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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는 내 운명' 청주운호중 최기흥 교사

어린시절 앓은 소아마비로 하루 2시간 이상 연습
각종대회서 메달 성과…삶 자체가 아이들에게 롤모델

  • 웹출고시간2014.12.25 18:41:31
  • 최종수정2014.12.25 18:41:31
'하루 스윙 600번 이상, 하루에 2시간 이상 실전 연습, 한 달에 한 번 이상 교류전 참석, 매 주말 전국탁구대회 빠짐없이 참석해 기량연마.'

본인 스스로도 탁구환자라고 말한다.

환자도 이쯤 되면 중증의 환자다.

심지어 아내조차 "탁구가 그렇게 좋으면 탁구랑 결혼하지 그랬느냐."고 타박할 정도다.

그는 바로 지난달 30일, 충주에서 열린 제 8회 2014 전국장애인탁구 종합선수권대회 TT9부에서 충북에 금메달을 선물한 청주운호중학교 수학교사 최기흥(54)선수다.

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그였지만, 일반인 대회 개인전에서도 우승을 할 정도로 기량이 출중하다.

현재 장애인탁구 TT9부 전국랭킹 1위이며 탁구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일상은 아주 단조롭지만, 이십여 년째 지속되는 꾸준한 탁구 열정이 하루하루의 일과를 성실히 떠받치고 있다.

학교 수업이 끝난 퇴근 후의 하루 탁구 연습량은 3시간을 족히 넘긴다.

그가 그토록 탁구에 빠진 이유가 무엇일까.

"90년도 중반, 우연히 탁구장을 갔는데 탁구를 잘하는 선수가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친구에게서 '넌 죽었다 깨도 저 선수를 이기지 못해!'라는 말을 들었다. 오기가 생겼다. 정말 죽었다 깨어날 정도로 열심히 탁구를 쳤다."

98년 입문한 이래, 5년 만에 장애인 탁구 국가대표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죽었다 깨도 이기지 못한다'던 그 선수를 정식 경기에서 만나 승리했다.

"막상 그 선수를 이기고 나니, 깨달은 것이 많았다. 탁구는 내게 겸손을 가르쳐줬다. 탁구를 통해 얻은 긍정의 에너지는 학생들을 대하는 마음도 바꿔주었다."

그는 수학이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학습역량이 모자라는 학생들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격려한다.

그의 삶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

장애인 탁구대회 TT9급에서 그의 성적은 독보적이다.

그러다보니 충북을 대표로 출전하는 경기마다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그동안 50여 차례의 전국대회에서 각종 메달을 휩쓸었다.

국제경기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작년 이천에서 열린 2013 코리아오픈 국제장애인탁구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다리가 불편하지만, 장애가 없는 일반인들과 시합을 해도 대등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탁구를 통해 이뤄내는 산물들은 내안에 녹아 삶의 자양분이 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데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그는 2009년 장애인대회가 아닌 청주연합회장기 개인단식에서 1위에 올랐고, 2011년 청주시장기 개인전에서도 3위에 올랐다.

최 선수의 탁구기술은 독창적이다.

그에게 스승이 있다면, 세상의 모든 탁구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라켓 잡는 법부터 기술 동작까지 자기 체형에 맞게 스스로 연구하고 익혔다.

그는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탁구 전도사가 되기를 자처한다.

"수많은 실전을 통해 얻은 경험과 자기 극복의 마인드 컨트롤을 전해주고 싶다. 탁구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노하우도 공유할 것이다."

이제는 후배를 양성해 제대로 된 탁구를 녹색테이블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돕고 싶다는 희망을 그는 전하고 있다.

'장애는 다소 불편할 뿐 삶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경구를 몸소 실천한 그를 보며 입지전적 인물은 우리 주변에 의외로 가까이 있음을 깨우치게 된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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