 돌탑이 보인다. 돌을 올린 사람들의 소망이 쌓여 있다. 선녀탕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소(沼)에 담긴 건 그냥 물이 아니다. 선녀들의 수정 옥수(玉水)다. 현실감 없는 장관에 온 몸이 나른하다. 바위틈에 선 고사목마저 풍경이 된다. 잠깐 다른 세계로 이동한 기분이 든다. 강하고 묵직한 바람이 분다. 선녀탕과 선녀교를 뒤로 하고 길을 간다. 전망대교에 닿는다.·또 하나의 비경을 만난다. 우뚝 솟은 봉우리와 암벽들이 장관이다. 구름이 시시각각 흘러가며 모습을 바꾼다. 태양의 기울기에 따라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굽이를 돌아 나온 물소리가 청아하다. 시원한 바람이 허파 속까지 들어간다. 푸른 추억의 시간이 만들어진다.

금강문을 지난다. 한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듯한 좁은 공간이다. 자세히 보면 큰 돌과 지지대 역할을 하는 작은 돌이 교차한다. 드디어 흘림골 삼거리다. 등선대로 가는 길이 막혀 있다. 경고판이 위험을 알린다. 지난 2016년 7월 25일부터 통제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용소(龍沼)폭포 삼거리를 지난다. 출렁다리를 건넌다.
ⓒ 함우석 주필
드디어 주전골 최고의 풍경에 닿는다. 숨어 있던 용소폭포가 나타난다.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천년을 살아온 이무기 암수의 슬픈 전설을 듣는다. 자태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우렁찬 소리에 주변 산객이 움찔한다. 하얀 물줄기와 푸른 소(沼)가 조화롭다. 바위에 채색된 붉은 색깔이 정말 아름답다.

흩어진 물보라가 시원함을 전한다. 눈길 걸음 닿는 곳마다 비경 절경이다. 폭포에 떨어지는 흰 물줄기가 신비롭다. 흰 비늘의 이무기가 허공으로 오르는 것 같다. 폭포 아래 푸른 소는 정신을 얼떨떨하게 한다. 계곡바닥이 훤하게 보이는 에메랄드빛이다. 마음껏 쳐다보고 또 본다. 여전히 변치 않는 그림 같은 비경이다.

마침내 용소폭포를 떠난다. 흘림골로 가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또 누른다. 마음을 가다듬고 내려선다. 선녀탕과 독주암을 다시 들여다본다. 비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성국사 경내에서 두 손을 모은다. 주전골이 아련하게 흘러간다. 옥빛 물이 너럭바위를 타고 흐른다. 물결이 바람타고 나풀대는 명주옷 닮는다.

주전골은 병풍처럼 이어진 여름 설악의 결정체다. 오래도록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사진으로 남기고 마음속에 간직한다. 하늘에서 쏟아내는 물줄기가 장쾌하다. 그 물을 아담한 소(沼)가 넉넉히 받아낸다. 여름날의 주전골이 삶을 알려준다. 제멋대로 거친 바위가 젊은 날을 웅변한다. 푸르른 녹음이 삶의 중심을 알린다.
주전골을 내려오면서 새소리와 물소리를 다시 듣는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내게 잠깐 쉼을 경고한다. '잠깐 멈춰 쉬어가라'고 권한다. '아직 남은 푸른 한때를 즐겨보라'고 말을 건넨다. 가사를 지은 송강의 마음을 헤아린다. 크고 작은 소와 담, 폭포가 이어진다. 주전골의 운치와 풍경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

푸른 물색 하나로도 충분히 화려하다. 올 가을 울긋불긋 물든 주전골 단풍을 다시 만나러 오리라. 송강의 장진주사를 한 번 읊어보리라.

<취재후기>왜 주전골인가

설악산은 누가 뭐래도 국내 제일이다. 골계미를 자랑하는 바위산이다. 독특한 형상의 바위들이 산 전체다. 주전골의 상징 역시 기암괴석이다. 맑은 물과 어울려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다른 계곡 바윗돌과는 분명히 다르다. 주전골을 빛내는 주인공이다.

오색약수도 계곡의 너럭바위를 뚫고 나온다. 두 개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온다. 계곡과 구별되지 않는 바위구조다. 주전골의 상징이다. 비가 많이 오면 계곡물에 잠긴다. 지난 2006년 비가 많이 와 훼손됐다. 2011년 천연기념물 제529호로 지정됐다.

물맛은 살짝 비릿하다. 입안을 톡 쏘는 탄산수로 알칼리성이다. 김빠진 사이다 맛과 비슷하다. 반석에서 용출하는 물줄기에서 나온다. 1500년 쯤 성국사(오색석사)의 승려가 발견했다고 한다. 철분을 다량 함유한 건강 약수로 인정받고 있다.

약수교를 건너니 오색약수가 보인다. 계곡 건너에 주전골 자연관찰로가 있다. 자연관찰로는 3.2km다. 왕복 2시간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오색약수 편한길'이다.·오롯이 주전골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주전골 이름은 설화에서 유래한다. 위조 엽전을 만들던 곳이라는 얘기에서 시작한다. 옛날 강원도 관찰사가 해발 920m 한계령을 넘고 있었다. 주전골 입구에 왔을 때 쇠망치 소리가 들려왔다. 관찰사는 하인을 시켜 소리의 사연을 알아보도록 했다.

하인들은 10여 명의 무리가 동굴 속에서 위조 엽전을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이 사실을 보고받은 관찰사는 그 무리를 쫒아내고 동굴을 없애 버렸다. 그 후로 쇠를 부어 만들 주(鑄) 돈 전(錢)을 써서 주전골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주전(鑄錢)의 한자어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지금은 엽전을 만드는 쇳물보다 '불꽃' 단풍으로 더 이름값을 더한다. 물론 사계절 가리지 않고 절경을 자랑한다. 송강(松江) 정철의 관동별곡과 장진주사(將進酒辭)를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송강 정철은 조선왕조 14대 선조(宣祖) 13년(1580년)에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했다. 관동팔경과 전승지를 유람하며 관동지방의 절경을 둘러보고 가사(歌辭)를 지었다. 몇 몇 개는 지금까지도 음주가객들이 즐겨 암송하고 있다. 주전골 탐방로는 약수터탐방지원센터~오색석사(성국사)~독주암~선녀탕~용소폭포~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로 이어진다. 길이는 3.2km로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 특히 가을단풍이 곱고 아름답다.

주전골은 남설악 지구에서 가장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한다. 가을 단풍은 외설악 천불동, 내설악 백담계곡과 함께 설악삼미(雪嶽三美)다. 설악산 단풍 관광코스에서 최고로 손꼽힌다. 옥같이 맑은 물과 기암괴석 사이로 흐른다. 소금강산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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