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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클린마운틴 - 전북 고창 질마재길 4구간 선운산 보은길(소금길)

  • 웹출고시간2023.05.25 16:52:26
  • 최종수정2023.05.25 16:52:26

5월 승자는 여전히 싱그러운 녹색이다. 하얀 꽃잎들이 뿔뿔이 흩어진지 오래다. 대신 진초록 활엽수들이 어깨를 비벼댄다. 어떤 놈은 바람을 뒷배 삼아 거들먹인다. 길을 따라 갈수록 녹음 풍경이 짙어진다. 선운사 도솔천 옆 숲길이 찬란히 빛난다. 형형색색 꽃 연등이 바람 따라 흔들린다. 절집으로 향하는 길에 녹향이 가득하다. 한소끔 스친 바람에 진한 차향이 풍긴다. 차향 물결이 삶에 찌든 마음을 정화한다. 향긋한 초록의 내음이 코끝을 스쳐간다. 오늘도 쉴

ⓒ 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선운사를 찾는다. 산사의 시간이 속세 시간과 다르게 흐른다. 연분홍의 진달래 꽃잎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연둣빛 물감마저 어느새 초록으로 바뀐다. 아침이면 도솔천 안개가 차밭을 휘감는다. 찻잎 한 장이 스님 찻잔 속 향기로 우러난다. 불과 한 달도 안 돼 산속은 정말 딴 세상이다.

선운사 동백꽃잎 터져 떨어진지 오래다. 꽃 소식이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빨랐다. 빨리 뛰는 날쌘 기운이나 기척에 가깝다. 문득 둘러보면 어느 샌가 곁에 다가온다. 강렬해진 햇볕에 푸른 생명이 맥동한다. 초겨울 파종한 보리가 어느새 짙푸르다. 5월 중반 꽃 장관 사라지고 녹색 천지다. 벌써 여름이 시나브로 저기서 다가온다.

질마재길 4구간 시작은 선운사 길이다. 선운사는 동백꽃으로 유명한 절집이다. 4월 말부터 꽃놀이 인파로 북적거린다. 물론 사계절 철마다 아름다워 소란하다. 도솔천 맑은 소리가 지루함을 달래준다.·조용하고 아늑한 절집정취를 전해준다. 주차장에서 선운사까지 제법 먼 거리다. 그 끝에서 조용하게 볕든 절집을 만난다.

선운사 일주문

ⓒ 함우석 주필
일주문이 화려한 다포양식을 보여준다. 모양이 겹처마 맞배지붕으로 육중하다. 처마 아래 도솔산선운사현판이 걸린다. 봄의 신록이 유명한 선운사 첫 산문이다. 완연한 봄날 절정에 이른 초록이 빛난다. 늘 푸른 금강소나무는 언제나 찬란하다. 뒤바뀌는 색채에서 시간무상을 느낀다. 선운사에서 오솔길 따라 산으로 향한다.

빛바랜 천왕문과 만세루가 고풍스럽다. 두 문 사이로 깨달음 실은 불법이 흐른다. 돌 성벽처럼 견고하게 지켜주는 문이다. 가벼이 흔들리는 나무 바라보며 성찰한다. 완성의 과정이니 바람을 탓할 수야 없다. 눈을 드니 저만치 여름의 초록이 보인다. 천마봉 아래 도솔암이 저 멀리 아득하다. 아직 깊은 산속으로 들지 않아 친숙하다.

도솔천이 선운사를 옆에다 두고 흐른다. 옛날과 다름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름철 초록이 아름다운 선운사 길이다. 가을엔 단풍이 한몫하며 운치를 돋운다. 보드라운 바람을 타고 여유가 찾아든다. 무상하기에 더 아름다운 세상의 이치다. 새들이 시간을 다투지 않고 바람을 탄다. 선운사 숲에서 전원교향곡이 들려온다.
ⓒ 함우석 주필
선운사와 도솔암을 잇는 길이 빼어나다. 푸르름이 가득 한 숲길을 따라 걸어간다. 맑은 도솔천 따라 녹음이 푸르게 비친다. 길을 걷는 내내 흙길이 많아 발이 편하다. 초록의 나무들이 산객들의 눈길을 끈다. 맑은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한다. 초록 잎 사이로 눈부신 햇살이 내리쬔다. 자연의 선물 숲이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선운사에서 더 깊은 공간으로 들어간다. 선운산의 아름다움을 한꺼번에 만난다. 길게 펼쳐진 녹색의 숲 풍경이 아름답다. 사계절 다른 매력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꽃잎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뜬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은 화룡점정이다. 마음은 벌써 소리재 넘어 바다에 이른다. 산비탈 참나무 숲의 새소리가 아름답다.

참당암에서 소리재로 가는 길을 따른다. 볕뉘가 들어와 숲을 평화롭게 그려낸다. 코끝 찡한 솔바람이 그리움을 풀어낸다. 느티나무와 참나무가 어울려 쾌적하다. 굴참나무가 단정하게 정열하며 도열한다. 제법 잘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문득 고개를 들면 짙은 녹음이 가득 찬다. 걷기에 심심하지 않은 시간이 이어진다.

학원농장 청보리밭

ⓒ 함우석 주필
자연이 보여주는 평화에 소란함이 없다. 나무 사이 여백이 평화로움을 선물한다. 고요하다고 하면 너무 평범해질 것 같다. 걸음마다 떨어지는 햇살에 만족스럽다. 성미 급한 철쭉 꽃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꼼지락거리던 연록이 어느새 진초록이다. 강직한 시골 선비처럼 푸른 얼굴을 한다. 5월 봄날 초록 발걸음이 너무나 빠르다.

능선에 가까워지자 바람이 좀 시원하다. 코끝으로 청량한 공기의 맛이 전해진다. 바람이 천오백년 보은의 역사를 알린다. 옛길 따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한다. 소리재 타고 넘어오는 바닷바람이 짜다. 미당을 키운 질마재의 바람도 느껴본다. 바람에 흩날리던 햇살이 나무를 비춘다. 짙은 녹음 고즈넉한 산길에서 휴식한다.

천상봉과 천마봉 사이로 바람이 지난다. 바람이 뱉어 놓고 간 강력한 향을 맡는다. 녹색의 숲에서 파란 풍경을 고이 즐긴다. 미세먼지 뚫고 선운산 주능선이 터진다. 여전히 고운 초록 잎이 바람에 흔들린다. 모난데 없는 선운이 마루금을 둘러싼다. 산이 탐나도록 아름답고 맑고 깨끗하다. 시원한 바람이 온종일 길옆으로 흐른다.

조망이 열리자 선운산군이 병풍을 친다. 천마봉에서 천상 낙조대까지 훤히 보인다. 반대 쪽개이빨산도 몸 뒤로 삐죽거린다. 기암괴석과 암릉과 소나무가 조화롭다. 녹색과 회색빛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초록이 어디까지 나갔는지 눈으로 본다. 낙조대 너머로 산그리메가 신비롭다. 천마봉 아래 도솔암서 염불 소리가 난다.

용문굴

ⓒ 함우석 주필
소리재 지나 20분 걸으면·도솔암이다. 산새소리와 바람소리가 겹쳐 들려온다. 널찍이 열린 산길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깎아지른 절벽 도솔암이 아슬아슬하다. 암자 떠받친 암벽선 마애불상이 웃는다. 선운산의 주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기암괴석과 암봉 능선이 어울려 멋지다. 잔솔가지에서 나는 향 내음이 진득하다.

용문굴 가는 산길이 고적하고 아름답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첩첩산중 느낌이다.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향이 길게 퍼진다. 화산암들이 거대한 수직 암벽을 이룬다. 실루엣으로만 보아도 바위가 남다르다. 먼발치에서 보는데도 장엄한 모습이다. 둥근 바위돔 형태의 굴이 제법 웅장하다. 야트막하지만 전혀 낮게 보이지 않는다.

깊어가는 5월의 초록향취에 빠져든다. 쉬엄쉬엄 걸으며 주변의 자연을 느낀다. 여유롭게 숲길에서 쉬는 시간을 갖는다. 간혹 나비의 춤사위에 시선을 빼앗긴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콧노래도 불러본다. 용문굴 지나 선운사까지 내쳐 내려간다. 보물을 마주하듯이 초록 풍경을 만난다. 키 작은 풀이 자기 존재를 기필코 알린다.

바람의 말이 금방 다가와 교훈을 전한다. 귀 기울이니 행복하고 의미로 다가온다. 솜털 같은 구름이 깔린 하늘색이 파랗다. 맑은 하늘이 덧없이 공활하니 자유롭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단체사진

ⓒ 함우석 주필

<취재후기>학원농장 보리밭

고창의 학원농장은 지금 초록이 아니다. 5월 마지막 연노랑이 선명함을 더한다.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색감이다. 말갛게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청량하다. 불어오는 실바람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시간이 아늑하고 평화롭게 돌아 흐른다. 작은 원두막을 품은 보리밭이 정갈하다. 한들대는 보리 수염을 한동안 바라본다.

보리밭 사이로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넓고 길게 펼쳐진 연한 색깔이 화려하다. 노란 풍경은 초여름 싱그러운 선물이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의 물결이 장관이다. 실바람 장단에 보리떼가 어깨춤을 춘다. 한들한들 흔들리며 바스락 소리를 낸다. 보리밭 구릉에 이는 물결미가 기막히다. 사람들이 어울려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알알이 박힌 사람들이 꽃처럼 아름답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간다. 보리가 익는 만춘 정취가 초록 못지않다. 보리밭 마루금이 눈의 피로를 풀어 준다. 심리적으로는 안정감과 온화함을 준다. 초록보다 나은 휴식과 위안, 건강을 준다. 상큼하고 시원하며 낙관적인 색감이다. 고요한 평화 성장하는 생명을 의미한다. 5월 중순 보리밭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초록의 지평선이 노랑물결로 넘실댄다. 계절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한다. 한여름 지나면 해바라기 밭으로 바뀐다. 노란 물결이 빠져 나갈 즈음 가을이 온다. 하얀 메밀이 수십만 평 자리를 대신한다. 대지는 온통 하얀 메밀꽃 으로 뒤덮인다. 마치 굵은 왕소금을 흩뿌려 놓은듯하다.

청보리밭 능선 마루 전망대가 포인트다. 싱그러운 초록에 어느새 노란 물이 든다. 장대한 스케일로 넓은 여름을 준비한다. 초록빛 나는 부드러운 구릉이 풍요롭다. 끝 간 데 없이 퍼져 이국적 정취를 풍긴다. 싱그러운 목가적 전원 풍광이 펼쳐진다. 부드러운 보리밭이 길게 구릉을 덮는다. 연노랑이 부려대는 신통력이 대단하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웃는다. 클마님들이 넓은 보리밭 사이를 거닌다. 여기저기서 추억을 남기느라 분주하다. 전망대 쪽으로 타박타박 걸어 들어간다. 보리밭이 파노라마처럼 길게 펼쳐진다. 꽃구경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동으로 온다. 싸목싸목 걸어 마음이 머무는 풍경이다. 5월 중순 보리들판이 빨리도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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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