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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클린마운틴(여름특선) - 지리산 노고단에서 피아골까지

  • 웹출고시간2022.08.04 17:42:26
  • 최종수정2022.08.04 17:42:26

한 여름 지리산 노고단 풍경이 시원하다. 진한 여름 향으로 산객들을 불러 모은다. 초록빛에 저절로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야트막한 숲에서 꾀꼬리 소리가 들린다. 나뭇가지 사이로 노란빛 황조가 보인다. 노고단 정상에 서서 사방을 내려다본다. 멀리 반야봉과 천왕봉이 구름 속을 오간다. 발아래 들꽃들이 진초록 속에서 빛난다. 녹음의 깊이가 여느 때와 다른 감동을 준다.

ⓒ 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한여름의 태양이 뜨겁다. 지리산을 다시 찾는다. 녹음이 가득 차 시원하고 청량하다. 천천히 오랫동안 걷는다. 노고단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좋다. 해발고도 1507m에 여름 야생화가 피기 시작한다. 보랏빛 모싯대에 물방물이 매달린다.

피아골엔 울창한 숲과 거대한 바위들이 빼곡하다. 맑은 옥수 흐르고 산새들의 소리가 즐겁다. 역대급 가뭄에도 결코 마르는 일이 없다. 비 온 날에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쉼 없이 흘러 엄천강, 경호강, 덕천강, 섬진강이 된다.

깊은 산 계곡마다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물소리만으로 한낮 더위가 가시는 공간이다. 맑은 소리에 귓속까지 시원해진다. 발을 담그면 몸속 깊은 데까지 서늘하다. 일분도 채 안 돼 뼛속까지 오들거린다. 산이 높은 만큼 골마다 물길이 깊다.

지리산은 명실상부 국내 1호 국립공원이다. 올해가 국립공원 지정 55주년이다. 세계적인 명산으로 거듭나도록 도와야 한다. 항노화 힐링 컨트리로 손색없게 관리해야 한다.

<노고단, 구름 위의 꽃밭에서 노닐다>
ⓒ 함우석 주필
오늘의 들머리는 성삼재 휴게소다. 가는 길이 넓고 완만해 걷기 편하다. 길가에 야생화 공간도 조성돼 있다. 쉬면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고단 정상엔 노고할매 탑이 있다. 늙은 시어머니를 기리는 돌탑이다. 탐방예약제를 한 지 30년이 지났다. 노고단은 이제 구름 위의 꽃밭이다.

천상정원 지리산 노고단에 오른다. 패랭이꽃과 원추리가 활짝 반긴다. 비비추도 산객을 반갑게도 맞는다. 짙푸른 풀밭이 형형색색 물결이다. 노고단 아래는 산수국이 한창이다. 동자꽃과 둥근이질풀이 함께 한다. 말나리와 모싯대도 청초하게 핀다. 바람에 흔들리며 산객을 유혹한다.

더운 여름날 풀내 진동하는 산야다. 산꽃 감상에 몸이 저절로 치유된다. 산수국이 토양 성질에 따라 변한다. 노루오줌꽃에서 오줌 냄새가 난다. 동자꽃이 동자승의 전설을 전한다. 슬프고 아련하고 고운 이야기이다. 초록 속에 다양한 색을 풀어놓는다. 무심히 지나치면 잘 보이지 않는다.
ⓒ 함우석 주필
노고단이 자연복원 성지로 바뀐다. 생태계가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다. 자연 복원력과 사람의 정성 덕이다. 정상 일원은 고산지대의 화원이다. 전망대에 서면 종주능선이 훤하다. 섬진강과 구례평야까지 펼쳐진다. 무수한 산과 구름, 들판이 장관이다. 자연과 사람이 만든 재창조물이다.

산봉우리들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높고 낮은 수십개가 굽이치며 간다. 산의 실루엣을 부드럽게 펼쳐낸다. 엄마 품속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다. 이름만 들어도 보석 같은 느낌이다. 산 빛깔과 향기가 그대로 묻어난다. 비온 뒤 계곡과 폭포는 더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더해 주는데 한 몫 한다.

노고단을 지나 능선을 따라 걷는다. 바람이 산자락을 거슬러 올라온다. 원추리 무리가 산등성을 치장한다. 한낮의 햇살을 깊숙이 끌어안는다.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낸다. 피아골 삼거리에서 슬쩍 내려선다. 사방에 바람도 없고 햇볕도 강하다. 땀을 흘리며 가파른 길을 내려선다.

천왕봉으로 가는 길은 수없이 많다. 거림골 물길 따라가는 길은 예쁘다. 한 서린 의신길은 옛 일을 떠올린다. 피아골 붉은 길은 단풍을 추억한다. 성삼재 노고단길은 함께 걷기 좋다. 뱀사골은 야생화와 오르는 길이다. 백무동 하동 바위서 가는 길도 좋다. 칠선계곡에선 신선처럼 갈 수 있다.
ⓒ 함우석 주필
화엄사에서 노고단으로 뻗어간다. 동쪽으로 첫 주능선이 임걸령이다. 화개재 연하천 벽소령이 이어진다. 세석고원 장터목 천왕봉을 잇는다. 긴 척추 마디마디에 봉우리가 있다. 형제봉 칠선봉 촛대봉이 우뚝하다. 삼신봉 영신봉 제석봉이 강림한다. 신선처럼 우뚝우뚝 솟아 굽어본다.

숲과 계곡들이 쉼도 없이 상생한다. 임걸령샘 총각샘 선비샘이 솟는다. 세석샘 천왕샘 맑은 물은 달고 달다. 쉼 없이 솟아나 긴 종주길 생명수다. 물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지리산이다. 계곡 지류마다 수림 창창 풍요롭다. 장대 폭포와 옥빛 담소들이 넘친다. 웅장한 물줄기가 속세를 잊게 한다.

다른 산과 비교를 절대로 거부한다.·녹음이 우거진 풍광 역시 아름답다. 여름 최고의 계곡피서를 선사한다. 그중 으뜸의 피서지는 피아골이다. 임걸령에서 직전마을로 흘러간다. 골골마다 울창한 원시림을 이룬다. 집채만 한 바위도 함께 어우러진다. 소와 담의 속을 헤아리기 쉽지 않다.

<피아골, 산소음이온에 몸이 가뿐하다>

피아골 걷기는 가을보다 여름이 좋다. 삼홍 물보다 초록 물드는 여름이 좋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시원하다. 피아골은 반야봉에서 연곡사에 이른다. 여름 활엽수가 가을 단풍만큼 화려하다. 이즈음 피아골은 단풍나무 초록이 절정이다. 이파리 끝에서 푸른색이 뚝뚝 떨어진다. 최근 내린 비로 물줄기가 굵고 우렁차다. 맑은 물색과 초록의 숲이 청량감을 더한다.

ⓒ 함우석 주필
반야봉에서 모인 물이 흘러내린다. 노고단에서도 물줄기가 모여든다. 피아골 대피소 부근에서 합류한다. 연곡사까지 길게 줄지어 이어진다. 원시림과 맑은 물이 잘 어우러진다. 폭포와 담소가 절경을 만들어낸다. 가을이면 산도 붉고 물도 붉어진다. 사람도 붉어져 삼홍의 명소가 된다.

오래된 추억을 찾아 한 곳으로 간다. 무심코 지나쳤던 옛 일들을 살핀다. 피아골에 시원한 물줄기가 흐른다. 피우고 자라고 갈아입고 견뎌낸다. 초록과 물빛 사이 풍경이 청량하다. 새소리와 꽃향기가 겹쳐 아름답다. 흙길의 감촉까지 더해져 그윽하다. 여름 지리산 피아골이 꼭 그러하다.

여름이 절정의 고갯마루를 넘는다. 해마다 여름이면 녹음 사태가 난다. 나뭇가지에 초록이 휘어지게 핀다. 큼직한 단풍나무가 하늘을 가린다. 여름의 깊숙한 곳을 오롯이 감싼다. 한적하게 즐기는 최고의 휴헐처다. 첩첩의 산자락 그림자는 수묵화다. 한지 묵처럼 번지며 정취를 보탠다.
ⓒ 함우석 주필
아침이면 몽환의 풍경과 조우한다. 흰둔봉이 온통 흰 구름에 휘감긴다. 막 떠오른 햇살을 받아 황금빛이다. 안개 번져가는 모습이 회화적이다. 바위 흰 사면이 여인의 둔부와 같다. 산허리를 감아 아래쪽으로 흐른다. 활엽수들이 녹음의 바다를 만든다. 질감이며 채도가 지리산 으뜸이다.

부드러운 내리막길에 몸을 맡긴다. 목적지에 닿기 위한 걸음이 아니다. 걷는 순간 자체를 즐기는 길 걷기다. 그 때 비로소 눈앞의 행복을 즐긴다. 미처 세지 못할 아름다움이 깃든다. 가장 빼어난 시간 최고의 풍경이다. 흘러내리는 맑은 계류를 바라본다. 계곡 물이 화살처럼 빨리 흘러간다.

한 여름 삼복더위가 맹위를 떨친다. 피서가 왜 필요한지를 실감케 한다. 장맛비가 오락가락 지속돼 습하다. 온통 찜통처럼 달궈지는 느낌이다. 시원한 폭포수에서 물맞이를 한다. 장쾌한 물줄기가 짜릿한 매력이다. 산소음이온이 몸을 가뿐하게 한다. 마음에 영양 주는 공기 비타민이다.
ⓒ 함우석 주필
머리맡에 개울물 소리가 요란하다. 모든 소리 묻어버릴 기세로 흐른다. 골짜기 느낌과 기운이 확 달라진다. 우뚝 솟은 바위가 잇따라 등장한다. 그 뒤로 수려한 물줄기가 떨어진다. 위아래 크고 작은 폭포가 펼쳐진다. 위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빼어나다. 굽이굽이 물길이 아름다운 산수다.

숲길 지나 내려서면 소가 나온다. 폭포에서 떨어진 물줄기가 모인다. 한여름의 눅눅한 열기를 식혀준다. 구계폭포로 나서는 길이 호젓하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동행을 한다.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을 더한다. 계곡 물의 향연이 무더위를 식힌다. 삼색 삼홍소를 지나 계곡을 떠난다.

심산유곡을 흐르는 계곡수가 차다. 30초 이상 발을 담그기가 어렵다. 그 만큼 계곡 물이 차갑고 깨끗하다. 마음의 때까지 씻어내는 공간이다. 기암괴석 새로 폭포수가 쏟아진다. 주변에 이끼류와 돌단풍이 자란다. 소나무도 있어 멋진 경관을 만든다. 섬진강을 향해 급류를 이뤄 나간다.

지리산은 대한민국인의 영혼이다. 언제나 함께 살아갈 자연공간이다. 대대손손 고운 얼이 이어져야 한다. 한 번 파괴된 자연 복원은 쉽지 않다. 쉽게 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노고단 풍경이 주는 귀한 교훈이다. 피아골 물과 나무가 알리는 경구다. 지리산은 태초 모습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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