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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목불 조각장 하명석씨

보은군 속리산면서 홀로 공방생활
39년간 목조불상만 1만2천여점 제작

  • 웹출고시간2013.05.15 19:46:14
  • 최종수정2013.09.22 19:40:33
ⓒ 김태훈 기자
오는 17일 불기 2천557년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법주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들이 부처님을 맞이하기 위한 봉축행사로 연일 바쁘다.

"뚝딱~ 뚝딱~"

속세의 때를 타지않은 보은군 속리산 자락의 한 공방에서는 무언가를 때리는(?) 소리가 부처님 오신 날을 반기듯 아름답게 들려온다.

38년째 목조불상을 빚고 있는 하명석(54)씨가 나무를 조각하는 소리다.

지난 1975년부터 목불 조각에 입문한 하씨는 통나무로 전체를 조각하는 '통조각 기법'만을 고집한다. 예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그는 적어도 60년 이상 자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를 베어다 불상 재료로 사용한다. 지금까지 만든 목조불상만 해도 1만2천여점이 넘는다.

기계를 쓰지 않는다는 게 철칙인 그는 정교함이 요구되는 작업을 위해 900여개의 끌과 1천300여개의 조각칼을 자체 제작해 사용한다. 불상제작은 섬세함과 정교함, 균형미가 필수적이어서 끌질과 사포질 등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불상 하나를 제작하는데도 꼬박 10여개월 이상 걸린다. 수만번의 끌질과 사포질로 새롭게 태어난 목조불상들은 전국 곳곳의 유명 사찰에 모셔져 있다.

3년 전 충북도는 목조기술의 맥이 끊기기 전에 기능보존이 필요하다고 판단, 하씨를 도 무형문화재 21호로 지정했다. 목조불상 제작을 단순 돈벌이 수단이 아닌 예술성과 전통보존성이 무형문화재 지정에 결정적인 견인역할을 했다.

"새벽부터 법주사 법당에 가서 30분간 예불드리고 오늘은 어디까지 작업을 할지 머릿속에 설계도를 그립니다."

하씨의 일과는 새벽 3시부터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법주사 법당에 들어가 예불드리기. 밤새 흐트러져 있던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다. 그리곤 곧장 공방에서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작업에만 전념한다. 일에 한번 집중하면 옆에서 누가 말을 걸어도 모를 정도다. 정성스레 목불을 빚다 보면 어느새 공방은 작은 풀벌레 소리와 바람 소리가 방안을 맴돈다.

며칠 전 호주에서 70대 외국인 노부부가 하씨의 공방을 찾아와 목조미륵반가사유상을 만들 것을 부탁한 뒤 제작기한도 정하지 않고 돌아갔다.

"(외국인 노부부에게)연락도 안오고, 할 방법도 없습니다. 나도 믿고 만드는거죠. 기한도 없는 작품을 언제 끝낼지는 전적으로 내 몫입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38년간 유지 할 수 있는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 사회 한쪽에서는 외길을 고집하며 전문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하씨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보은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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