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4.1℃
  • 흐림강릉 9.9℃
  • 흐림서울 17.5℃
  • 흐림충주 12.0℃
  • 흐림서산 13.9℃
  • 흐림청주 17.0℃
  • 흐림대전 15.8℃
  • 흐림추풍령 10.1℃
  • 구름많음대구 11.0℃
  • 흐림울산 11.0℃
  • 흐림광주 15.6℃
  • 구름많음부산 12.8℃
  • 흐림고창 13.1℃
  • 흐림홍성(예) 13.6℃
  • 흐림제주 15.9℃
  • 흐림고산 16.5℃
  • 흐림강화 13.8℃
  • 흐림제천 8.8℃
  • 흐림보은 13.3℃
  • 흐림천안 16.4℃
  • 흐림보령 12.8℃
  • 흐림부여 14.4℃
  • 흐림금산 14.1℃
  • 흐림강진군 13.9℃
  • 흐림경주시 7.8℃
  • 흐림거제 13.3℃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정희

수필가

'두 사람의 죄수가 교도소 창가에 서 있다.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난 뒤, 한 사람은 담장 옆의 진흙을 보았다. 그리고 옆에 있는 또 다른 사람은 밤하늘의 별을 보았다.'

힘들 때마다 이 글귀를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또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 똑같은 처지에서도 한 사람은 별은 보고 다른 사람은 진흙을 보는 시각의 차이를 배운다. 힘들다는 조건도 어떤 사람에게는 계기가 된다. 같은 별이라도 그 때는 또 얼마나 밝을지 생각하면 설레기까지 했다. 포기할 수 없다면 즐겁게 사는 것도 상책이다.

엊그제는 밤새 잠을 설쳤다. 책을 펴 들어도 내용은 겉돌고 바람을 쐬고 들어와도 그 때뿐이다. 창문을 열어 보니 찌푸린 하늘에 비까지 뿌렸다. 아무리 그래도 음악을 들으면 대부분 가라앉는데 그 날은 볼륨을 높여도 소리는 빗나가고 눈꺼풀은 천근으로 무거워진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좌불안석인데 돌연 눈앞이 환해졌다. 그 새 비가 그치고 별이 떠올랐다. 갑자기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느낌? '그래, 나는 혼자가 아니었어. 벌레처럼 웅크려 있던 내게도 지켜보는 눈길이 있었던 거야.'라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일어나서 노트북을 켜고 예의 또 작품 교정에 들어갔다. 늘 하던 일이 어느 날 기분에 따라 엉망이 되기도 한다. 두려울 때가 많지만 살다 보면 그런 일이 없을 수는 없고 극복하는 방법이 문제다. 갑자기 어둠 속에서도 밝아지기 위한 징후로 생각해야겠다. 인생은 즉 슬픔이든, 오늘처럼 찌푸린 하늘에 비까지 뿌리는 절망이든 하나의 목록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별이 나를 위해서 빛난 것은 아니다. 별을 본 사람은 나 외에도 많았을 텐데 천행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아무리 많이 떠올라도 보지 못하면 그만일 수도 있다. 창이 닫혀 있거나 더러울 때도 빛이 들어오지 못한다. 여느 때 마음의 창을 깨끗이 닦아내는 것도 중요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심란할수록 활짝 열 수 있는 마음이다.

문제의 죄수가 마음이 편해서 별을 보았을까. 아니다. 진흙탕을 본 죄수보다 절망적이라 그가 외면한 별을 본 것이다. 처음에는 진흙탕을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절망 대신 푸른 하늘은 물론 별까지 뜰 것을 상상했다. 그러니 비가 그치자마자 돋아난 별을 발견했던 거다.

또 한 사람의 죄수는 별은 안중에도 없이 진흙만 생각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게 같은 여건에서도 시각은 달라진다. 별을 보든 진흙탕을 보든 자기 몫이고 대처하는 데 따라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면 마음 자세가 문제다. 구름이 아니면 단비는 내릴 수 없다고. 차분한 마음과 경건한 자세를 잃지 않는 한 별은 언제나 자신을 비추어 준다고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두 사람의 앞날이 그려진다. 별을 보는 죄수에게는 푸른 하늘이 있으나 외면하는 사람에게는 내일이 없다. 기적적으로 존재할지언정 어둡고 지루할 뿐이다. 당장 뜨는 별보다 중요한 것은 또 훗날 언젠가 빛날 것을 믿는 자세다. 구름이 낀다 해도 방향을 틀고 좀 더 높이 올라가면 태양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구름은 걷히는데 눈앞의 일에만 집착한다. 내일이 없고 소망이 없으면 캄캄한 하늘만 볼 뿐이다.

깊은 밤 내가 별 하나에 힘을 얻듯이 나 또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 남고 싶다. 내 마음에도 창을 낼 때가 되었나 보다. 닦지 않은 창문이라면 모처럼의 별도 희미하게 비치듯 어두운 마음에는 소망의 별이 뜰 수 없다. 지옥이 있다면 그 입구에는 '여기 오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없다.'라고 씌어 있을 것이다. 희망을 빼앗는 일보다 더 큰 형벌이 있을까. 복잡한 세상의 방정식도 희망을 대입하는 순간부터 명료해진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을성 신임 충북우수중소기업협회장 취임

[충북일보] 이을성(62·에스에스지에너텍 대표이사) 8대 (사)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이 8일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는 이날 정기총회와 회장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정기총회는 △협의회 운영 경과보고 △감사보고 △주요 안건 심의 등이 이뤄졌다. 2부 회장 이취임식은 박종관 회장의 이임사와 협회기 인수인계에 이어 이을성 신임 회장의 취임사와 감사패 전달이 진행됐다. 박종관 회장은 이임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우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회원사의 사업 발전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을성 신임 회장은 △지속가능한 충우회 △회원 확충을 통한 질적·양적 도모 △충우회 회원사들을 위한 교육, 정보, 지원사업 등 실질적 도움을 확장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의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된다"며 "중소기업인들이 그 역할을 책임져오는 시간이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이 지나온 길을 잘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