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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처럼 노려보다가 허점을 보이면 속사포같이 쏟아낸다. 그것 하나 제대로 못하냐고 과거 행동까지도 끄집어내 그때의 잘못을 따지며 평가를 한다. 나아지는 것이 없다며 끊임없는 가르침을 쏟아낸다. 보통 이렇게 시작되는 잔소리는 남이 듣건 말건 지루한 판소리 한 대목을 하는 듯 이전에도 들어 봄 직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한다. 판소리 12마당보다도 긴 끝나지 않는 소리이다.

잔소리는 쓸데없는 일을 계속해서 늘어놓는 말을 뜻하기도 하고 반복하며 과거의 일을 들추며 이야기하는 행위를 뜻한다. 잘못된 행동을 하는 상대방에 대한 충고의 의미도 있겠지만 귀담아 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한다는 점에 있어서 충고의 의미보다는 꾸짖음의 의미가 더 강하다. 들으려는 마음가짐이 없는 상황에서 충고는 어떤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분더러 상대방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잔소리를 하는 본인의 스트레스를 풀려는 경우로 보여진다. 그만큼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잔소리와 함께 삶을 살았던 소크라테스는 잔소리 대마왕 크산티페와 살았다. 소크라테스의 아내는 말이 많고 성미가 고약해서 사람들에게 악처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소크라테스에게 왜 같이 사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이런 상황을 말에 비유했다. 말을 잘 타기 위해서는 난폭한 말을 타야 된다는 논리인데 자신이 이런 악처와 사는 것은 세상의 비난을 이겨내기 위한 수행의 과정으로 생각하며 넘겼다. 이를 극복하면 세상에서 다루기 어려운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천진난만한 목표로 아내를 이용하였다.

소크라테스도 부인의 끊임없는 잔소리를 견디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잔소리 극복의 성공담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물레방아 소리도 귀에 익으면 괴롭지 않다." 이 이야기를 짐작 하건데 그의 아내 크산티페의 잔소리도 늘 하던 이야기의 반복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얇미운 소크라테스에게 그의 아내는 물을 확 끼얹었지만 이미 삶을 해탈한 소크라테스는 "천둥이 친 다음에는 비가 내리는 법이다."라고 반응하였다고 한다.

성인도 잔소리를 피하기보다 극복하는데 힘을 들였다는 것은 잔소리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화이다. 잔소리하는 사람이 고치지 않으면 불가능한 해결책인데 과거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넋두리를 혼자서 중얼거리는 것이 잔소리를 만드는 에너지로 생각된다. 이런 듣기 싫은 잔소리는 동양에서도 공자가 3가지 조심해야 되는 말로 설명하였다. 상황에 적당하지 못한 말을 하게 되는 '실언', 남을 속이기 위해 본 뜻을 감추고 다른 말로 현혹시키는 '교언', 지나치게 많은 군더더기를 더해 말을 하는 '췌언'이 이 3가지 조심해야 되는 말이다. 췌언이 바로 잔소리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공자도 이런 류의 이야기는 분명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언어는 상대방에게 긍정적 느낌을 전달하고자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적당한 상황에 적당한 단어로 늘여놓아야 훌륭한 언어가 된다.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며 서로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좋은 대화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데르센의 동화 중 '썩은 사과와 부부'라는 글에는 바보와 같은 노부부가 나온다. 할아버지는 말을 우유가 나오는 소와 맞바꾸었고, 아내가 다루기 쉽도록 소를 양으로 바꾸고, 그 후에도 계란을 위해 양을 닭으로 바꾸고 썩은 사과라도 알뜰히 다루던 아내 생각에 닭을 썩은 사과 한 자루와 바꾸고 돌아온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하게 되었고 할머니는 본인을 생각하는 할아버지에게 잘했다는 칭찬을 하게 된다.

잔소리하는 목적에는 서로 간의 감성적 이해에 목적을 둔다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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