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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5.11 17:26:49
  • 최종수정2023.05.11 17:26:49

2창수

아티스트

과거의 일을 정리하여 기록한 것을 역사 history라고 하는데, 본연의 뜻은 과거를 탐구하고 서술한다는 것을 뜻한다. 어원은 그리스어인 이스토리아(istoria)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라틴어 historia, 고대 그리스어 ·στορ·α (historia, "연구를 통한 학습"). 역사는 독일어의 게시히테(Geschichte)의 어원인 geschehen(일어나다) 처럼 과거에 일어난 사실 그 자체를 의미하는 말이다.

역사는 기록하는 사람의 관점을 중심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기록에 매몰되어 해석하다 보면 시간의 거리만큼 차이를 만든다. 과거 일어난 사건의 기록 역시도 기록자의 관점에 따라 확실하게 구분되기에 기록에만 의존하여 모든 것을 단정 지으면 사실과 다른 결론이 될 위험에 있다. 그렇다고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를 해석하여 역사를 오독하는 경우는 더 난처한 일이 된다. 예를 들어 '조선의 왕은 여러 여자를 부인으로 두었기에 난봉꾼이다.'라는 해석은 역사적 사실을 기준으로 했지만, 현대 해석으로 오독 하게 되는 경우다.

글과 같은 고급의 기록문화도 있으나 사물, 구전, 설화 등과 같은 민간이 중심이 되는 기록들도 존재한다. 민간에서의 기록은 역사적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으나 당시 사람의 삶을 돌아보고 다수의 풍습을 생각해보는 귀중한 자료다. 올바른 역사를 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글로 정리된 고급 기록뿐이 아니라 삶의 습관, 풍습의 기록도 함께 살펴봐야 더 과거를 잘 이해할 수 있다.

2012년 7월 중앙정부의 신행정수도 정책에 의한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되었다. 거대한 국가 시책 앞에 지역 작은 역사는 흡수되어 사라지기 쉽다. 과거 세종은 삼국시대에 백제 영역이었다. 세종 지역은 구지현(仇知縣)[전의면·전동면·소정면 일대], 두잉지현(豆仍只縣)[조치원읍·연동면·연서면·연기면 일대], 소비포현(所比浦縣)[금남면 일대] 등의 행정구역으로 존재하였다. 부강 옆의 연동면은 두잉지현에 속했다. 두잉지현은 백제 패망 후 부흥군이 격렬하게 저항운동을 펼친 지역이었다. 단재 신채호는 조선상고사에서 연기 지역을 백제부흥군의 주요 거점이던 주류성으로 예상하였다(세종시, 세종의 역사 중).

과거도 그렇지만 오늘에도 교통의 요지는 군사, 교육, 상업 중심이 된다. 교통의 요지는 다양한 이야기가 모이는 곳이며 이야기가 퍼지는 곳이다. 자연히 사람의 왕래가 많으면 시장도 형성되고 경제 상업의 중심지가 된다. 그렇기에 역은 중요하다. 역 주변에 학교가 생겨나는 것은 오래전부터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민족의 특성이 들어난다. 중국 심양에 갔더니 방문한 한국인들 기분 좋으라고 한 것 같았지만 나름 뿌듯한 한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침에 마당을 쓸고 있는 집은 한민족이고 마을에 학교를 설립하는 민족은 한민족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만큼 한국 문화는 교육이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동에서도 내판리는 경부선 철도가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이다. 조선시대에도 이곳은 신원이라는 역원이 설치되었다고 하니 과거에도 교통의 요지였을 것이다. 내판역은 1924년 개설되었고 2008년 폐역이 되었다. 오랜 역이니 만큼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내판역의 열차 홈으로 나가면 큰 수양버들이 있었다. 이 나무는 병자호란 시기에 내판까지 당도한 청나라 군사에 의해 마을의 의병과 아낙들을 죽여 내판역에 묻었고 이후 시체더미에서 버드나무가 자랐다. 나무는 자라서 꼭 머리를 푼 여인처럼 축 늘어져 내판역 안마당을 바라보았다고 했다. 병자호란 이후 내판에 과부가 많아서 지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지금은 나무를 베어버려 자취도 찾기 어렵지만 동네의 이야기는 이렇게 지역을 탐구하고 서술된 결정판이다. 기능을 상실하여 사라져가는 초라한 폐역을 보면서 기능을 다 했다고 부수고 더 멋진 최신의 유행을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폐역 앞에서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초등학교에서 지역의 역사를 함께 탐구하고 서술하면 작은 동네라도 문화적 역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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