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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6.14 20:16:37
  • 최종수정2023.06.14 20:16:37
[충북일보]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나라 의사 양성의 첫 단계는 의대 입학이다. 한때 의학전문대학원이라는 코스가 또다른 의사 배출의 통로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정규 의대가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의사수는 의대 정원이 늘어나야만 증가하는 아주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

어느 분야든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이 늘어나고, 수요가 줄면 공급이 감소하는 기본적인 시장논리가 적용되는데 반해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나라의 의사 배출은 아주 오랜 세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경제 논리가 적용되지 않은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공급의 탄력성이 완전비탄력적이다. 때문에 의사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도 공급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런 공급자 입장에서의 의사배출은 정예화된 고급 의사인력 양성을 하는데에는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을지는 몰라도 수요자 입장, 즉 국민입장에서는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최근 사회 문제가 된 '응급실 뺑뺑이'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방청의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충북에서 발생한 구급차 재이송건수는 무려 1천72건에 달했다. 이렇게 재이송건수가 많은 것은 해당 의료기관내 전문의료인력 부족 때문이다. 이로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 전가되고 있다.

국민의힘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소방청에서 받은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충북에서 환자 재이송 과정에서 심정지에 이른 사례가 6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응급의료센터 전문의료인력만 충분했더라면 이 병원 저 병원 찾아 헤메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을 맞는 지경은 피할 수 있는데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의사부족으로 인한 주민 피해는 이뿐이 아니다. 지역별 의료인력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농촌이나 중소도시의 병원은 의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엄청난 보수지만 단지 서울이나 대도시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농촌이나 중소도시 병원은 외면받고 있다.

결국 해당 지역 주민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도시의 병원을 찾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의료인력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에 대한 우려와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그에 따른 대책은 언제나 미봉책에 불과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지 않는 한 어떠한 대책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충북도가 민선 8기 공약으로 제시한 도내 의과대학 정원확대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8일 2025년도 입시에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추후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증원 규모가 정해질 것이라고 한다. 양측이 정원 증원으로 가닥을 잡으면 각 의과대학의 배정 인원은 대학 모집요강을 발표하는 내년 5월 전까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만 된다면 현재 89명인 의대정원을 오는 2026년 6월까지 184명으로 증원한다는 충북도의 계획은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증원이 현실화하면 충북대 의대는 49명에서 111명, 건국대 충주 글로컬캠퍼스는 40명에서 73명으로 증가하게 된다. 김칫국마시는 얘기인지는 몰라도 의대 정원이 확대돼 의사인력 배출이 늘어난다면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수사에 걸맞지 않게 '의료의 변방'으로 전락한 충북의 의료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지하다시피 지표를 통해 본 충북의료환경은 전국 최하위권이다. 인구 1천 명 당 의대 정원수 전국 하위 5번째, 치료가능 사망자수 10만명 당 58.5명, 입원환자수 연평균 증가율은 1천 명 당 7.3% 등 모든 지표가 전국 최하위를 가리키고 있다. 게다가 의료기관수(1천827곳) 전국 13위, 의사수(2천518명) 전국 14위 등 의료인프라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모쪼록 어렵사리 시작된 의대정원 확대 논의가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돼 '의료의 변방'이라는 오랜 오명을 씻고 도민에게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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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