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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해요" 청주 서문교서 극단 선택 막은 청년

주인공 강민우씨, 지난 4일 서문교서 20대 남성 구해
여자친구와 시민 도움 받아 경찰·소방에 인계
극단적 선택 시도자 안심시키며 몸 던져 저지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 건네달라"

  • 웹출고시간2023.10.16 20:29:55
  • 최종수정2023.10.16 20:29:55

강민우(25)씨가 청주 서문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올라갔던 곳을 가리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청주 서문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20대 남성을 같은 또래의 한 청년이 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주인공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거주하는 강민우(25)씨.

강 씨는 지난 4일 오후 7시 20분께 여자친구와 함께 서문교를 지나다 다리 난간 위로 올라가려는 20대 남성 A씨를 발견하고, 이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상황임을 직감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면 금방이라도 뛰어내릴 것 같아 우선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씨가 다가가자, A씨는 "가까이 오면 뛰어내리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강씨는 "나도 힘든 삶을 살아와서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많이 힘드셨을텐데 저랑 대화를 좀 나눌 수 있겠냐"며 그를 설득했다.

동시에 입 모양과 손짓으로 그의 여자친구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구조요청을 보냈다.

강씨는 A씨와 대화를 계속하면서 흥분상태인 그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강씨는 "대화하는 도중에도 A씨는 난간에서 손을 떼려는 행동을 계속했다"면서 "극단적 선택을 다시 시도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A씨를 끌어안고 바로 뒤로 누워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긴박함을 전했다.

강씨의 예상대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다시 시도했고, 그는 A씨가 다치지 않게 몸을 뒤에서 껴안은 상태로 다리 바닥으로 뒹굴었다.

A씨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대로 주저앉았고, 온몸에는 땀이 흥건했다.

이후 난간 기둥에 걸터앉아 구조대가 올 때까지 그의 손을 꼭 붙잡고 이야기를 들어줬다.

강씨는 "A씨의 몸 곳곳에 있는 자해 흔적과 그의 사연을 들었을 때 그간 살아온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A씨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넘어 극단적 선택에 내몰린 상황인 것 같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약 5분 후 경찰과 119 구조대원이 도착했고, A씨를 무사히 인계한 강씨는 그제야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강씨는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소중한 생명을 구해야겠다는 마음이 먼저였다"며 "구조되신 분도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하는 사람을 보고도 외면하거나 지나치는 시민들이 많았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강씨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때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살아가다보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온다. 그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얼마나 슬프겠냐"며 "도움이 필요해 보이거나 위험에 처한 사람을 목격했다면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셨으면 좋겠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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