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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5.22 17:21:53
  • 최종수정2016.05.22 17:22:02

김병규

상당고 교장

TV 뉴스 시청 중에 기자의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기자가 행인에게 봄꽃 활짝 핀 공원에 가족 나들이 온 소감을 묻는데, 그 사람의 대답은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에 나오니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란다. 아니, 경치가 좋은 곳에 와서 기분이 좋으면 좋다고 해야지 '좋은 것 같아요' 라니 기분이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아니면 스스로 생각해도 애매모호하니 잘 모르겠다는 건가. 말하는 사람은 만면에 웃음이 번지고, 옆에 있는 배우자도 분명 미소를 띠고 인터뷰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분명 좋다는 표현을 에둘러 그리 말한 듯싶은데 정작 표현은 '좋은 것 같아요'다. 이렇게 '~같아요! 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자 TV는 물론 블로그나 카페 등 여기저기에서 이런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오늘 날씨가 최고인 것 같아요라는 사람에 '맛있는 것 같아요'라는 온라인 맛집 홍보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편하게 '~같아요' 와 같은 표현을 하고 있으니 그것 참 묘하다.

그런데 아는 신부님도 나와 비슷한 내용의 말씀을 하신다. 가톨릭교회에는 고백성사라 하여 신자들이 스스로의 죄를 살펴 잘못한 내용을 하느님과 신부님께 고하는 제도가 있다. 신자는 고백성사를 보기 전에 자기가 범한 죄에 대하여 충분한 성찰과 반성을 한 연후에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으리란 결심을 하고 고해소에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고해소에 들어온 신자가 분명히 자기의 잘못을 말하고 뉘우치는 말인데도 어찌어찌한 내용이 '잘못인 것 같아요'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이러니 신부님은 얼마나 답답하신고. 자기의 기분이 좋고 나쁨이야 설령 헷갈릴 수 있다고 하자. 신자로서 통회하는 마음으로 죄를 고하는 반성 자리에서조차 자신의 잘잘못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잘못이면 잘못이요, 잘못이 아니면 잘 한 일일진대 잘못인 것 같다고 하면 본인은 물론이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은 판단을 어찌 하란 말인가.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을 충분히 한 뒤에야 자기를 알게 되어, 비로소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공자께서 '유야! 너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논어 위정편)'라고 하신 말씀도 이런 의미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나를 알고 나서야 타인과 사물에 대한 인식이 분명히 생기는 것은 모든 것이 자기 자신의 이해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상은 본대로 존재하는 것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는 것일 게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경으로 거처하며 이치를 궁구하는 자세(居敬窮理)로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악해 알고자(格物致知) 자신을 담금질한 것이다.

신약성경에는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으련만!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버리겠다(요한묵시록 3장 15~16절)'는 구절이 있다. '좋은 것 같아요'와 뜨뜻미지근함을 싫어하는 성경 말씀과 의미가 어느 부분 통한다고 본다.

물론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다. 공부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한다. 아무리 구분이 어려워도 숙맥(菽麥)은 분별할 줄 알아야 시비가 이루어지는데 자기의 감정도 모르고 처한 현상황에 대한 인식도 분별못해서야. 교육의 어려움이 여기에서도 출발한다. 좋으면 좋고 나쁘면 나쁜 거지, 좋은 것 같아요는 피차간 의사 전달이 모호하다. 인간사에서 시시비비를 알고 호불호를 명쾌히 하는 것이 더 좋겠다. 그렇게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배움과 깨달음의 한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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