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인간사회의 허망함,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도 한심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찍던 도중 뱉은 말이다. 그런데 그 한심하고 허망한 '강남스타일'이 대박을 터뜨렸다. '강남스타일'은 이제 우리나라의 돌풍을 넘어 세계를 휩쓰는 태풍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유튜브 조회건수는 이미 4천만건을 넘었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월드뉴스 1면에 장식하며 "뮤지션이 되지 않았더라면 나는 패배자가 되어 있을 것"라는 그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강남스타일'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말춤'이다. 소위 막춤에 가까운 '말춤'은 빠른 발동작이 특징인 셔플댄스와 말채찍을 휘두르듯 어깨를 돌리는 팔 동작이 포인트다. 중독성 강한 댄스곡과 독특한 춤사위가 얽혀 '강남스타일'이라고 외치는 싸이의 모습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은 대한민국 부(富)의 상징이자, 문화의 중심지다. 그런 강남을 비틀고 두드리고 메쳤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에서 싸이는 좌변기에 바지를 벗고 앉아서, 때론 목욕탕에서 수경을 쓰고 입수한 채 '강남스타일'이라고 끊임없이 외친다. 그 외침이 어쩐지 공허하지만 통쾌하기도 하다. 가사를 알지 못하는 외국 팬들은 코믹한 춤과 경쾌한 리듬에 몸을 흔들며 환호한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강남스타일'에 열광하는 것일까. 백성호 기자의 책 '현문우답'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스티브 잡스는 에너지의 치환을 주목한다. 음악은 인간의 오랜 고전적 자원이다. 그런데 음악파일의 등장과 무료 다운로드로 음반시장은 추락했다. 모두 다 절망할 때, 아이팟을 필두로 한 MP3플레이어로 다시 음반시장을 되살렸다. 잡스는 소멸의 에너지를 생명의 에너지로 치환한 것이다."

싸이는 스스로를 늘 'B급'이라고 낮춰 말했다. 소위 'A급'은 소녀시대를 비롯해서 요즈음 잘 나가는 신세대 아이돌 가수들을 지칭한다.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고상한 'A급' 문화가 채울 수 없는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면서 문화의 빈틈을 채운 것이다. 싸이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소멸하는 에너지)을 생명의 에너지로 치환(置換)한 것이다.

'강남스타일'의 가사를 살펴보면 강남스타일 여자는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여자.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여자. 그런 반전 있는 여자."라 했고, 강남스타일 남자는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사나이. 때가 되면 완전 미쳐버리는 사나이.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 그런 사나이."라고 일갈한다. 그게 강남스타일이란다. 그러면서 "오빤 강남스타일"라고 하며 "갈 때까지 가보자"며 온몸으로 춤을 춘다.

강남스타일을 요약해보면 '열정'과 '반전'이다. 스티브 잡스는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여러분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아직 찾지 못했다면 계속 주시하라. 머물지 말라."라고 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강남스타일'은 내게도 새로운 각성을 불러 일으킨다. 과연 '내 스타일'은 무엇인지 다가오는 가을의 문턱에서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