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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7.14 17:00:44
  • 최종수정2022.07.14 17:00:44

방랑시인 김삿갓이 노래한 화진팔경을 떠올린다. 꽃이 피는 나루, 화진포가 가슴에 호수를 품는다. 화진포호 주위로 금강소나무 숲이 우거진다. 옛 유명인사들의 별장이 숲 사이로 숨어든다. 천연의 순결함과 인공의 예술미가 조화를 이룬다. 눈앞에 펼쳐진 너른 해변이 한없이 아늑해 보인다. 곱디고운 모래가 명사십리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강원도 고성의 화진포(花津浦)로 들어선다. 찾아가는 길이 상쾌하다. 화진포를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꽃나루다. 얼마나 예쁘면 꽃나루라 불렀을까.

강원도는 언제나 여름휴가 1순위였다. 물론 해외여행이 흔해진 요즘은 좀 달라지긴 했다. 그래도 강원도는 늘 추억 속 여름 여행지다. 충북일보클린마운팀 답사팀이 오랜만에 동쪽 바다로 향했다. 그곳에서 기막힌 풍경을 마주한다. 바다와 해변, 솔숲과 호수가 파노라마를 그린다. 왜 이제야 왔을까 조바심이 난다. 푸른 파도와 하얀 백사장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여름 화진포에 꼭 맞는 풍광이다.

차를 세우고 화진포와 만남을 시작한다. 왠지 발끝에서 넘치는 호기심을 느낀다. 넓은 호수와 산봉우리들이 어우러진다. 한 폭의 그림 같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 강원도 고성 8경의 하나임을 증명한다. 민물과 바닷물이 경계 없이 서로 흐른다.

김일성별장.

ⓒ 함우석 주필
화진포 둘레길은 해양박물관이 들머리다. 한 바퀴 도는 코스는 산책길로 그만이다. 허나 뙤약볕에 포기하고 숲길로 바꾼다. 고성 화진포 해발 122m 산을 찾아 간다. 더 극적인 화진경관을 만나기 위해서다. 소나무 숲을 끼고 자연 풍광이 수려하다.

돌기한 해변 산등성에 집 한 채가 있다. 하얀 건물 한 채가 외로이 버티고 서 있다. 6·25 전쟁 이전에는 김일성 별장이었다. 맞은편에는 이승만 대통령 별장이 있다. 분단을 가시화한 상징 같은 두 건물이다. 남북분단 아픈 역사가 상흔으로 남는다.

김일성별장은 산책로 위쪽에 위치한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별장 뷰가 압권이다. 바다 호수를 고르게 볼 수 있는 명당이다. 김일성이 휴양지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지금은 북한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역사안보전시관으로 재 단장돼 사용된다.

별장 2층으로 올라가 창가 쪽으로 간다. 살짝 걸터앉아 바람도 쐬고 바다를 본다. 아까 본 화진포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위로 올라가서 풍경 감상에 빠진다. 김일성별장이 왜 화진포의 성인지 본다. 내려다보는 풍경을 쉽게 말하기 어렵다.

화진포 해변 사랑의 열쇠.

ⓒ 함우석 주필
한쪽엔 화진포해변과 금구도가 보인다. 화진포 호수와 소나무 숲까지 볼 수 있다. 넓고 잔잔한 바다가 바람결에 일렁인다. 맑고 푸른 물결 위로 흰솜구름이 지난다. 한 폭 수채화가 자연의 숨결을 덧칠한다. 배 한 척이 물가에서 외로이 흔들거린다.

맑고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 벌이 만난다. 파란 하늘이 파란 바다와 서로 맞닿는다. 순결한 자연의 드러냄이 너무 아름답다. 빛의 꿈같은 미묘함이 태고의 예술 같다. 길은 더 한적해지고 운치는 더 평화롭다. 화진포는 가슴에 호수를 품은 지형이다.

김일성 별장을 뒤로 하고 계단을 오른다. 울울창창 소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비교적 평탄하고 완만한 길이 계속된다. 소나무숲길을 따라서 삼림욕을 즐긴다. 팔각 정자에서 탁월한 풍경을 조망한다. 푸른 바다를 보며 응봉 정상에 다가선다.

자그마한 정상석이 넉넉하게 기다린다. 화진포 해변과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호수색깔이 여름을 수놓는다. 언뜻 한눈으로 보아도 한 폭의 그림이다. 파란 호수가 파노라마로 길게 이어진다. 화진포호가 색다른 여름 서정을 만든다.

이승만별장

ⓒ 함우석 주필
산과 구름의 조화가 비상하게 아름답다. 산 아래 북호와 남호가 개성을 드러낸다. 초록빛 바다와 푸른 소나무가 어울린다. 하얗게 부서진 파도가 바위에 스러진다. 모래 해변 뒤로 짙푸른 솔숲이 이어진다. 해당화와 소나무가 경쟁하듯 유혹한다.

바다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맞는다. 오지 않을 것 같은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잠시 누워 잠이라도 자고 싶은 심정이다. 날씨 덕에 기분이 좋고 발걸음이 가볍다. 산길 좌우로 솔숲이 삼림욕에 적당하다. 산행이든 여행은 역시 날씨가 한 몫 한다.

화진포에 가면 누구나 시인 묵객이 된다. 그런 공간 속에 이승만 별장이 자리한다. 호반을 감싸는 호젓한 기운이 유유하다. 포구에는 기암괴석들이 신비감을 준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길가 언덕을 오른다. 서른 평도 채 안 되는 단층 슬래브집이다.

화진포에선 사람도 풍경으로 피어난다. 여름 바다 낭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별장이 있는 이유를 아는 건 어렵지 않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누구든 행복하다. 고요한 호수와 운치 있는 바다가 최고다. 어디든 낭만적인 여름 여행을 보장한다.

응봉 정상.

ⓒ 함우석 주필
길이 1.7㎞ 백사장은 끝없이 펼쳐진다. 울창한 송림은 시원한 그늘을 선물한다. 고즈넉함도 화진포 해변의 큰 장점이다. 연인들이 서로 껴안고 거닐기에 딱 좋다. 언제나 마음을 끌어당기는 백사장이다.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묘한 소리를 낸다.

북쪽으로 해안선이 멀리 내려다보인다. 금강산 비로봉과 해금강도 어렴풋하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물색이 훨씬 맑다. 화진포 해수욕장의 바닷물이 새파랗다. 바라보는 눈에 청량함이 물씬 풍겨온다. 파도가 지날 때마다 해금강 소리를 낸다.

해안도로가 거진항과 화진포를 잇는다. 맑고 푸르른 바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파도치는 갯바위 보는 맛이 매혹적이다. 모래가 없는 뒷장해변이 절로 눈에 띈다. 해안 전체가 바위로 바닥이 환히 비친다. 쪽빛 내는 물결은 그야말로 매력적이다.

금구도.

ⓒ 함우석 주필
해안도로 끝이 국내 최대 석호 화진포다. 넓은 갈대밭과 울창한 송림이 빼어나다. 화진포 해변은 TV드라마로 유명하다. 송림 한가운데 지나면 곧바로 해변이다. 하얀 백사장으로 하얀 파도가 밀려온다. 해안선이 완만한 곡선으로 만들어진다.

쪽빛바다 한 가운데의 거북섬이 외롭다. 하얀 파도에 부딪는 금구도가 아름답다. 여름의 해변이 피서 철과 달리 차분하다. 각박한 일상으로부터 해방감을 맛본다. 눈 감고 바람 맞으며 파도소리를 듣는다. 눈앞에 펼쳐진 해변이 한없이 아늑하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곳곳서 배어나온다. 소란스러운 흥겨움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늘이 높아가며 가을하늘을 닮아간다. 고고한 분위기 자랑하는 계절을 닮는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한 호젓한 분위기다. 자유와 사색의 잔잔한 기쁨을 즐겨본다.

울창한 해변송림이 병풍처럼 둘러친다. 붉은 빛으로 미끈하게 뻗은 미인송이다. 수피가 붉거나 노랗게 섞여 곧게 뻗는다. 뒤틀리지 않고 해충에 강한 금강송이다. 해변 백사장이 곱디고운 모래로 덮인다. 명사십리라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취재후기>화진포 풍경

화진포는 한반도의 허리에 해당한다. 수려한 기(氣)가 흠뻑 느껴진다. 바다에선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다. 호수에선 노을이 황금빛으로 부서진다. 천연스러운 소나무 숲은 정말 아름답다.

화진포 해변 건너편이 화진포호다. 화진포호는 거대한 8자형이다. 강 하구와 바다가 맞닿은 곳에 생긴 석호다. 물은 담수와 해수의 중간 성격을 띤다. 강릉 경포호와 속초 영랑호도 모두 석호다. 화진포호는 둘레가 16㎞, 넓이 2.3㎢다. 국내에서 가장 큰 석호다. 호수는 남쪽과 북쪽으로 나뉜다. 남호 주변으로 10㎞에 이르는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갈대밭과 조류 관찰대 등 자연 탐방 지대가 자리한다.

화진포는 고성 현내면 초도리, 죽정리, 거진읍 원당리, 화포리에 걸쳐 있다. 둘레길은 도보로 2시간 30분, 자전거로 50분 정도 소요된다. 높낮이가 심하지 않아 순탄하다. 남녀노소 편안하고 걸을 수 있다. 자전거 여행도 즐길 수 있다. 가족·연인과 상쾌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화진포는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겨울이면 고니(천연기념물 201-1호) 수천 마리가 날아든다. 말 그대로 '백조의 호수'가 된다.

길 중간 중간 습지 4곳을 만난다. 동서남북으로 4개의 습지가 있다. 습지마다 특성이 다르다. 동쪽 금강습지, 서쪽 죽정습지, 남쪽 화포습지, 북쪽 초도습지다. 금강습지는 화진포 관문에 있다. 거진에서 화진포호 쪽으로 가다 보면 만난다. 도로를 따라 진입하면 꽃향기가 가득하다. 희귀식물종·고유종 초화원이 있다. 습지마다 주변 산책로와 조류관찰대가 조성돼 있다. 유영하거나 날아오르는 새들을 볼 수 있다.

화진포호 습지는 지난 2018년 6월 조성됐다. 석호환경 유지, 환경훼손 최소화, 담수·기수환경 개선을 통한 생물서식환경 다변화 유도 등 효과를 위해서다 습지마다 습지관찰데크, 생태습지관찰로, 갈대숲, 정화식물관찰장, 생태교육장 등이 있다. 고성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화진포 역사안보전시관·생태박물관·해양박물관도 운영 중이다. 어디서든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화진포는 고즈넉하다. 호수건, 해변이건, 소나무 숲이건 어디나 고요하다. 소란스러운 흥겨움은 없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한 호젓한 공간이다. 자유와 사색이 주는 잔잔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나를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 찾기에 적당하다. 느릿하게 돌아보기에 좋다. 사람보다 식물과 동물들이 분주하다. 올 여름 휴가를 화진포서 나는 것도 좋겠다. 눈앞에 펼쳐진 너른 해변이 한없이 아늑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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