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다. 바다가 있는 산으로 달려간다. 겨울만큼 바다가 맛있는 계절도 없다. 꽤 많은 바다 먹거리가 겨울에 제일 맛있다. 가장 풍요롭다. 겨울 여행의 목적을 잘 채워준다. 황금산이 더불어 풍요로워진다. 을씨년스러움을 풍요로운 바다가 보상한다. 겨울바다 형상이 마음의 인식보다 화려해 호화롭다. 허나…
옥화구곡 길이 강물 따라 가며 깊어진다. 산모퉁이를 구름과 함께 돌아 걸어간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달천 노래가 살갑다. 조신한 발걸음에 풍경도 슬쩍 숨죽인다. 소나무 숨소리가 급한 마음을 다독인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소나무 향이 솟는다. 버드나무 무리가 가을 강가에서 물든다. 강 옆으로 길게 늘어서…
흙길과 어우러진 오솔길이 고즈넉하다. 참나무 밤나무 행렬이 한동안 계속된다. 소나무 타고 오른 담쟁이 잎에 물이 든다. 색감에도 별다른 기교가 없어 정이 간다. 일찍 찾은 단풍에 마음도 반갑게 물든다. 이음 길과 갈래 길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오솔길 들어서면 어김없이 갈림길이다. 솔숲 지나고 가지런한…
동림산 숲길의 변화가 비교적 느릿하다. 녹색 풍경이 느림보처럼 천천히 흐른다. 고요한 산의 숨결이 바람으로 전해진다. 골을 따라온 바람에 산객의 숨이 트인다. 파란 하늘은 더 파랗게 물들어 공활하다. 도열한 소나무가 말간 동요를 불러준다. 어디에 서든 지금껏 보지 못한 풍경이다. 내려오는 길에 선선한…
목령산 햇빛과 바람의 기세가 등등하다. 정갈한 햇빛과 청량한 바람이 조우한다. 조르륵 햇빛 받은 나뭇잎이 반들거린다. 자연의 순환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다. 드넓은 오창 뜰을 눈에 담고 길을 잇는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걷는 능선길이다. 소나무가 무성한 길로 천천히 접어든다. 거미줄을 피하니 나뭇…
깊고 짙은 고즈넉한 산속으로 들어선다. 청량한 숲에 서늘한 기운이 한껏 감돈다. 시나브로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온다. 청허해진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뭉게구름 솜사탕이 하늘 위로 떠다닌다. 높고 깨끗한 하늘이 가을을 더 맑게 한다.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리는 가을 하늘이다. 백로 지난 산마루에 가…
둘레길이 산허리로 굽이굽이 이어진다. 그늘진 숲길로 부담 없이 걷기 적당하다. 구름과 햇빛이 편을 갈라 서로 드나든다. 변덕스런 풍경 조화에 잠깐 넋을 놓는다. 숲속에 볕이 드니 습도가 점점 높아진다. 숲 향이 바람을 타고 길을 따라 전해진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숲 냄새도 바뀐다. 시원한 하늘에 탁 트…
가을이 내리는 작두산 풍경이 포근하다. 산 아래선 대청호가 그리움을 불러낸다. 인생풍파를 견뎌낸 삶의 여정을 비춘다. 호수와 하늘이 그저 경계 없이 어울린다. 해 뜰 무렵 발밑에서 물안개가 솟아난다. 해 질 때면 물과 숲이 까맣게 고요해진다. 물과 숲, 하늘의 정취가 묘한 감동을 준다. 산과 물의 조화가 작…
고봉이 없는 청주에서 500m는 꽤 높다. 선도산과 선두산 모두 500m가 넘는다. 한남금북정맥의 청주본류 주능선이다. 상당산성에서 남쪽으로 기지개를 편다. 풍경 대신 간간이 터지는 조망이 더 좋다. 지금 시기 파란 들녘이 발아래 펼쳐진다. 가을걷이를 기다리는 모습이 풍요롭다. 해질녘 꼭두서니 빛은 정…
하얀 물길이 바위 사이를 에둘러 흐른다. 물소리가 산객들의 발걸음을 따라간다. 짙푸른 숲과 굽이치는 계곡이 절경이다. 숲 가운데로 난 길은 평탄하고 온화하다. 계곡과 가까운 구간이 많아 풍경이 좋다. 어디서든 멈춰서 물빛을 감상할 수 있다. 투명 물빛 하얀 폭포 보며 쉬어갈 수 있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
낙가산을 거쳐 것대산까지 내쳐 걷는다. 들머리 따라 느끼는 강도가 아주 다르다. 낙가산정에 다르면 가볍게 걸을 수 있다. 통신탑을 지나면 그늘진 숲이 쾌적하다. 나무들이 단정하게 도열하며 정렬한다. 나무 사이 여백이 평화로움을 선물한다. 자연이 보여주는 평화에 소란함이 없다. 걸음마다 떨어지는 햇살…
온 세상이 기지개를 켜는 이른 아침이다. 계절은 고왔던 꽃잎 대신 진한 초록이다. 숲길을 오르다 보면 구녀산성을 만난다. 햇살이 내린 초정 들녘이 푸르스름하다. 확연히 눈에 띄는 아름다운 산은 아니다. 산책에 가까운 걷기가 가능한 숲길이다. 훅 덮쳐오는 풀 냄새와 나무 향기가 좋다. 편한 행복감이 뇌와…
청주에서 상당산성은 적당한 여행지다. 청주시민의 휴식처로 제 역할을 다한다. 자연으로 드나드는 천국의 문인 셈이다. 전형적인 포곡식 석축 산성이라 더 좋다. 여름날에도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 한 바퀴 걸을 만하다. 산행을 마치면 마을에서 식사도 편하다. 저수지 옆의 나무그늘…
짙은 그늘 아래 계단길이 쭉 이어진다. 쏟아진 비가 초록을 한층 더 짙게 한다. 나무들이 쭉쭉 뻗어 나란히 도열한다. 한층 생기 얻은 듯 짙푸름을 자랑한다. 들풀 무리가 어둑한 숲 바닥을 덮는다. 키 큰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하늘 뒤덮은 구름이 결국 비로 바뀐다. 우암산 숲에서 서늘한 바람을 맞는다…
너무 좋아 너무 좋아 탄성이 절로 난다. 해발 3천m 송쿨이 설산에 둘러싸인다. 가끔씩 호수에 건너편 설산이 투영된다. 초지에서는 소와 말, 양들이 풀을 뜯는다. 호수근처는 야생화 만발 천혜의 꽃밭이다. 노란색 야생화를 비바람이 훑고 지난다. 시야가 순식간에 노랑 빛으로 가득 찬다. 호수에 물드는 일몰은…
스카즈카가 소설 속 어린왕자를 부른다. 사막의 계곡 사이로 난 흙길로 들어간다. 갑자기 눈앞에 기막힌 풍광이 나타난다. 여기저기 튀어나온 이색풍광이 놀랍다. 눈은 커지고 말문이 막히며 감동 상태다. 심장이 벌렁거리며 온몸이·곧 정지된다. 이시쿨 호수의 첫 느낌은 아름다움이다. 젤 먼저 멀고 먼 수평…
청정도량 운문사 솔바람길을 따라 간다. 터널을 이룬 솔밭 사이를 느리게 걷는다. 소나무 숲을 걷는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솔숲에선 맥문동이 꽃 피울 준비를 한다. 울창한 솔숲길에 피톤치드가 가득하다. 노송들이 시원스레 뻗어 오른 솔숲이다. 수백 년 나이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길옆 운문천에 물소리…
계곡 초입부터 계곡물 소리가 요란하다. 거칠고 사납고 거센 힘이 즉시 느껴진다. 가문비나무가 계곡을 빼곡하게 채운다. 걷는 내내 초록세상을 만들어 선물한다. 만년설산과 암봉들이 마을을 에워싼다. 이국적 풍경이 그림엽서처럼 펼쳐진다. 밤 동안 질척이던 하늘이 파랗게 열린다. 아라쿨패스까지 왕복 20…
카자흐스탄엔 엄청난 계곡이 즐비하다. 차른계곡은 약 200만 년 전에 형성됐다. 강의 침식과 풍화 작용으로 만들어졌다. 계곡이 깎아지른 듯 수려하게 도열한다. 자연 그대로 기둥과 바위가 인상적이다. 가파른 계곡과 메마른 평지가 반복된다. 중앙아시아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린다. 사냥하는 독수리모양 바…
5월 승자는 여전히 싱그러운 녹색이다. 하얀 꽃잎들이 뿔뿔이 흩어진지 오래다. 대신 진초록 활엽수들이 어깨를 비벼댄다. 어떤 놈은 바람을 뒷배 삼아 거들먹인다. 길을 따라 갈수록 녹음 풍경이 짙어진다. 선운사 도솔천 옆 숲길이 찬란히 빛난다. 형형색색 꽃 연등이 바람 따라 흔들린다. 절집으로 향하는 길…
[충북일보] 유월엔 비소식이 잦다. 자연의 섭리이니 막을 수가 없다. 하지만 여행길엔 운치를 더해주기도 한다. 때론 신들의 보물창고를 여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숲 문을 열고 들면 신의 공간이 펼쳐진다. 도로에서 몇 걸음만 옮겼는데 원시림이다. 서산 아라메길이 각광을 받는다. 바다와 내륙을 함…
[충북일보] 강원도 고성의 화진포(花津浦)로 들어선다. 찾아가는 길이 상쾌하다. 화진포를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꽃나루다. 얼마나 예쁘면 꽃나루라 불렀을까. 강원도는 언제나 여름휴가 1순위였다. 물론 해외여행이 흔해진 요즘은 좀 달라지긴 했다. 그래도 강원도는 늘 추억 속 여름 여행지다. 충…
[충북일보] 높은 습도와 열기가 훅 몰려온다. 강렬한 뙤약볕은 그야말로 가마솥이다. 앉아 있기만 해도 온몸이 늘어지고 땀범벅이다. 엉망이 된 신체리듬이 되레 자연스럽다. 불쾌지수마저 끝없이 치솟는다. 열기는 밤까지 이어진다. 잠들기가 쉽지 않다. 이즈음 여행의 첫 번째 목적은 피서일 수밖에 없다.…
[충북일보] 한여름의 태양이 뜨겁다. 지리산을 다시 찾는다. 녹음이 가득 차 시원하고 청량하다. 천천히 오랫동안 걷는다. 노고단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좋다. 해발고도 1507m에 여름 야생화가 피기 시작한다. 보랏빛 모싯대에 물방물이 매달린다. 피아골엔 울창한 숲과 거대한 바위들이 빼곡하다.…
[충북일보] 울산바위는 바람이 시작되는 산이다. 바위를 지나는 바람 소리가 엄청나다. 멀리서 봐도 존재감 드러나는 크기다. 많은 설악비경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암릉미를 자랑하는 외설악의 대표다. 산 능선 사이로 고개를 내밀 듯 서 있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여길 찾았다. 하늘과 어울리는…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