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5. 청주 낭성면 '오소담' [충북일보=청주] 청주 낭성면에 위치한 오소담의 주 메뉴는 11년째 직접 만드는 두부와 청국장, 그리고 맛있는 밥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수한 변화가 일었다. 쌀을 직접 도정해보기도 하고, 두부에 갖가지 색을 입혀본 적도 있다. 작은 가마솥밥을 시작한 후에는 맥반석을 넣어 밥을 짓고, 올해는 고시히카리 쌀로 변화를 시도했다. 조밥과 콩밥으로 내던 밥은 쌀밥 위에 볶은 쌀눈을 뿌려먹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처럼 손한준 대표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를 주는 이유는 가게가 갖는 이야기의 힘 때문이다. 손 대표는 가마솥밥을 '향수'라고 말했다. 가마솥으로 지은 밥은 밥맛이 좋은 것은 물론 과거 맡았던 밥의 향기와 누룽지를 긁던 추억까지 식탁 위로 가져온다. 오소담의 주 고객층이 중장년층인 것을 보면 향수 힘이 얼마나 짙은가를 알 수 있다. 밥맛 좋은 집에 선정되기 전부터 손 대표의 '밥 사랑'은 각별했다. 직장생활을 할 때 식당을 선택하는 기준은 방금 한 밥을 담아주는가에 달렸을 정도다. 그런 그가 음식점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눌려 담긴 공깃밥을 취급할리 없었다. 가마솥밥을 시작하기 전에도 식사시간 직전 밥을 안치고 주문과 함께 퍼 담았다. 더 맛있는 밥을 고민한 결과는 가정용 정미기였다. 1년쯤 벼를 직접 수매해 가게 앞에서 도정했다. 그의 열정을 위협하는 난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벼는 생산과 동시에 대용량으로 포장되기 때문에 적은 양의 벼를 구하는 것부터 어려웠다. 알음알음으로 벼를 구매해온들 제대로 보관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렵게 공간을 할애해 가게 앞에서 쌀을 찧으면 거기에서 나오는 소음과 분진도 만만치 않았다. 그나마 낭성면에 위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미기 다음은 가마솥이었다. 주문 후 20분이나 걸리는 밥 짓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불평을 늘어놓은 손님은 없었다. 기다릴만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대신 가게로 출발하면서 전화하는 예약 손님이 늘었다. 맛있는 가마솥밥이라고 손 놓고 있을 그가 아니었다. 소상공인 컨설팅을 통해 전문가 조언을 들었다. 전문가의 대답은 맥반석이었다. 손 대표도 수십 년간 소주 회사에 몸담으며 효능을 지켜봤던 돌이다. 수질정화와 중금속 탈취 제거 능력에 밥맛까지 살린다는 마성의 돌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처음엔 밥에 든 돌을 보면 놀라던 손님들도 돌에 담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의 이야기는 가게 외부에도 준비돼있다. 가게 문을 열면 늘 '오소담 힐링반찬'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들어갈 때 미처 못 본 손님들도 나갈 때는 잠시 머물러 오늘의 식사를 회상하는 장소다. 어떤 재료를 활용한 반찬이 상 위에 올라왔는지 사진과 함께 자세히 알려주기 때문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고, 먹고 나서 알아도 맛있었던 식사로 기억할만한 아이템이다. 가게 앞 텃밭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혹시 나물 반찬의 정체를 모두 알아챈 사람이라도 실제 식물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소담에서 제공되는 나물들이 특이한 탓도 있지만 익숙한 나물도 자라는 과정은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작은 텃밭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주인장의 배려다. 비비추, 쌈채나물, 머위, 노루오줌, 삼잎국화, 울릉도 취나물 등 손 대표가 직접 심은 식물들이 자란다. 여기서 채취해서 쓰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재료들로 요리하고 있다는 일종의 샘플인 셈이다. 오가는 손님들은 작은 식물원을 견학하듯 텃밭을 거닌다. 오소담의 안팎은 이처럼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놓는 손 대표의 이야기 주머니가 단골들마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게 하는 것 아닐까.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첫 자영업 도전은 오리요리 전문점이었다. 퇴직 무렵, 아내의 음식 솜씨를 활용할 아이템으로 그 즈음 유행하던 오리요리를 선택했다. 시작하자마자 물밀 듯이 손님이 몰렸다. 청주 외곽인 낭성에 위치한 이곳에 이렇게 손님이 많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잘 됐다. 딱 4개월이었다. 그해 12월 '조류독감'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했다. 난생처음 접한 전염병에 대한 대중들의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 몇 개월간 이어진 조류독감 사태에 오리와의 이별을 고했다. 주인장 손한준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빠른 실패를 전화위복으로 생각했다. 외부적 요인에 영향 받지 않을 아이템을 물색했다. 건강한 재료와 맛을 고민하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두부가 떠올랐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손두부 전문점 '오소담'은 비수기가 없었다. 직원들을 아침마다 데리러 가는 그는 가게에 올 때마다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좋단다. 나들이객이 많아지는 계절이면 손님들도 자연히 늘어난다. 근처에 하나둘씩 생긴 골프장도 손님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다만 눈이 많이 오는 날은 비정기 휴일이 된다. 제설 작업이 잘 된다고 해도 산성 너머에는 눈이 쌓여있을 거라는 시민들의 고정관념은 바뀌지 않더란다. 그런 날은 직원들에게 뜻밖의 휴가를 선물한다. 불행히도(?) 올해는 눈이 오지 않아 깜짝 휴가는 없었다. 손한준씨가 두부 이상으로 고민했던 건 밥이었다. 식당에서 먹던 공깃밥이 싫었다. 언제했는지도 모르게 눌려 담긴 밥은 있던 입맛도 떨어뜨렸다. 가마솥에 막 지은 밥 이상의 밥은 없는 것 같았다. 하루에 서너 번 씩 가마솥 밥을 하다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지금의 작은 가마솥을 생각해냈다. 힘들어서 안 된다는 반대에도 무작정 작은 가마솥을 사왔다. 힘든 건 직접 하겠다며 막무가내로 식탁에 올렸다. 그렇게 시작한 가마솥밥은 '오소담'의 상징이 됐다. 직접 재배한 콩으로 두부를 만들고, 계절마다 나물을 채취해 반찬을 내느라 바쁜 주인장은 쌀에 대한 연구 또한 쉬지 않는다. 언젠가 '밥 소믈리에'에도 도전할 거란다. 건강한 밥상을 향한 그의 욕심이 손님들로 하여금 먼 곳까지 찾아오는 수고를 반복하게 하나보다. 블로거들의 한줄평 블로거 신승호- 콩으로 된 모든 음식을 좋아한다. 가마솥에 막 지은 콩밥은 전기밥솥으로 해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고소하다. 청국장 속 콩도 알알이 씹히는게 아주 좋다. 블로거 오은주- 토속음식을 좋아하는데 밖에서 먹을 기회는 많지 않다. 묵나물로 고소하게 무쳐낸 반찬과 취나물, 삼채 등 어릴 적 좋아했던 음식이 정갈하게 나온다. 음식 맛도 좋지만 깔끔한 차림이 한몫한다. 블로거 장동민- 볶은 김치 하나도 범상치않다. 천천히 씹으면 계속 새로운 맛과 향이 나온다. 사정에 따라 가끔 나온다는 산초장아찌도 향이 특이한데 싫지않다. 두부와 보쌈을 산초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새로운 삼합이다. 블로거 서미연- 할머니 댁에 온 줄 알았다. 목조 인테리어부터 수북하게 담긴 시골스러운 반찬들까지 할머니가 차려주시던 구수한 밥상이 떠오른다. 취나물 하나만 있어도 밥 한그릇 뚝딱이겠다. 블로거 최은경- 건강한 밥상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한상이다. 특히 비지장 맛은 먼 곳까지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한 맛이 생각날 때마다 찾게 될 것 같다. 블로거 민정기 시댁에서 두부를 많이 만들어봐서 안다. 어떤 두부가 맛있는 두부인지. 전문가인 어머님 손맛에 비견해도 제대로다. 순두부, 비지, 청국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늘 먹어온 식당 맛을 생각하고 찾아온다면 뒷통수를 가격 당할 것. 내 입맛엔 적당히 날 것의 이 맛이 딱이다. 블로거 윤수정- 역시 가마솥에 한 밥은 냄새부터 다르다. 누룽지까지 알뜰하게 챙기게 돼 밥을 평소보다 많이 먹었다. 보통 청국장은 국물만 떠먹는데 이 곳은 콩까지 듬뿍 먹어도 거부감이 없었다. 직접 키운 콩잎절임에 수육과 볶음김치를 얹으면 입안이 한참동안 행복하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청주시의회의 후반기 원구성에 후보등록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결국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민의힘 김태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주시의회 회의규칙 일부 개정안'을 심사한 뒤 부결시켰다. 당초 운영위 10명의 위원 중 5명이 이 개정안에 공동서명해 상임위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높았지만 최종적으로 진행한 표결에서 반대표가 과반을 넘어섰다. 결국 이 개정안은 상임위의 문 턱을 넘지 못했지만 본회의에서 재차 다뤄질 여지도 있다.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했더라도 지방자치법 81조에 따라 재적 의원 3분의 1인 13명의 서명을 받아 본회의에 직접 안건을 상정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개정안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의원만해도 18명에 달해 가능성도 높다. 당초엔 19명이 공동 발의를 했지만 국민의힘 이상조 의원이 찬성표를 거둬들이면서 18명이 공동 발의하게 됐다. 다음달 2일 열리는 3차 본회의에서 이 개정안이 다시 도마위로 올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의원이 제안한 후보등록제 방식은 후보등록과 정견발표,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의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정부가 30일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을 확정 발표하는 가운데 충북은 첨단재생의료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분야의 최종 후보 지역으로 선정된 청주 오송은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바이오 개발 전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오송이 유치에 성공하면 바이오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어 글로벌 혁신특구를 신규 지정할 예정이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충북(첨단재생바이오), 부산(차세대 해양모빌리티), 강원(AI 헬스케어), 전남(에너지 신산업) 4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가 적용되는 특구 지정을 결정해 5월 고시할 방침이다.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한 충북은 최종 지정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지인 청주 오송은 연구개발 등의 기획 단계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원스톱 추진이 가능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
[충북일보] 저탄소 식생활을 가장 손쉽게 실천하는 방법은 바로 지역 먹거리인 '로컬푸드(Local Food)'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다. 로컬푸드는 침체된 지역농가도 살리고 운송·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이동과 다단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식품을 의미하며 국가나 단체·협회마다 다르게 규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농산물직거래법)'에 따라 '특별자치시·특별자치도·시·군·구(자치구)에서 생산·가공된 농산물로서 해당 지역에서 유통·판매되는 것을 지역농산물'로 정의하고 있다. 로컬푸드는 농가 소득증대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측면에서 활성화됐으나 탄소 배출량, 즉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로컬푸드를 구매하고 싶어도 거주하는 지역에서 농식품이 생산되지 않는다면, 판매처가 없다면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로컬푸드가 가장 활성화된 지역은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을 꼽을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완주군 면적은 821.3 ㎢로 전북 전체 면적(8천78㎢)의 10.2%를 차지한다. 전북 1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