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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충북일보클린마운틴 -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트레킹(4)

  • 웹출고시간2023.07.16 15:03:46
  • 최종수정2023.07.16 15:03:46

<글 싣는 순서>

1, 알마티 차른계곡

2, 알틴아라샨과 아라쿨패스

3, 제티오구스와 스카즈카

4, 송쿨 호수
ⓒ 함우석주필
너무 좋아 너무 좋아 탄성이 절로 난다. 해발 3천m 송쿨이 설산에 둘러싸인다. 가끔씩 호수에 건너편 설산이 투영된다. 초지에서는 소와 말, 양들이 풀을 뜯는다. 호수근처는 야생화 만발 천혜의 꽃밭이다. 노란색 야생화를 비바람이 훑고 지난다. 시야가 순식간에 노랑 빛으로 가득 찬다. 호수에 물드는 일몰은 또 다른 감동이다. 한밤중엔 불가승수 은하수가 반짝인다. 밤하늘의 황홀함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아침이면 설산의 새하얀 이마가 빛난다.

[충북일보] 헤밍웨이가 극찬한 중앙아시아로 간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서 여행을 시작한다. 이어 키르기스스탄 여러 곳을 탐방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맛본다. 허나 처음 간 지역에선 누구나 긴장한다. 여행을 많이 해본 베테랑도 다르지 않다. 처음 여행지에선 그저 초보자일 뿐이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느끼는 떨림이 좋다. 내 여행의 시작과 끝은 비교적 단순하다. 시작은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공항이다. 마무리는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다.
◇자연과 하나 되는 송쿨 호수

하늘 아래 첫 동네 송쿨 호수로 달려간다. 그러나 찾아가는 길이 험난하고 고되다. 결코 아무나 찾아가기 쉬운 곳은 아니다. 물론 어렵게 도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호수 주변에선 말들이 모여 풀을 뜯는다. 호수평원엔 노란색 야생화가 만발한다. 파란 호수와 하얀 설산이 빅 매치를 한다. 해발 3000m서 유목체험도 재미있다.

아침 먹고 해발 3016m 송쿨로 향한다. 이시쿨 호수 수평선에서 태양이 솟는다. 송쿨 호수 가는 내내 이식쿨과 함께 한다. 호수색이 동해의 쪽빛 바다를 연출한다. 풍부한 일조량에 따라 호수색이 변한다. 이시쿨 호수 끼고 두 시간쯤 달린 듯하다. 도로 포장 공사로 먼지가 시야를 가린다. 이시쿨이 점점 더 시야에서 멀어져간다.

주변에 물 있으면 농토, 없으면 사막이다. 이식쿨주에서 나린스카야주로 바뀐다. 사막 황무지를 지나 산속으로 파고든다. 코치코르(Kochkor)라는 마을을 지난다. 송쿨 호수로 가는 중간에 만난 마을이다. 여기서 들른 식당의 음식 맛이 일품이다. 국내 여느 식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사막을 건너 마주한 오아시스 공간이다.

반주로 보드카를 만신 뒤 시장을 들른다. 수박 체리 사과 등 만찬거리를 준비한다. 다시 한참을 달려 고갯마루에 올라선다. 천산의 속살을 천천히 카메라에 담는다. 자연풍경의 경이로움을 새삼 깨닫는다. 최소한 송쿨 진입로까지는 길이 괜찮다. 그러나 산정으로 갈수록 스릴러물이다. 6월 중순인데도 녹지 않은 빙하가 많다.

호수 가는 길 빙하

송쿨은 아름다운 키르기스스탄 호수다. 그러나 여행자가 그리 많은 곳은 아니다. 누구든 찾아가는 길이 어렵기 때문이다. 비슈케크든 카라콜이든 그리 쉽지 않다. 코치코르까지 와도 버스 이용이 힘들다. 대중교통이 없어 대부분 히치하이크다. 바로 호수로 가는 차량을 얻어 타야 한다. 모험적 여정이긴 해도 불가능하진 않다.

하지만 송쿨에 가려면 고산준령이 많다. 험준한 산을 따라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경사도 높은 도로는 오금을 마비시킨다. 천만다행 위태로운 산길을 잘 넘어 간다. 6월에도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위험하다. 때때로 여행이 공포체험이 되기도 한다. 위험하고 고달파도 보상은 언제나 좋다. 곳곳에서 아름다운 뷰를 만끽할 수 있다.

호숫가 유르트 마을

정상석 아래 저 멀리 송쿨 호수가 보인다. 구비 구비 구절양장 거쳐 마지막 고개다. 일행을 태운 차가 해발 3440m를 넘는다. 무려 7시간 40분 송쿨 호수에 도착한다. 가장 먼저 여러 채의 유르트가 보인다. 유목민들이 쓰는 이동식 전통가옥이다. 나무구조물 위에 하얀 천을 덮어 만든다. 들어가 보니 몽고 겔과 다른 듯 비슷하다.

올 때까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다. 여행자에게 이색 문화체험을 제공한다. 유르트 현지 식 만찬은 감동을 자아낸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은 거의 특권이다. 여행 동지들과 음주와 수다는 잊을 없다. 호수 주변 걷기는 그 자체로도 훌륭하다.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은 호수가 빛난다. 많고 많은 산정 호수 중 단연코 으뜸이다.
하얀 설산 품은 호수 유혹은 치명적이다. 첫 인상이 아늑하고 무척이나 아름답다. 순식간 자석처럼 끌려 풍덩 몸을 적신다. 머리를 감고 호수에 내 마음을 비춰본다. 만년설 녹은 물 기운 받아 황홀감을 느낀다. 호수 밖 노란 야생화가 혼을 쏙 빼놓는다. 목초지에서 풀을 뜯는 가축도 볼 수 있다. 하늘 아래 첫 호수라는 이름에 정이 간다.

송쿨호수 숙박은 이번 여행의 기적이다. 밤이 되면 호수에 뜬 달이 시상을 부른다. 차가워진 호수 물에 잠시 알몸을 담근다. 세속 물에 더러워진 내 자신을 비워본다. 찌든 영혼이 순수함으로 가득 채워진다. 송쿨에서 알몸 목욕은 덤이 아닌 백미다. 툰드라 지형서 마주하는 최고 선물이다. 유난히 반짝이는 밤하늘 별들은 기쁨이다.

여행 고수는 대개 여행 시기를 중시한다. 여행지 매력을 100% 즐기기 위해서다. 반드시 송쿨 호수에 가야 할 이유는 많다.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 1년 중 여름 3개월에만 들어갈 수 있다. 6월부터 8월까지만 제대로 볼 수 있다. 여행의 질적 측면에서 보면 천지 차이다. 가느냐 마느냐를 놓고 따질 일이 아니다.

키르기스스탄 송쿨 호수도 다르지 않다. 호수가 얼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송쿨은 천산산맥 만년설이 녹아 만든다. 평탄초지가 여유로운 풍경을 선물한다. 삐쭉삐쭉 자란 풀을 바람이 훑고 지난다. 고원의 바람이 키 작은 풀을 흔들어댄다. 밤하늘의 별은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다. 물론 고산증도 염려하며 여행해야 한다.
길들여진 말을 타고 호수 주변을 거닌다. 푸른 하늘과 눈부신 호수를 천천히 본다. 초록 무성한 목초지와 꽃밭을 둘러본다. 초원을 달리던 유목민의 느낌을 갖는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호수 빛깔이 맑다. 투명하기 그지없어 마치 수정과도 같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기분이다. 세속에 지쳐 엉클어진 마음이 바로 선다.

초원의 길은 거대한 꽃밭을 가로지른다. 녹색이 모든 화려한 색을 지우고 지킨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색으로만 채운다. 초록의 벌판에서 양과 말이 풀을 뜯는다. 수줍은 들꽃 무리가 여름 풍경을 만든다. 커다란 꽃송이들이 여행객을 유혹한다. 애매한 계절경계가 확연하게 구분된다. 넓게 퍼진 초원을 바라보며 상상을 한다.

여름은 유목민들에게 풍요의 계절이다. 초원에 유르트를 치고 유목 생활을 한다. 양과 말, 소들이 살찌는 영양의 계절이다. 길고 혹독해질 겨울을 대비하는 시기다. 설산의 눈부신 이마가 눈부시게 빛난다. 유르트 난로에 소똥을 넣고 불을 지핀다. 주인 없는 많은 별들의 속삭임이 정겹다. 곧 쏟아질 것 같은 별을 헤며 잠을 청한다.

유르트 내 공기순환창

맑은 공기에 잘 마른 소똥엔 냄새가 없다. 긴긴 밤 동안 유르트를 따뜻하게 데운다. 어디에서나 눈 돌리면 설산이 도열한다. 수평의 공간에 수직의 배치가 뛰어나다. 광활하고 완만한 수평의 선도 이어진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말 타기 체험을 한다. 말안장에 올라타 초원 따라 한 바퀴 돈다.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를 더 만들어 간다.

이름 모를 야생화

황량한 땅의 계곡에는 만년설이 흐른다. 녹은 물이 굽이굽이 흘러 초지를 이룬다. 양 염소 야크 목동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절로 감탄한다. 말안장 위에 앉아 무거운 마음을 비운다. 호수와 하늘의 경계선은 과연 어디일까. 야생화 풍경에 눈을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심장 뛰면서 셔터 누르는 손길이 바쁘다.

도심을 벗어나니 들판 색감이 생소하다. 구름과 호수 끝 사이로 선 하나가 지난다. 너무나 아름다운 호수 빛을 품에 안는다. 아침 식사를 하기 전 호숫가를 돌아본다. 시원한 바람이 스치는 느낌이 너무 좋다. 먼 비슈케크로 장거리 이동을 준비한다. 자연과 인간이 하는 되는 송쿨을 그린다. 송쿨 호수의 아름다움을 적어내려 간다.

안녕~ 송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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