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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5.28 18:09: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벚꽃 지는 걸 보니

푸른 솔이 좋아

푸른 솔 좋아하다 보니

벚꽃마저 좋아

김지하 시인의 '새봄'이라는 시이다. 이 시의 내용은 취향의 변덕스러움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다양한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기 있는 그대로의 고유한 생명체를 사랑할 때 그 조화의 기운이 또한 생명을 살리는 것임을 말해 준다.

어제 '부처님 오신 날' 신문 1면에 성당에서 노래하는 스님의 사진이 크게 실렸다. 서울 명동 성당 낮 12시 미사에서 불교 성악가 정율 스님이 '아베마리아'를 열창하는 모습이었다. 더불어 찬불가 '향심(向心)'도 불렀다 한다. 성인들의 성화로 둘러싸인 성당 내부에서 붉은 가사 걸친 스님이 환한 미소로 노래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비록 직접 노래를 들을 수는 없었다 하더라도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스님은 20년 넘게 종교 간 장벽을 허물기 위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내 부모가 중요하면 다른 사람의 부모도 중요해요. 그런 마음으로 다른 종교를 포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스님의 마음이기에 성모 마리아의 고결하고 성스러운 모습을 찬미하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부른 후, '자비로움 가득한 당신 모습에 두 눈 감고서도 오로지 님의 사랑만 볼 수 있게 하여 주소서' 하고 부처님께 노래하며 기원하는 모습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세상이 온통 한 가지 색깔, 한 가지 모습이라고 생각해 보라. 제대로 살아 있는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봄산의 자태가 유난히 아름다운 것은 움터오는 새싹의 색깔이 같은 초록이라도 나무마다 천 갈래 만 갈래로 제 몸 빛깔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서로 다른 개성과 향취로 조화를 이룬 공존의 모습이 있기에 이 세계는 다채로운 활기와 에너지로 영위되어 가는 것이다.

간혹 노래 자체는 아주 잘 하는데 이상하게 감동도 매력도 없는 가수들이 있다. 가만히 보면 음역이 다채롭지 못하고 똑같은 발성에 시종일관 같은 음색으로 일관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하나의 노래 안에서도 강약과 완급이 조화를 이루어야 마음을 적셔오는 감동이 살아난다.

나와 네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고유성을 살려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요, 자비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흉포해지고 어린 학생들의 세계마저 죽음과 폭력으로 얼룩지는 것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내 것, 내 생각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항용 내 생각만을 상대에게 강제하는 것은 그것이 최고요, 최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자신이 가장 좋은 것을 말하는데 왜 상대가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지 답답해하며 종내에는 상대에게 폭력적 성향마저 보이는 것이다. 이는 상대의 믿음과 생각을 나의 것보다 하위로 치부하는데서 오는 명백한 오류이다.

'부처님 오신 날', 스님을 성당에 초청한 수녀님의 마음도 아름답고, 법당에 앉아 근엄하게 법문만을 설파하지 않고 기꺼이 성당으로 달려가 성모의 사랑과 부처님의 자비를 노래한 스님도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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