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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윤

전문기자

얼마 전, 일본의 한 언론이 강정호의 부상을 언급하며 내년부터 큰 부상을 유발하는 이른바 '살인 슬라이딩'이 메이저리그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인 유격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강정호 선수는 지난 9월18일 컵스 전에서 수비 도중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큰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부상 이전까지 강정호는 126경기서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내셔널리그 신인왕의 유력한 후보로 꼽혔기에 국내 야구팬들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날 TV를 시청하던 국내 야구팬들은 분노했다. 명백한 도발이라며 흥분했다. '크리스 코글란'은 "강정호를 다치게 한 이후 살해 협박을 많이 받았다"며 "그때 내 슬라이딩은 합법적이었다. 슬라이딩 자체에 대해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강정호가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 그가 슬라이딩을 피해 점프를 하거나 비켜주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이른바 최선을 다한 허슬 플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 필자도 '크리스 코글란' 선수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았다. 이후 그의 행동과 표정까지도 미워보였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강정호 선수가 더블 아웃을 시키기 위해 무리를 하지 않고 거친 슬라이딩을 피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사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대부분 그런 상황이 오면 무리를 하기 보단, 점프를 해 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다만 한국의 경기에서는 그처럼 과격한 슬라이딩은 좀처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강정호의 행동은 당연했다. 그것은 한국야구와 메이저리그의 야구문화 차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유사한 사례가 씨름경기에서 있었다.

"과거의 오욕을 씻고 싶어 돌아왔다"

지난 95년 샅바싸움으로 악명 높던 제3대 천하장사 장지영이 모래판에 복귀하면서 내뱉은 일성이었다. 89년 9월을 끝으로 은퇴식도 없이 민속씨름에서 쓸쓸하게 사라졌던 그였다. 사석에서 처음 만났을 당시 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기에 다소 거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규정 안에서 나는 최선을 다했다. 나의 샅바싸움이 지나쳤으면, 규정 안에서 경고를 주거나 실격을 선언했어야 했다. 나는 최대한 경기 규칙을 이용해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씨름 팬들은 나를 외면했다."

그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논리가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선수는 규정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거기에 대한 판단은 심판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불합리한 법이라도 법체계를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이후, 메츠의 유격수 '루벤 테하다'도 LA 다저스 내야수 체이스 어틀리에 의해 골절상을 입자, 메이저리그에서 과격한 슬라이딩은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공론화되고 있다. 이번 계기를 통해 '강정호 룰'이 탄생할 전망이다. 병상에서 강정호는 코글린을 원망하지 않고 씩씩하게 말했다.

"내년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으로 국위를 선양하던 강정호가 이제 세계 야구팬들의 가슴에 따뜻한 포용심을 선물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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