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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란 '같은 병' 또는 '같은 처지'에서 괴로워하는 사람끼리 서로 고통을 헤아리고 동정하는 마음을 말한다. 초나라 사람 오자서가 비무기의 모함으로 아버지와 형이 죽임을 당하자 복수할 마음을 품고 오나라로 망명했다. 그런데 오왕 합려가 즉위한 해에 초나라 사람 백비도 역시 비무기의 모함으로 아버지 백주려가 죽임을 당하자 오자서처럼 오나라로 망명했다. 처지가 비슷한 그들은 의기투합했다.

후한의 조엽(趙曄)이 엮은 '오월춘추'의 '합려내전(闔閭內傳)'에 두 사람의 관계를 나타내는 동병상련이란 말이 등장한다.

'동병상련 동우상구(同病相憐同憂相救)'다. 즉, '같은 병에 서로 가엾게 여기며 근심을 같이 하고 서로 구한다.'란 뜻이다.

동병상련이란 고사성어를 뼈저리게 느낀 것은 7년 전의 일 때문이다. 우연히 동네병원에서 검사한 특정항목에서 암수치가 높게 나왔다.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대학병원에 가보라 권했다. 대학병원에서는 "이런 경우 4명 중 한명은 암이다."라고 말했다. 청천벽력이었다. 4명중 1명은 암이란다. 마치 '죽을 확률'이 25%라는 소리처럼 들렸다. 최종적으로 조직검사를 마치고 다시 청주로 내려와서 일주일 동안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그 일주일은 내 생애 중 가장 길고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이 현실에서 어디론가 무작정 달아나고 싶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그 시간 동안 나는 두문불출했다. 사람 만나는 것을 피했다. 특히 건강한 사람을 보면 부러웠고, 질투도 났다. 이 세상에서 나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다고 확신했다. 소식을 듣고 지인들이 찾아와 위로를 해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아내나 부모의 따뜻한 말도 내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죽음의 공포는 오직 나만의 몫이었다. 그 절망의 나락으로 끝없이 추락할 무렵, 누군가가 그리웠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라면 서로 의지하며 고통과 절망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몇 년 전, 암에 걸렸던 한 누님을 찾았다. 누님은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는 "암에 걸려 수술을 받고 나니, 내 삶이 더 가치가 있어졌어. 지금의 삶은 보너스지. 죽음을 배우면, 죽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이 달라져."라고 말했다. 그 이후, 마음의 평정을 찾기 시작했다. 비로소 난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진정한 의미를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게 된 것이다.

암의 공포에서 벗어난 그 해, 친한 후배의 아내가 암에 걸렸다. 그녀 역시 모든 사람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찾았다. 찾아가 내가 겪은 고통과 절망을 진심으로 들려주며 그녀와 아픔을 나눴다. 그 뒤로 그녀는 수시로 나를 찾았다. 남편인 후배와 함께 출전한 청주시장배 탁구대회에도 그녀는 아픈 몸을 이끌고 찾아와 응원을 해주었다.

임종하기 며칠 전, 그녀는 내게 "나의 절망을 제대로 이해해준 사람"이라며 내 손을 꼭 잡고 미소 지었다.

그녀 역시 내게서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 것이다. '동병상련(同病相憐)'란 단어는 내게 '소통의 또 다른 의미'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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