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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이용업(理容業)과 미용업(美容業)은 비슷한 업종이지만, 과거 이용업(이발관)은 남자가, 미용업(미용실)은 여자가 주로 이용했다. 하지만 이 둘의 영역이 깨진 것은 바로 이발관을 이용하던 남성고객들이 미용실로 대이동을 하면서부터다. 그래서 이용업(이발관)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갈수록 이발관은 점점 사라지고 지금은 변두리 동네에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용업계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젊은이들이 더 이상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래가 불투명한 사양업종이다 보니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이용업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이용업이 오히려 기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청주이용학원 오종진 원장이다.

"머리모양을 손질하고 디자인하는 것은 결국 하나다. 이발소의 머리든, 미용실의 머리든 중요한 것은 고객의 만족이다. 결국 둘이 아닌 하나다."

그는 전국을 통틀어 이용업계의 별이라고 부르는 이용기능장 자격을 가진 250명 중의 한명이다. 대부분 고령일 터인데 40대 초반에 그 경지에 올랐으니 그 자부심이 어떠했겠는가. 그런 그가 이용기능장이라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미용학원을 찾아갔다. 2년 동안 묵묵히 미용기술을 익혔다. 그는 "미용사들은 디자인과 트렌드에서 앞서지만, 세심한 커트기법은 이용사가 뛰어나다. 둘의 장점을 하나로 완성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이용업에서 새로운 헤어디자인의 세상을 열 수 있다."라고 확신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의학드라마 '제3병원'은 양한방 협진병원에서 신경외과를 배경으로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 김두현(김승우 분)과 천재 한의사 김승현(오지호 분)이 일과 사랑을 놓고 펼치는 운명적 대결을 그려냈다. 방법은 다르지만 환자의 완치를 향한 마음만은 하나다. 다만, 각각 배워온 분야가 달라 갈등하지만 결국 둘의 힘을 모아 회복이 어려운 환자를 살린다는 이야기다. 둘이 하나로 될 때, 또 다른 완성이 형성되는 것이다.

오래된 사찰에 오르면 제일 먼저 만나는 문(門)이 있다. '일주문(一柱門)'이다. 신성한 가람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량수로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다. 본당에 들어서는 마지막 관문은 불이문(不二門)이다. 진리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의미다. 결국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생과 사, 만남과 이별 역시 그 근원은 모두 하나라는 것이다. 이 같은 불이(不二)의 뜻을 깨우치게 되면 해탈할 수 있다하여 불이문을 '해탈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래된 사찰에서 만난 불이문과 일주문 그리고 드라마에서 대결을 펼치는 양방과 한방도 근본은 결국 '둘이 아닌 하나'다. 그렇게 온전히 하나로 형성될 때, 완성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깨우침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용업과 미용업을 '둘이 아닌 하나'로 지혜를 모으면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오원장의 깨달음이 결국 불가에서 말한 '불이(不二)'와 일맥상통하는 것은 아닐까.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 그리고 기쁨과 슬픔도 둘이 아닌, 하나의 마음통에 담겨있다. 세상의 모든 현상이 '둘이 아닌, 하나'로 이해될 때, 이 험난한 세상에서 맞이하는 아픔과 슬픔도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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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