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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구

(전)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감정평가사

필자는 음성에 있는 수봉초등학교를 졸업했다. 개교 113년의 역사를 가진 음성을 대표하는 초등학교다. 올해 111회 졸업생을 배출했으니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도 되는 학교임이 분명하다. 다른 학교 동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필자를 비롯한 우리 동문들은 수봉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을 참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 학생수가 너무 줄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엔 한반에 60여 명의 학생들이 빼곡하게 교실을 채웠다. 교실의 풍경을 콩나물 시루에 비유하곤 했다. 그래도 교실이 부족하여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어 학교를 다녔고, 학교 교가엔 '~우리 2천 이곳에 모여'란 가사가 말해 주듯 꽤나 큰 학교였다. 지금은 전체 학생수 200여 명 남짓의 학교로 변했지만 말이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한 것 같다.

변하는 것이 어디 학생수만이랴. 학교를 상징하는 것들도 변해가는 것을.

어떤 대상을 명징하게 나타내는 것을 '상징'이라 한다. 개인 또는 집단이 그림, 문자, 물건등으로 어떤 의미를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제비는 '우체국'을 나타내는 것처럼 말이다.

학교에도 상징이 있다. 배지, 교가(校歌), 교목(校木), 교조(校鳥)가 대표적이다.

학교가 추구하는 목표와 학생들이 가졌으면 하는 마음가짐을 담아 정했을 것이다. 정해진 상징물은 영원할까?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바뀌면서 상징물도 바뀌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필자 모교의 교조와 교목은 '까치'와 '향나무'이다. 지정할때만 해도 까치는 길조로 여겨졌다. 집앞에 까치가 나타나면 반가운 손님이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온다고 기뻐했다. 향나무는 나쁜 기운을 쫒아내고 좋은 향으로 머리를 맑게해 주는 좋은 나무로 인식되었다. 우리 수봉학생들이 까치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향나무처럼 사회에 맑은 향기를 베푸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면서 정했을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까치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유해 조류로 변했고, 향나무는 일제 강점기에 이토 히로부미가 대구를 방문하여 달성공원에 기념식수를 하였다 하여 '민족정기 훼손, 일제 잔재 청산'을 이유로 하여 추방되고 있다. 지정할때와 지금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한 것이다. 필자의 모교는 총동문회가 나서서 교조와 교목을 '황새'와 '소나무'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하나, 변하지 않는다는 말 뿐이다" 란 이야기가 있다. 스스로 변하든 환경에 의해서 변하든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 제일의 기업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는 다 바꾸라"고 하였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필자의 모교 동문들이 나서서 이미지가 변해버린 상징물을 새시대에 맞게 바꾸어 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인 것 같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삼성이 1등기업이 되었듯, 우리 모교도 새 상징물을 통해 학교와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동문들에게는 더욱 자랑스런 모교로 우뚝 섰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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