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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10 14:00:32
  • 최종수정2016.04.10 14:01:02

김병규

상당고 교장

요차불피라는 말은 '좋아서 하는 일은 지치지 않는다!' 뜻으로 후한서 광무제 하편에 나오는 말이다. 등산을 좋아할 때 등에 배낭을 메기만 하면 시간이 나를 위해 정지해 준 듯 느껴졌고, 여행을 시작하면 그 여정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심지어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걷거나 때를 놓쳐 끼니를 거른 탓에 배를 곯으면서도 힘든 줄 모를 뿐이 아니라 힘이 더 나는 듯 여겨지는 마음과 같은 뜻이렷다.

지금은 무릎이 약해져 장시간 등산이 버겁지만 젊었을 때는 산을 무척 좋아하였더랬다. 그 때는 버스에 배낭을 싣고 산에 가고, 산악회 안내로 진행되는 무박산행으로 전국 명산을 누비곤 했다. 겨를이 없어 두 주 이상 산을 못 가면 어김없이 꿈에 산을 보거나 아니면 배낭 꾸리는 꿈을 꿀 정도였다. 어느 가을 단풍이 멋져 보이기에 여느 때와 같이 배낭을 꾸려 가까운 충주 신선봉으로 훌쩍 배낭 가볍게 꾸려 길을 나섰다. 그날따라 다른 등산객들도 없어 정말 호젓하게 새 소리에 바람소리를 들으며 오르다 보니 숨은 차는데 등에 내리는 가을 햇볕이 너무 따사로웠다. 낙엽 소담히 쌓인 양지바른 곳에 잠시 팔베개를 하고 누우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아랗고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는 시원하여 정말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내가 좋으니 누가 말리랴는 생각이 들며 정말 이런 맛에 사람들은 힘들고 위험하다는 고소산행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되나 보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말(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論語, 雍也)도 좋아서 하는 일의 의미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어떤 선생님은 학생들 가르치기가 너무 힘이 든다며 휴직을 고려중이라 하는데 다른 분은 수업을 열심히 하면서도 사이 원격연수도 듣고 방학 중에는 짬을 내어 집합연수로 자기 발전을 도모한다. 그 분의 연수 란을 보면 빡빡이 기록되어 더 이상 칸이 없을 정도이다. 가르치기가 힘이 든다는 분은 아이들이 없으면 선생도 할 만하다 하는 반면에 자기 발전에 열심인 분은 그 와중에 연구회에 가입하여 연구 결과물 생산을 위하여 시간을 쪼개고 있으니 아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학교에 계시던 어느 신부님이 아이들이 온전하면 교사가 무슨 필요 있겠나 하시며, 학생이 있어야 선생이 있고, 제자가 있어야 스승이 있다고 하신 말도 아는 것과 좋아함 그리고 즐김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말씀이다. 아이들이 알아서 공부를 잘 한다면 공부하라 독려하는 선생님이 필요할리는 만무하겠지.

봄꽃이 지천을 이루니 진정 화란춘성(花爛春盛)이요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 그런데 나는 바야흐로 피기 시작하는 꽃을 보며 결실을 떠 올리며 꽃을 대하게 된다. 마무리를 향해 하루가 새로운 이 때 나의 그동안 교직 생활은 어땠는가? 반성을 하게 된다. 선생으로 10년을 근무한 뒤에 학생들이 싫어 지거나 권태로운 느낌이 안 들면 교사로서 잘 사는거라는 선배의 말도 떠 올린다. 정말 잘 근무했나? 아이들에게 가슴을 열고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선생님이었던가? 아이의 힘들다는 사인을 매너리즘에 빠져 무심하게 대하지는 않았던가? 지식 전달에 치우쳐 감성 파악 및 학생의 미래 생활을 위한 안내를 잘 해주었던가. 이모저모를 생각하면 너무 부족하고 아쉬움 많은 선생이었을 뿐. 몽둥이 많이 든 기억만 남으니 원.

남은 시간 잘 해서 어느 선생님처럼 근무 끝나는 날 '이제 더 할 말 없다!'며 홀연히 손 털고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금년 교육청의 사자성어도 요차불피라니 우리 선생님들도 가르침에 몰입하여 진진한 즐거움을 느끼며 학생을 대한다면 같이 기쁘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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