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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부실 대처에 부적절 언행까지 연일 뭇매

김 지사, 합동분향소 발언 논란 되자 즉시 해명
이 시장,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서면으로 사과

  • 웹출고시간2023.07.20 18:14:35
  • 최종수정2023.07.20 20:26:16

충북도청에 마련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20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충북일보]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늑장·부실 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의 언행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지사는 20일 충북도청 신관 1층 민원실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취재진을 만나 "거기(사고 현장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골든타임이 짧은 상황에서 사고가 전개됐고, 임시 제방이 붕괴하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20일 충북도청 신관 1층 민원실 앞에 마련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또 "도의 최고 책임자로서 현장에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때 당시에는 괴산댐 붕괴와 범람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판단해 동선을 괴산댐, 대청댐, 무심천, 옥산면으로 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발생 1시간 뒤인 오전 9시44분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괴산댐 월류 현장을 찾았다가 오후 1시20분께 오송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오전 10시10분 한 명의 심정지와 한 명의 실종이 예상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고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무총리실의 감찰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문제와 사실 관계가 다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취재진의 질의응답에 앞서 김 지사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한없는 고통을 당하고 계신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말씀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모든 문제는 유가족의 심정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 중 일부가 논란이 되자 김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책임자를 밝히겠다'고 한 것은 나를 포함한 우리(공무원) 모두를 지칭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내가 현장에 일찍 가서 지휘·통제·구조 등을 하지 못한 게 잘못"이라며 "그렇게 하지 못한 것과 대형 참사라는 생각을 못한 것을 자책하고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호강이 범람했는데도 오송 지하차도의 교통을 통제하지 않아 참사가 발생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20일 충북도청 신관 1층 민원실 앞에 마련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이범석 청주시장도 방문했다. 분향을 마치고 나오는 이 시장에게 기자들이 심경을 물었지만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도청을 빠져나갔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사과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폭우로 희생되신 분과 유가족, 피해를 입은 시민에게 다시 한 번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으나 늑장 대처 등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서면으로 사과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이날 김 지사와 이 시장은 처음으로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참사가 발생한지 닷새만의 사과다보니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지난 15일 오전 8시45분께 제방이 무너진 미호강의 물이 유입됐다. 이곳을 지나던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천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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