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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명물, 이발사 이봉철씨

49년 외길…재능기부 봉사
"아직도 찾아주는 졸업생들이 고마워"
"충북에 없는 이용명장이 꿈"

  • 웹출고시간2015.05.11 19:02:03
  • 최종수정2015.05.11 19:02:03

충북대 학생회관에서 28년간 이발소를 운영해 온 이봉철(63)씨가 학생을 이발하고 있다.

ⓒ 강준식기자
[충북일보] "마지막 목표는 충북 최초로 대한민국 최고인 명장입니다."

28년간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충북대 학생회관을 지켜온 이발소가 있다.

전남 목포가 고향인 이봉철(63)씨는 가족들 생계를 위해 1966년에 서울로 상경했다. 무작정 이발소를 찾아 허드렛일을 하며 어깨너머로 이발 기술을 배웠다.

이씨는 "당시 이발사들의 모습이 멋있어 이발소에 들어가 일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발 기술을 배운 지 8년이 되던 해인 1974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이용 부문에서 1위에 입상하고 이듬해 스페인에서 열리는 22회 국제기능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합숙 훈련 중 늑막염을 얻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 1978년 처가가 있는 청주에 터를 잡았다.

이씨는 1986년 충북대 학내에서 이발소를 운영할 사람을 찾는다는 소리에 한달음 달려갔다.

"이력서 한 장만 내던 시절에 수상 내역과 서류까지 복사해서 제출했지. 요즘 대학생들로 말하면 '포트폴리오' 같아."

그때부터 시작한 것이 지금은 하루 30여명씩 찾아오는 보기 드문 인기 이발소가 됐다.

"아직도 찾아주는 졸업생들이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지."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항상 열려있는 이발소의 주요 고객은 학생, 교직원, 졸업생들이다. 이씨는 이미 학교에서 명물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예약하고 오는 손님들도 부지기수다.

49년간 외길 인생을 걸어와 지칠 법도 한 이씨는 손님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

최근에는 이씨의 아들인 이연재(35)씨도 이발소에 나와 일손을 거든다.

이씨는 "갑자기 아들이 피자를 사오더니 이발 배우러 다닌다고 해서 반대할 겨를도 없었다"며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가업을 이어준다고 하니 기특하다"고 말했다.

이씨가 지회장으로 있는 (사)한국기능선수회 충북지회는 매년 3월과 11월 농촌으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다닌다.

그는 "기능장들의 재능을 살려 농번기 전과 농번기 후에 맞춰 이발, 농기계 수리, 옷 수선 등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지난 1989년부터 다니기 시작해 벌써 36년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마을에서 서로 와달라고 아우성"이라며 "올해부터는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더 많은 농촌주민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최근 들어 꿈이 생겼다"며 "그 분야에서 최고를 일컫는 명장, 충북에 한 명도 없는 '이용명장' 자리에 도전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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