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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8.29 15:12:54
  • 최종수정2024.08.29 15:12:54

글 싣는 순서

1.산트마우리시 국립공원, 픽 뒤 미디 전망대, 비뉴말 계곡
2.가바르니 폭포, 오르데사 협곡
3.아네토산, 몬트레베이 협곡
피레네의 진짜 얼굴은 원형 빙하분지다. 가바르니 폭포는 맑은 짜릿함 그 자체다. 마을에서 남쪽으로 4km쯤 걸어간다. 빅토르 위고가 찬양한 폭포가 웅장하다. 산이면서 성곽인 천연의 콜로세움이다. 빙하가 깎아낸 암벽이 하늘로 치솟는다. 암벽 중간 중간에 단구 3개가 선명하다. 깎아지른 단구면이 얼음벼랑과 닿는다. 그 위 능선이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이다. 가바르니는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이다. 우묵이 들어간 계곡이 압도적 풍경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을 느낀다. 빙하 녹은 물이 450m 높이서 떨어진다.
[충북일보] 피레네산맥은 스페인·프랑스 접경이다. 유럽에선 고급 휴양지로 정평이 나 있다. 아직 한국인에게는 낯선 여행 공간이다. 지중해와 대서양 사이 430㎞를 잇는다. 여름엔 자연호수가 2천500개를 넘는다. 호수 따라 하는 트레킹과 하이킹도 좋다. 그만큼 잘 보전된 환경이 산객을 반긴다. 수많은 야생 동식물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피레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산의 신이다. 트레킹 마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스페인과 프랑스서 모두 방문할 수 있다. 거대 암봉과 설산이 대표적인 풍경이다. 여름이면 아름다운 야생화가 아름답다. 초록으로 가득한 초원은 그저 신비롭다. 시원한 계곡과 호수는 낙원을 선물한다. 지상의 색깔로는 짓기 어려운 물빛이다.

가바르니 폭포 앞 호텔.

ⓒ 함우석주필
가바르니 폭포

오전 8시 호텔을 나와 가바르니로 간다. 폭포 쪽으로 갈수록 자꾸 날씨가 흐리다. 협곡 너머 산등성이는 이미 곰탕국이다. 구절양장을 한 시간 넘게 달리고 넘는다. 가바르니에 들자 다시 화창하게 바뀐다. 아침에 흐렸던 날씨가 단번에 맑아진다. 간단한 준비를 마치고 폭포를 향해 간다. 8월 산 공기가 뙤약볕과 달리 상쾌하다.

가바르니는 오트피레네주의 마을이다. 피레네 산맥 중 최대의 빙하권 협곡이다. 수많은 트레커들이 일 년 내내 찾아온다. 발길 모으는 피레네 트레킹의 근거지다. 유럽 자연생태계 대표 공간이기도 하다. 1천500여 종이 넘는 식물이 살고 있다. 50여 종은 오직 가바르니에만 서식한다. 명실상부한 유럽의 자연사 박물관이다.

가바르니는 U자형 협곡이 중심을 이룬다. 여러 계곡이 있고 다양한 동식물이 산다. 식물 분포대 다섯 계층이 걸치기도 한다. 고도에 따라 다섯 종류의 나무들이 산다. 먼저 아지중해, 구릉지대, 저산대가 있다. 위로 가면서 아고산대와 고산대가 있다. 유네스코 세계 복합유산으로 지정됐다. 자연사 박물관이란 말이 정말 어울린다.

가파른 거대 바위산이 모든 걸 압도한다. 계곡과 폭포, 울창한 숲은 장관을 이룬다. 안으로 들수록 더 많은 매력에 빠져든다. 개울이 멀어지면 곧장 석회암 협곡이다. 협곡 너머는 오늘 다시 넘을 스페인이다. 가바르니에는 자연 모습이 그대로 있다. 하늘과 맞닿아 지켜내는 천연자원이다. 직접 거기에 가보면 누구나 느끼게 된다.

가바르니폭포 가는 숲길.

ⓒ 함우석주필
대개는 폭포를 목표로 트레킹에 나선다. 폭포물이 계곡을 좌우 둘로 갈라 흐른다. 계곡 좌측 길을 따라 폭포까지 올라간다. 폭포로 가는 개울가에 노란 꽃들이 많다. 야생화 위로 가바르니 폭포가 우뚝하다. 내려올 때도 같은 탐방로 따라 하산한다. 천천히 걸어 대략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협곡의 모양이 거대한 원형극장과 같다.

한낮 내내 걷기에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 들머리 초입은 개울 흐르는 오솔길이다. 조금 지나면 폭포를 코앞에 두고 걷는다. 면전에서 최고의 폭포와 만나 인사한다. 다양한 뷰포인트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평탄한 흙길과 숲길을 한참 동안 걷는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고원지대에서 걷기다. 한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는 게 좀 다르다.

초원에서처럼 풀 뜯는 양떼도 볼 수 있다. 말과 당나귀는 목가적 풍경을 연출한다. 두 시간여 지나자 호텔 시르크에 닿는다. 레스토랑에서 커피 마시며 폭포를 본다. 폭포는 1500m 높이 암벽 따라 흐른다. 낙차 큰 하얀 물줄기가 절경을 연출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폭포를 자랑한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풍광이다.

450m 높이에서 연신 물이 쏟아진다. 설산에서 녹아내린 물을 다량 쏟아낸다. 신이 만들어낸 한 편의 작품 같은 폭포다. 큰 암벽들이 원을 그리며 폭포를 감싼다. 원형의 야외극장처럼 아래로 우묵하다. 자연의 콜로세움이라 묘사하기도 한다. 원을 그리고 있는 암벽은 서클로 불린다.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이다.

오후에 다시 굽이굽이 피레네를 넘는다. 산맥을 넘자 또 다른 별천지가 펼쳐진다. 하얀 구름 떼가 아래 협곡을 가득 메운다. 장엄한 자연풍광을 버스로 즐기며 간다. 피레네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아름답다. 자연 풍광을 즐겨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치 천상의 공간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프랑스의 국경을 지나 다시 스페인이다.

몬테페르디도 전경.

ⓒ 함우석주필
오르데사협곡

아침 식사를 하고 아인사 호텔을 나온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날씨를 알린다. 오전 8시 아인사 마을 호텔을 출발한다. 9시 30분께 토를라 마을에서 환승한다. 셔틀버스 이동 주변이 정말로 아름답다. 가는 길 주변에 캠핑족 여럿이 눈에 띈다. 촘촘하게 들어선 침엽수림이 건강하다. 오르데사 장거리 트레킹의 첫 분위기다.

오르데사는 스페인서 가장 긴 협곡이다. 피레네 지역에서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몬테페르디도의 풍경은 정말 경이롭다. 3355m 높이에서 협곡과 어우러진다. 협곡 옆으로 구불구불한 길이 연속된다. 말꼬리 폭포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다. 왕복 19.8km, 대략 7 시간이 소요된다. 조금 긴 코스지만 정비가 잘 돼 안전하다.

침엽수 터널을 지나니 트레킹 들머리다. 피레네서 가장 아름다운 산중 마을이다. 숲 그늘을 따라 조금만 가면 갈림길이다. 활력이 넘치는 젊은이들이 인상적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부모들도 보기 좋다. 녹음이 가득한 자작나무숲을 통과한다. 협곡의 안으로 들수록 특이한 풍경이다. 몇 개의 우람한 폭포 소리가 꽤 웅장하다.

오르데사협곡 말꼬리 폭포.

ⓒ 함우석주필
거대한 규모의 오르데사 협곡과 만난다. 오르데사 협곡과 페르디도 산의 조우다. 트레킹 시작 고도가 1303m로 꽤 높다. 위로 갈수록 경이로운 풍경이 찬란하다. 지질학적 특성이 만든 폭포가 나타난다. 페르디도 산 아래에 말꼬리 폭포가 있다. 푸른 초원과 웅장한 협곡이 힘을 합친다. 가장 대중적인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다.

길은 널찍한 흙길과 계단길이 교차한다. 경사도 낮아서 걷기에 별 어려움이 없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인기 있다.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의 사람들도 많다. 남녀노소 누구나 갈 수 있는 일반 코스다. 말꼬리 폭포는 오르데사의 상징과 같다. 대표 풍경 중 하나로 주변 풍경이 최고다.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풍광을 연출한다.

다양한 풍광으로 지겨울 틈이 정말 없다. 일단 계곡의 웅장미가 모든 걸 압도한다. 풍부한 수량이 웅장한 폭포를 길러낸다. 기암절벽과 숲길은 보완재로 최상이다. 페르디도 산은 마지막에 탄성을 부른다. 산 아래 평원의 즐거움은 아주 큰 덤이다. 일석이조의 아름다운 걷기여행 길이다. 스페인서 피레네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길 상태도 너무 좋아 걷는 내내 상쾌하다. 아름다움도 결코 떨어진다고 할 수 없다. 돌로미테 알프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비슷하긴 해도 다른 웅장함을 갖고 있다. 돌로미테에 없는 거대한 찬란함이 있다. 리프트나 곤돌라 시설이 부족한 건 맞다. 그러다 보니 주로 두 발에 의지해 걷는다. 대자연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알맞다.

오르데사협곡 전경.

ⓒ 함우석주필
폭포 축에도 못 드는 작은 폭포를 지난다. 처음 만난 폭포는 카스카다 아리파스다. 두 번째의 폭포는 동굴폭포로 근사하다. 가던 길에서 살짝 우회해야만 볼 수 있다. 바로 위쪽에는 또 다른 폭포가 웅장하다. 폭포 지나 조금 가면 다시 숲길이 나온다. 숲속 나무들마다 녹색의 여름 색을 띤다. 소아소 계단 폭포 부근 계단길을 지난다.

여기서부터는 고산의 거대함이 지배한다. 예쁜 돌길이 나타나고 협곡의 넓어진다. 파란 하늘 아래 페르디도 산이 우뚝하다. 뭉개구름 속에 드러낸 모습이 장쾌하다. 넓은 빙하 협곡 속에 대 평원이 펼쳐진다. 함께 한 이들이 모두 감탄사를 연발한다. 암벽 사이로 가느다란 폭포도 운치 있다. 폭포가 수도 없이 암벽을 따라 떨어진다.

산양들이 벌판과 바위 위를 뛰어다닌다. 드디어 목적지인 말꼬리 폭포에 닿는다. 여기서 위로 조금만 더 가면 전망대다. 석벽을 따라난 길로 내려갈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고 하산을 서두른다. 지금까지 감상만으로 너무 만족스럽다. 7시간 동안 맛본 세상은 천상의 세계다. 3000m 산정에서 만난 화양동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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