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2창수

artist

지역은 지역에 맞는 축제를 해야 한다. 대규모 도시의 대규모 행사와 지역의 축제는 다르다. 그리고 당연히 달라야 한다. 대도시는 물이 모여 큰 강이 되듯 다양한 문화 혼성이 어루러진 축제가 돼야 하고 지역은 문화의 독특성이 남아있는 소규모 문화 중심의 졸보기(먼 곳은 확실히 보이지 않지만 가까운 곳은 잘 보는 시력)의 방식이 돼야 한다.

축제는 예술행사가 주된 중심으로 고대 로마에서는 성스러운 날은 일하지 않고 쉬게 했다는 것에서 유래가 됐다. 그러므로 축제일은 신성한 날임에도 어원은 정반대의 뜻을 지닌다. 신성하지 않은 날이므로 한가한 날이라는 뜻의 디에스 바칸테스(dies vacantes)는 일을 하는 날인데, 오늘날의 휴가(vacation)는 디에스 바칸테스에서 유래했으므로 오히려 반대의 의미로써 지금 통용되고 있다.

축제의 중심은 공연에 있다. 공연은 자신의 기능을 다른 공연자와 이야기를 구성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오랜 시간 조율과정을 거쳐 숙달된 결과를 만들어 낸다. 플라톤이 예술을 정의할 때 모방으로 정의 내린 것처럼 공연은 개개별 모방의 집합체이다. 그러나 플라톤의 모방은 완전한 재현이 아닌 것을 말한다. 예술의 지향점 역시 완벽한 재현이 아닌 진짜처럼 보이는 가상을 논한 것이다.

모방에 치우쳐 모든 예술을 평가하는 것은 바보 같은 해석이겠으나 즐거움에 예술의 본질이 있다는 쾌(快)만으로 축제를 정리할 수는 없다. 예술 축제는 숙달된 예술가의 이야기를 구성한 모방을 넘어 시민참여를 유도하는 모두가 즐거운 축제의 시도가 돼야 한다. 이 시작은 분명 지역 역사에 기인해 기획이 돼야 각 지역에서 무분별하게 동일한 축제가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지역예술은 늘 팍팍하고 모든 것에 어려움이 있으며 여유보다는 부족함에 대해 토의를 할 만큼 어렵고 아쉬운 것투성이다. 이런 지역예술의 불만은, 현실에 대한 자신의 기대치보다 보상이 미치지 못하거나, 미래의 기대치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불안한 마음에서 나오는 표현이다. 지역예술은 대도시와 달리 대규모 자본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므로 지역예술가는 적은 기회를 주는 지역에 대해 푸념하며 지역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사회적 현상으로 젊은 연령층이 군소 도시를 버리고 대도시로 가는 기저(基底)에 이런 현실적 요인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축제는 지역예술가들에게 지속적 일자리 제공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행정 지원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문화는 하나의 방법으로 정해지지 않으며 한쪽 방향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문화 중의 꽃이라는 예술 역시도 하나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기예의 방법만으로 경지가 될 수는 없다. 인간 감정을 나타내는데 있어서 공자는 시경(詩經)을 통해 인간의 순수한 감정을 나타내길 가르쳤다. 공자가 만년에 특히 시를 중요시 했는데 이는 시가 인간의 순수한 감정을 우려낸 것이라 믿었으며 사물의 인식을 잘 깨우치고 감정을 나타내는데 중요한 방법이라 느낀 것이다. 그래서 아들 백어(伯魚)에게는 "『시경』의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공부하지 않으면 마치 담벼락을 마주하고 서있는 것과 같다."라고 하면서 시 공부를 권했다. 오늘날, 예술을 모르면 담벼락 앞에서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며 그만큼 문화와 예술은 삶의 중요한 일부이다.

하나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지역토양과 어우러지고 그곳의 해충, 균과 싸우며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그리고 그 끝에 만들어지는 것이 꽃이고, 내일을 향한 희망을 씨앗으로 만들어 낸다. 늘 좋고 편안함을 준다고 씨앗이 씨앗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문화의 씨앗도 발아를 하려면 다양한 협력과 양분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