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승준이는 왜 저렇게 친구가 많지?"

"글쎄, 공부도 별로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닌데 왜 애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어."

고등학교 시절, 우리 반의 지극히 평범한 한 아이를 두고 주변 친구들이 나누던 대화다. 별로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이 대화 한 장면이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이유는 나 또한 그 대화의 주인공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청소년시절은 무엇보다 특히 친구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때이다. 그 관계가 단절되거나 소외감을 느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친구는 때로 부모보다 더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승준이란 아이는 눈에 띌 것이 거의 없는 무척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였다. 그런데 따르는 친구는 무척 많았다. 그 이유는 그의 태도였다. 언제나 말없이 미소 띤 얼굴로 친구들의 말을 성심껏 들어준다는 데 그 애의 매력이 있었다. 사실 그게 뭐 그리 대수겠나 할 수 있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말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가 적다. 사람들은 대개 건성으로 맞장구를 치거나 적당히 다른 생각을 하며 상대의 끝말을 형식적으로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톨스토이에게 어떤 이가 물었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 이 순간,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입니다."

흔히 드는 사례이지만 지금 이 순간 만나는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이다.

학창시절 친구 많던 승준이가 떠오른 것은 최근 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가수 박진영 때문이다. 오디션에 참여하는 가수 지망생들의 노래를 듣는 것도 재미있지만 난 그들의 노래와 행동에 따라 시시각각 감응하는 박진영의 표정을 지켜보는 것도 무척 흥미롭다. 심사위원으로서 지망생들에 대한 몰입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참가자들의 노래 소리에 반응하는 그의 눈빛은 어찌나 매력적인지 그의 성심어린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진다. 물론 날카로운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비판이든 칭찬이든 그의 말은 금과옥조 같은 내용이 많다.

"힘을 주지 말고 대충 불러야 한다. 공기 반, 소리 반."

이 말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불러야 한다는 의미다.

"피아노의 고음은 강하게 친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 고음의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발성도 마찬가지다."

고음 발성에 대한 이러한 지적은 옆자리 심사위원 양현석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불후의 명곡 오늘의 전설 박진영 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등장하여 그 자리에 앉아 있었던 어느 '전설'보다도 그는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한 소절마다에 성심을 다하여 감응하고 있었다. 사실 그동안 나는 박진영이란 가수를 그저 재주 많은 댄스 가수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심사하는 자리에서 소위 다른 이를 평하는 그의 태도를 지켜보며 타인에 대한 소통과 공감의 태도에 배울 점이 많았다.

요즘 그가 작곡 표절 시비 논란을 겪고 있는 문제도 진실과 진심으로 돌파해 나갔으면 좋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