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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삼인 사색展으로 보는 지역성과 지역 예술가 이야기

  • 웹출고시간2021.10.14 15:54:50
  • 최종수정2021.10.14 15:54:50

2창수

아티스트

현대화는 우리에게 알지 않아도 되는 다양한 정보를 계속 주입시켜 현실에 정주하는 것이 뒤처지는 것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만들어 낸다. 대도시에서는 현대의 과잉정보와 현실이 아침이면 매번 새롭게 시작된다. 과거 도시에 있는 동물원 시간과 도시 시간에 대해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같은 시간이 흐르는 지구의 공간이며, 거의 동일 공간에 속하는 지역에 있으나 뛰다시피 하는 판교 사람의 도보 속도와 과천에서 되새김질하는 먼 아프리카에서 온 동물의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의 극명한 시간, 공간의 차이를 느꼈다. 생물적 행동하는 방식의 차이로만 모든 시간 개념을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당시에 생각했던 것 같다.

동물과 사람의 차이처럼, 사람들끼리도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시간에 대한 각자의 다름이 있었다. 그런 다른 가치와 시간 개념이 하나로 합쳐졌던 신기한 경험이 있었다. 1988년 올림픽 당시 코리아 타임이 존재했었고 이를 극복하려 외국인의 시선을 가지고 국민계몽적 공익광고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는 30분 정도 부정확한 것이 코리아 타임이었고, 국밥 등을 줄 때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담가 주는 문화도 있었으며, 찌개에 밥 먹던 숟가락을 쓱 밀어 다 같이 찌개를 떠먹던 것이 한국의 식문화였다. 그러나 1988년 올림픽 이후로 우린 국제화에 관한 보편규정을 생각하게 됐고 의심 없이 따랐다. 따르지 않으면 뭔가 야만인이 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난 이때부터 지역과 도시에 대한 격차도 걷잡기 어렵게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문화를 되새김질하는 입장의 예술가로서는 분명 나쁜 일이며 사람을 더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했다. 도시와 지역의 간극은 이렇게 새롭기도 했지만 서로를 멀게 만들기도 했다.

그 후, 벌어진 간극은 지역도 도시화가 되면서 서로 강요적 문화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내가 원한 적이 없던 '지구촌은 한 가족'이라는 주제는 이데올로기(집단 신념) 문화적 산물이다. 지구촌의 관점으로 모든 것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되면, 지역에서 예술가가 바라보는 것이 곧 세계라는 모호한 논리는 비논리로 결론된다. 중앙의 한가지 관점에서 지역의 관점이 멀 확률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 폭력적 획일 시각의 이데올로기는 도시를 떠나 점차 지역으로 확산, 전파되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유행과 같은 지구촌의 관점은 어떤 것도 이해하려는 상황이 아닌 그냥 문화식민적 사고로써 지역이 따라야 하는 일로 대한다. 예술가는 각자 의견의 관점이 있고 그것이 꼭 세계적일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일부 문화식민적 사고는 무조건이라는 절대 잣대를 대고 지역의 결과가 세련과 촌스러움으로 결정짓는 우를 범한다. 그렇기에 예술표현은 각자 지역에서 지역에 맞게 진화되더라도 결정을 지을 필요없이 오랫동안 꾸준히 진행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이런 방법이 문화식민적 관점을 극복하는 시도가 되고 지역 정체성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충주에서 10월에 시작하는 이번 3인전에서는, 지역에서 각자의 사실주의와 휴머니즘에 대한 작가 관심이 바탕을 이루어 전시하고 있다. 휴머니즘과 사실주의는 작가의 예술적 희망, 신념과 일상의 행복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충주에서 활동하는 3인의 작가들이 그간 자신의 관점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이것들이 모여 하나, 하나 지역 시선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3명의 작품이 시처럼 나열되어있고 내용 역시 관람객에게 친절히 설명되기 어렵지만 그려진 대상물과 작가들이 이곳 충주에서 어려운 인내의 시간을 가지고 생존하며,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담담히 보여 주려 한 것이다. 그 대상이 미동조차 없는 멈춘 풍경이라도 분명 살아있던 어느 순간의 기록이다. 누구는 대상으로 접근하는 과정이었고 어릴 적 보아온 장소의 재현이나 멈춘 시간을 그린 것과 같은 각자의 방법이지만 같은 주제로 전시를 바라봐야 할 이유는 없다. 그건 3인의 사색 방법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미술의 거장이라도 예술가의 작품은 늘 과정이다. 그런 과정의 시간이 충주에서 충주에 맞도록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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