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영동] 영동에서 3대째 가업을 잇는 신발가게 동양고무. 영동전통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터줏대감이기도 한 동양고무는 해방 후부터 시장을 줄곧 지키고 있는 영동의 산 증인이다. 1990년 돌아가신 1대 박용보, 2대 박창훈(79), 현 사장인 3대 박준희(47)씨로 이어지며 그때 그 시절 가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밖에서 보면 허름해 보이지만 할아버지, 아버지의 어려웠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소중한 일터다. 70년의 역사를 가진 최고령 동양고무의 박 사장은 고객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친절은 선조들이 지켜온 정신을 그대로 물려받아 한 치의 누를 끼치지 않도록 오늘도 혼신을 다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40~50년 된 단골손님들이 주를 이룬다. 장날이면 가게를 찾아와 안부를 물으며 반가워하는 등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사랑방 역할도 한다. 박 사장의 이력도 이색적이다. 4명의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영동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서울의 유명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해 여론조사 회사에 다녔다. 2000년 국회 정기 감사 기간 때 한나라당 전용학 의원의 부족한 일손을 도와 준 것이 계기가 돼 보좌관 일에 뛰어 들게 된다. 이렇게 시작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2013년까지 전 의원을 비롯, 김충환, 김학원, 양정례 의원 등 13년 동안 4명을 보좌했다. 당시 같이 시작한 보좌관 동기생 15명중 이제는 1명만 남을 정도로 보좌관 일이 보람도 있으나 힘이 드는 등 쉽지만 않았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평생직장이라 할 수는 없었다. 이에 정치생활을 과감하게 접고 고향으로 내려가야겠다는 결심은 했으나 아내와 부친을 설득해야 했다. "좋은 자리를 놓고 왜 내려오려 하느냐"는 아버지의 반대가 컸다. 부친의 반대에 부딪쳤다. 그러나 언제까지 좋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다 정치는 나이 들면 전문성에 한계가 있고 시간이 더 가기 전 고향으로 내려가 부친의 가게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에서 였다. 이렇게 극복하고 신발가게를 이어 받은 지 3년. 동양고무 신발가게 시작은 이렇다. 1990년에 작고한 1대 사장인 할아버지는 장손으로 가족들의 생활을 책임져야 했다. 손재주가 유난히 좋았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때인 14살 때 중국 남경으로 건너가 직물회사에 다니게 된다. 큰 나라에 가서 돈을 벌고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10여 년간 중국생활을 하는 동안 과장직책을 얻게 됐고 큰 돈은 아니지만 생활에 여유를 찾을 만큼은 됐다. 해방이 되면서 중국생활을 청산하고 옥천 고향으로 돌아 온 할아버지는 신발도매업을 하는 지인의 소개로 현재의 장소에서 난전을 벌였다. 처음엔 신발을 자전거에 싣고 이원, 심천, 학산 등 시골장터를 찾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팔았다. 고생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만큼 컸지만 내 사업이라는 마음에서 뿌듯했다. 고무신, 운동화, 장화 등을 취급하다가 조그맣게 가게를 냈다. 피난 시절이어서 환경이 변변치 못해 기름통으로 지붕을 만들어 덮는 등 비가림 정도의 임시로 허름한 가게를 꾸몄다. 이때부터 2대 사장인 박창훈씨는 부친을 도우며 고등학교를 다녔고 이곳에서 잔뼈가 굵었다. 부친의 신발가게를 도운 것은 1955년부터다. 2대 역시 3남매 중 장남이어서 아버지의 가게를 열심히 도왔다. 이렇게 시작한 신발가게 운영은 50년이 훌쩍 넘었다. 현재 영동전통시장에는 3~4곳의 신발가게가 있을 정도인데 번창했던 시절은 가고 지금은 사양 사업이 됐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1대 사장 박용보씨는 가게를 운영하명서도 검소한 중국인을 생활을 본받아 "먹고 싶은 것은 마음껏 먹되 사치와 외상은 절대로 하지마라"라고 늘 상 자식들에게 가르쳐 마음에 새겼다. 특히 검소하면서도 꼬장꼬장 해 크게 돈은 벌지 못했어도 비리나 부정은 물론 거짓말도 할 줄 모르는 대꼬챙이 같은 성격이었다. 이 같은 성격 때문에 자손들 역시 현재까지도 그대로 이어 받아 남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 2대 사장 박창훈씨는 "현 사장인 막내가 갑자기 서울생활을 접고 가게를 한다고 할 때는 말도 되질 않아 반대했다"며 "자식고집 이기는 부모가 있느냐, 누군가에게 물려줘야 하겠기에 이왕이면 하고 싶어 하는 막내에게 운영을 맡기기로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자신보다 더 잘 운영을 하고 있어 전수해 줄게 없게 됐다"며 "한때 손님들이 신발을 사기 위해 가게 앞에 줄을 지어 서기도 했는데 이제는 산업사회에 밀려 사양사업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그동안 손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렇게까지 될 수 없었다"며 "지금까지 이용해 준 고객들에게 고마워 마음의 보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한 업종에만 고집스러워서 인지 아버님은 점쟁이처럼 손님들의 발만 보면 신발크기는 물론 성격까지 척척 알아 맞출 만큼의 전문가였고 살인사건의 범인이 신은 신발자국을 가져와 경찰이 물을 정도였다고 박 사장은 귀띔을 했다. 박 사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며 "머리만 잘 쓰고 노력하면 틈새가 보이는데 어려운 일은 하지 않고 쉬운 일만 찾는 지금의 세대들의 세태가 안탑까다" 고 꼬집었다. 또 그는 "신발가게를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좋아서 하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으며 시장사람들이 참 좋고 서민들의 부대끼며 생활하는 삶의 현장"이라며 "만약 아들이 가게를 한다고 한다면 반대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영동 / 손근방기자
[충북일보] 충주 사과 과수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충주시에 따르면 동량면 조동리 건지마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전체 매몰 작업에 착수했다. 과수화상병 예찰을 진행하던 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일 해당 과수원에서 잎맥이 타들어 가는 증상을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의 정밀검사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이 나온 14일 시는 3천900㎡ 과수원 전체를 매몰하기로 하고 나무뽑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잎 마름 증상이 나타난 사과나무는 전체 327그루 중 홍로와 양광 등 36그루다. 관련 매뉴얼은 과수화상병 발생 주율이 10%를 넘으면 전체 매몰을, 5% 미만이면 발생 가지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과수원은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선례가 없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이 과수원에서 1.2㎞ 떨어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바 있다. 충주 사과 발생농가 해당 반경 안엔 사과·배 농가 30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는 현재 외부인 출입이 차단됐다.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성이 새내기 경찰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은 청주청원경찰서 율량지구대 이의성(31) 순경.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 4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호텔에서 '공황장애가 있는 여성이 귀가를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와 공동대응 요청을 받아 출동한 이 순경과 다른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 여성 A씨의 귀가를 돕던 중 갑자기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여성은 과호흡을 하다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고 호흡을 멈추는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한 이 순경은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이 순경은 동시에 지나가던 행인에게 119 구조 요청을 했고 그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쓰러진 A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A씨는 구급대에 인계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순경은 "실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본건 처음이었다"며 "혹시나 잘못될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과거 적십자에서 CPR 교육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충북일보]2025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경영계와 노동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천860원이다. 지난해 '1만 원' 선을 두고 이뤄진 최저임금 샅바싸움은 전년 대비 2.5%p(240원) 인상으로 결정됐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 원까지 '140원(1.4%)'을 남겨둔 상황에서 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워진 경제 상황은 더욱 치열한 공방을 오고가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일 13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6명을 새롭게 위촉했다. 13대 최저임금 위원회는 오는 21일 1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는 고용노동부의 심의요청서 접수, 위원장 선출 등 2025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최저임금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각 주장은 같은 이유를 근거로 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동계는 급등하는 물가와 적정 생계비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40원 남은 1만 원 돌파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내수 부진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부채 부담 등을 이유로 '동결'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