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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2.07 17:11:55
  • 최종수정2024.02.07 17:11:54

효자 정재수 군이 아버지와 함께 눈보라 속에서 숨진 1974년 설 전날의 보은군 마루목재 상황을 그려 넣은 교과서 그림.

ⓒ 김기준기자
[충북일보] 보은군 마로면 갈목리 마루목재에서 50년 전 아버지와 함께 숨진 효자 정재수 군(당시 10살)의 효심과 넋을 기리는 추모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여론이다.

재수 군은 지난 1974년 경북 상주시 화남면 소곡리에서 옥천군 청산면 법화리 큰아버지 댁으로 설을 쇠러 가다가 중간 지점인 마루목재에서 아버지와 함께 눈보라와 강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재수 군은 웃옷을 벗어 아버지 태수(당시 34세) 씨의 몸을 덮어주고, 술에 취해 깨어나지 않는 아버지의 몸을 체온으로라도 녹여보려고 한 듯 꼭 끌어안은 채로 발견됐다. 이날 밤 이곳의 기온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졌고, 눈은 33cm나 쌓였다.

현재 ‘효자 정재수 기념관’으로 운영하는 옛 상주 사산초등학교.

ⓒ 김기준기자
이 일은 당시 언론을 통해 효를 중시하는 국민에게 '효의 본보기'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추모의 물결이 일면서 곳곳에 동상이 세워지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그러나 재수 군의 효행 이야기는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사람들에게서 잊히고, 교과서에서도 빠졌다. 이뿐만 아니라 곳곳에 세웠던 동상도 하나둘씩 사라졌다.

마루목재에 조성해 놓은 묘지는 50년 동안 가족에 의해 벌초만 하는 정도이고, 관련 지자체나 단체 등에서 전혀 돌보지 않아 쓸쓸하게 남아있는 상태다.

묘지를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주변의 안내문도 관리하지 않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라는 게 인근 마을 주민의 설명이다.

경북 상주시는 지난 2001년 옛 사산초등학교(1994년 폐교)를 활용해 '효자 정재수 기념관'을 만들고, 그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는 듯했다.

이 기념관 역시 현재 상주시청의 관리직 1명이 어렵게 관리만 하고 있을 뿐이다. 하루 2~3명만 이곳을 찾아와 그의 효행 흔적을 살펴보는 정도다.

효자 정재수 군이 50년 전 숨진 보은군 마로면 갈목리 마루목재와 그의 묘지(우측).

ⓒ 김기준기자
재수 군이 숨진 장소이자 묘지를 둔 보은군과 보은교육지원청도 뒷짐을 지고 있긴 마찬가지다.

군은 지난해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모제와 효행상 제정 등을 검토하는 듯했으나 유야무야 미뤄왔고, 보은교육청 역시 '정재수 효 글짓기 대회' 개최에 관심을 두었으나 교육장이 바뀌면서 현재까지 그 어떤 움직임도 없다.

그러면서 지역에선 재수 군 사망 50주년을 맞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규모를 따지지 말고 그의 넋과 효행을 기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은군 마로면 갈목리 마루목재에 쓸쓸하게 남아있는 효자 정재수 군의 묘지.

ⓒ 김기준기자
한 주민은 "효는 백행의 근본이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도덕 불감의 시대에 더없이 소중히 여겨야 할 덕목인 만큼 효의 대명사인 재수 군을 추모하고 넋을 위로하는 행사를 마련해 지역을 효의 고장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생존해 있는 재수 군의 모친 김일순(84) 여사는 "눈만 내리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재수의 효행과 넋을 제대로 기리지 못해 죽어서 아들 볼 면목이 없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보은 / 김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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