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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동안 살아있는, 마르지 않고 살아있는 식물이 나무이다. 뿌리, 줄기, 잎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뿌리에서 흙 속의 양분이나 수분을 흡수하고 줄기를 통해 나무 곳곳으로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공급한다. 햇빛을 이용하여 탄수화물과 같은 양분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겨울이 끝나갈 때 쯤 나무의 이런 작용을 이용해 수액 채취로 봄의 시작도 된다.

통일신라시대 풍수학에 능통했다는 도선국사가 나무 수액을 받아먹고 굳어진 무릎을 고친 일이 있었다. 광양의 옥룡사에서 오랜 시간 참선을 하다가 굳어진 무릎이 펴지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무리해서 옆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서다 그만 나뭇가지를 부러트리게 되었다. 부러진 나무가지에서 수액이 나오는 것을 보고 갑자기 목이 말랐는지 모를일이지만 그 수액을 먹게 되었다. 그러자 굳어진 무릎이 다시 펴지게 되어 무릎을 고치게 되었다는 믿기 힘든 요약본의 전설이 생겨났다. 이나무를 골리수(骨利水) 뼈를 이롭게 한다는 나무의 이름을 갖게 된다. 현재 고로쇠나무의 이름이기도 하다. 단풍나무과이며 9월이 되면 프로펠러처럼 생긴 열매가 빙글 돌며 떨어지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나무와 관계있는 사건 중, 여러 우연이 겹치고 결과까지 급하게 나타나게 되었다는 '~카더라' 하는 이야기는 이 마을 저 마을로 옮겨가며 눈덩이처럼 살이 덧붙이며 전설이 되어간다. 나무와 관계된 전설은 사람보다 오래 살고 한자리에서 이야기를 받아 주다 보니, 오래된 나무는 당연히 오래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나무의 직접적 효능과 같은 1차원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그 나무가 살았던 시대에 대한 이야기로 역사와 연결시키면 더 풍성한 전설을 만든다. 꼭 사실이 아니더라도 사실에 근거하여 실감 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에는 870년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다. 이나무는 애국나무로 불리기도 하는데, 나라에 큰일이 생길 때 자기 스스로 가지를 태워 알려준다고 한다. 많이 듣던 소리기는 하지만 동상 혹은 비석에서 땀이나 눈물을 쏟는 것처럼 믿기 어려운 일이다. 최근 가지 태운 일은 박정희 대통령 서거 1년 전에 불이나 진화되었다고 하는데 하루나 1주일도 아니고 1년 전에 예언했다는 것은 믿기는 어렵다. 그래도 이나무는 많은 사람이 믿는다기보다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을 더 좋아하여 전설을 만들어 가고있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돋아난 부리를 잘라서 가지고 있으면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신묘한 나무로 소문이 나있다.

홍릉근린공원에 있는 영휘원은 고종황제 후비인 엄씨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순헌황귀비 엄씨는 영친왕의 친모이다. 엄귀비는 양정의숙, 진명여학교, 명신여학교의 설립에 참여하며 근대 여성교육에 기여를 하였다. 이곳 엄귀비의 무덤은 돌아가신 후에 조성된 곳이니 이곳의 자연물과는 별반 관계가 없으나 이곳에 있는 산사나무는 160년이 된 나무로 나름 조선 마지막 역사가 함께 정리되어있다. 그런 역사를 뒤로하고 최근에 가보니 나무는 고사되어 있었다. 주변에 후계목 여러 그루가 잡초 마냥 가득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역사는 오래되기도 다시 시작되기도 하며 전설을 만들어 낸다.

산사나무는 고대 희랍에서 희망의 상징으로 봄의 여신에게 갖다 바치는 나무이다. 로마에서도 꽃의 여신에게 헌화하였다고 한다. 이런 풍습이 아직 남아 영국에서는 5월 1일이면 산사나무 꽃다발을 문에 매다는 전통이 있다. 1890년 근대 노동운동으로 노동절이 5월 1일이 되자 자연스레 이 문화가 혼합되어 산사나무꽃은 노동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고 5월의 꽃이라는 메이플라워(Mayflower)라는 영어로 된 나무 이름을 갖게 되었다. 시간과 상황은 대상을 새롭게 해석되게 하고 새로운 해석은 전혀 다른 이야기로 변하기도 한다.

나무는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지만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이야기와 혼합되어 전설을 품는다. 이야기를 지어 나르는 사람으로 인해 나무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나무가 가진 신통한 기능도, 오랜 나이로 전설을 만드는 것도 나무는 사람과 소통을 통해 만들어진다. 사람의 전설도 누군가의 칭송이 더 해질 때 긍정적 전설이 만들어질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늘 좋은 이야기를 해야 사회가 보다긍정적 사람이 많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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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