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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3.11 15:03:31
  • 최종수정2018.03.11 15:03:31

이정희

수필가

첫 음이 딱 나오는 순간 어쩐지 부자연스럽다. 플롯 주자는 관을 잘못 맞췄나 싶었는지 다시 조립을 하는데 여전히 또 어긋나는 소리. 얼핏 생각하니 피아노와 플롯의 악보가 제각각인 것 같다. 공교롭게도 최근 찬미가를 대폭 수정한 상태다. 앞서도 다른 사람이 연주했기 때문에 조율이 잘못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짐작으로 다른 찬미가를 건네주었다. 뒤미처 맑고 깨끗한 피아노 반주가 냇물처럼 여울여울 흐르고 음이 맞아 떨어지면서 비로소 명랑하게 지저귀는 것 같은 소리. 연주가 시작되기 전의 어수선했던 상황은 간 데 없이 푸른 하늘의 구름과 바람에 흔들리는 풀꽃의 영상.

모처럼 교회를 찾은 손님이 특창으로 플롯을 연주하던 중 뜻하지 않게 발생한 오류다. 이렇게 맑고 아름다운 노래였는데 라고 생각하니 미세한 차이로 빚어진 잠시 전의 불협화음이 생경스럽다. 악보가 개편된 것은 두 달 전이었는데, 바뀌지 않고 그대로인 것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장조가 바뀌었다. 그런 상황에서 반주자는 다장조로 된 이전 찬미가를, 연주자는 라장조로 된 새로운 찬미가를 연주하면서 세상에도 희귀한 음이 나왔다. 겨우 한 音음 차이였으나 반음 차이라도 거슬리기는 마찬가지다. 한 소절도 채 끝나지 않았는데 듣기에 벌써 겉도는 느낌이었으니 音음보다 예민한 것은 드문 성 싶다.

어긋난 상태로 이어졌다면 어찌 되었을까. 나 같은 경우 초보라 그런지 조금만 시끄러워도 차질이 생기는데 하물며 반주가 어긋날 때는 시작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기야 지금 두 사람도 잠시 중단되었지만 그냥 계속된다면 플롯은 플롯대로 피아노는 피아노대로 제각각 나갈 테니 물 위의 기름처럼 맨송맨송 겉도는, 참으로 어색한 연주가 되었을 것이다. 이 세상 화음이 맞지 않는 것보다 듣기 거북한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특별히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이라 그럴 리는 없겠지만 잠깐 생각만으로도 아찔했던 그 기분.

우리도 저마다의 인생을 연주한다. 피아노와 플롯과 바이올린 등의 다양한 악기처럼 저마다 들쭉날쭉 곡절도 많을 것이다. 빠르기가 어긋날 경우 돌림노래 같이 들리기도 하나 장조가 바뀌면 느낌은 전혀 달라진다. 이따금 나오는 불협화음도 다양한 멜로디와 선율로 변화를 주는 효과를 내게 되지만 어디까지나 똑같은 음정을 바탕으로 했을 때의 일이다. 우리 삶 역시 숱한 우여곡절에 천태만상이어도 가치관 내지 도덕적 기준은 똑같은 선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것처럼.

오늘 악보에 따른 시행착오를 보니 어울림의 중요성을 새삼 알겠다. 가령, 실로폰과 하모니카로 된 어린이 합주라도 화음만 맞으면 실력자들이 각기 다른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것보다 낫다. 정식으로 연주할 때는 환상의 선율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듣는 것조차 거북할 수 있다는 뜻. 결과적으로 아무리 좋은 멜로디라도 화음이 맞지 않으면 계속될 이유가 없다. 오늘 같은 경우 초보자라면 화음을 맞춰 보았을 테고 악보가 뒤바뀐 것을 알았을 텐데 곧장 연주에 들어가면서 나온 시행착오다.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이라 약간은 자신했겠지만 악보가 문제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테니 공교롭다.

극히 드문 경우였으나 그들 또한 실력만으로 극복되지 않는 뭔가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악보가 개편되기 전이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되 나 또한 하모니의 뜻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어울림은 서로 다른 것끼리의 조화였으나 단순히 맞추기만 해서는 진정한 하모니를 이루기 어렵다. 얼핏 보면 소리를 모아 함께 부르고 연주하는 것이었으나 단순한 속에 깃든 까다로운 과정은 오랜 연습과 훈련으로만 극복이 가능한 걸 알겠다. 같은 악보로 연주할 때는 서툴러도 들어줄 수 있지만 악보가 다르면 아무리 실력자라도 첫 음에서 곧장 거슬린다는 사실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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