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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이름에는 그에 걸 맞는 주인이 있어야 한다. 세월호 사건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온 국민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이름 '청해진'. '청해진해운'의 그 이름부터 우선 박탈해야 한다. 청해진은 누구나 알다시피 해상왕 장보고가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의 완도에 세운 군사 기지이다. 사람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이 선박의 불법 개조, 과적 등 돈벌이에만 눈이 먼 탐욕의 집단에서 함부로 쓸 이름이 아닌 것이다.

완도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진 장보고는 당나라에서 벼슬을 하는 등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으나, 당나라에 노예로 끌려온 신라 사람들의 비참한 상황을 목도하고 분연히 신라로 되돌아왔다. 장보고는 외적들이 주로 서해안을 노략질하며 연안 마을의 백성들을 납치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당과 왜의 해적들을 소탕하였다. 비록 나중에는 현실 정치에 휘말려 좋지 않은 결말을 맞았지만, 청해진 설치는 무엇보다 우리의 백성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어온 조선의 바다에는 인류의 바다 활약상 중 가장 위대하고 가슴 뜨거운 이름이 있다. 충무공 이순신! 서울 용산의 주한 미 해군사령부 뜰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다. 2013년 10월 주한미군 역사상 첫 여성 사령관으로 부임한 리사 프란케티 미 해군사령관은 이순신 전기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그의 용기와 용맹은 전 세계인들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동상은 1985년 찰스 주한 미 해군 사령관이 한국군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을 누구보다 앞서 절실히 자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일본이다. 1904년 러·일전쟁 당시 도고 헤이하치로 일본 제독은 전투를 치르기 앞서 이순신 장군에게 바치는 제사를 드렸다. 그는 '이순신 장군은 바다의 신이고 나는 그분에 비하면 하사관도 못된다'며 무한 존경을 표했다. 또한 그는 "장군은 전선을 승리로 이끌면서도 일일이 백성의 삶을 보살피며 식량과 군수물자를 직접 조달했다는데 그 위대함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우리 자신도 미처 잘 인지하지 못하는 충무공의 세세한 업적까지 다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4월28일은 장군의 탄신일이었다. 세월호 사건으로 탄신기념 행사는 조용히 지나갔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장군의 강직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이미 수많은 전기와 평전에서 칭송된 바 있지만 그 충정, 책임감,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마음 등 우리 가슴에 각인되어야 할 덕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정녕 사리사욕이 철저히 배제된 순정의 화신이었다. 당시 해전은 먼 바다에서가 아니라 연안 가까이의 전투였으므로 백성들은 산등성이에서 장군의 해전을 모두 지켜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장군은 무엇보다 민심의 추앙을 받았다는데 또한 그 위대함이 있다.

지금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로 인하여 세계인들에게 우리 바다 사람들의 이미지가 흐려지고 있다. 그들에게 우리에게도 '이순신'과 같은 인물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울분과 허탈함이 국가적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는 힘이 되도록 장군께 간곡히 빌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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