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9. 청주 사창동 '꽃이피다' 이진 대표 [충북일보=청주] “모든 일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지만, 사람들은 보통 밝은 것만 떠올리곤 하죠. 꽃집일이란 게 겉으론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 거친 일이에요. 무거운 물건도 많고, 꽃을 담아둔 물이 시간이 지나면 악취가 나기도 하고, 꽃을 다듬다 보면 손도 많이 다치거든요. 그래도 힘이 나는 건 손님들 덕분이에요. 인상 쓰면서 꽃집 오는 사람들이 없으니까요. 다들 꽃을 줄 상대를 떠올리며 기대와 설렘으로 한껏 고조된 표정들이죠. 그 표정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너무 좋아요.” “최근엔 리시안셔스가 참 보기 좋아요. 자주 보니까 더 자세히 보게 되고. 그래서 더 예쁜 거 같아요. 원래는 해바라기를 가장 좋아했어요. 그런데 대학시절 차마 밝힐 수 없는 이벤트가 해바라기와 함께 절 찾아왔어요. 그 이후로 해바라기를 보면 뜻하지 않던 그때 일이 생각나 멀어지게 됐죠. 아무리 친해지려고 노력을 해봐도 잘 되지가 않았어요. 근데 이젠 거짓말처럼 다시 예뻐 보여요. 좋아할 수 없던 것들이 다시 좋아지는 것. 거리를 두었다가 다시 가까워지는 것. 세월이 흐른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요?”“평소 꽃을 너무 좋아했던 시한부 어머니에게 저희 가게 꽃을 꼭 보여주고 싶다던 여성분이 계셨어요. 사연을 듣자마자 바로 그 어머님의 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돈을 떠나 정말 정성껏 꽃을 만들어드리곤 앞으로 더 많은 꽃을 만들어 드리겠다 약속했죠. 두 달 후 그 여성분에게 어머님의 임종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 아쉬웠어요. 꽃을 한 번 밖에 전해드리지 못한 게. 아직도 눈에 아른거려요. 임종 소식을 전하던 그 손님의 슬픈 눈빛이요. 엄마가 되어보니 남녀의 사랑보단 부모 자식 간의 정에 마음이 훨씬 동하는 것 같아요.”“대게 남성은 꽃과 함께 전달될 메시지를 직접 작성하는 걸 굉장히 부끄러워 해요. 그럴 땐 일단 제가 스토리를 쭉 전해 듣고 이 꽃의 역할을 파악하죠. 그 후 바로 러브스토리의 여주인공으로 빙의를 시작해요. 그러곤 '상대 여자 분은 이런 말을 듣고 싶겠구나' 하는 메시지를 생각해서 적어드려요.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에요.” “둘째 애가 생겨 육아로 인해 한동안 꽃을 잊고 살았어요. '언젠가 다시 만지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만 하며 살았었죠. 둘째 애의 옹알이가 시작될 무렵 꽃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의 권유로 재미삼아 꽃꽂이 대회에 참가했어요. 작은 대회였지만 운 좋게 1등을 하게 됐죠. 그때 가슴 속에 불씨가 ‘탁’하고 터져 나왔어요. ‘나는 꽃을 해야 하는 사람’이란 운명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어요.”“꽃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에게 배울 점이 많았어요. 꽃에 대한 열정 뿐만 아니라 매사에 겸손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특히 자제들에게 용돈대신 책을 선물로 주신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어요.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도 저런 부모가 되어야 겠다 싶었죠. 그런데 막상 제 아이에겐 그게 또 안 되더라고요.” “꽃말을 싫어했어요. 억지로 붙여진데다 그 의미가 제각각이라서요. 꽃말 물어보는 분들에겐 ‘그냥 눈으로 보는 게 가장 예쁜 꽃’이라고 대답을 해줬죠. 근데 아이가 생기니까 꽃말이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과거 꽃말을 묻던 분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미안한 마음과 함께요.”“단골과는 일상을 공유하는 느낌이에요.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죠. 가령 부모님 생신선물로 꽃을 사신 분이 다음에는 부모님 병문안을 준비하기 위해 가게에 들르는 식으로요. 이따금씩 그들의 삶과 사연들이 제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가요. 응원과 위로의 마음이 뒤엉킨 채로요.”/김지훈·김희란 기자 2015.8.4 | 지도 크게 보기 NAVER Corp.
[충북일보] 이범석 청주시장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지껏 이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찾아보자면 '꿀잼청주'를 예로 들 수 있지만 이 역시 여러 위락시설 조성사업들을 한 데 모아 이름을 붙인 것일 뿐 이 시장이 민선 8기 들어 처음 주장해 추진했다고 할 만한 굵직한 사업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한범덕 전 시장의 '트램' 사업이나 이시종 전 충북지사의 '무예마스터십', 김영환 현 충북지사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등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이들 사업의 성공 유무나 예산의 효율성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꿀잼청주'를 제외하면 이 시장을 대변할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셈이다. 실제로 민선 8기 청주시가 3대 핵심현안으로 꼽은 △우암산둘레길 △청주시 신청사건립 △원도심 활성화 등의 경우 이 시장 취임 이전 집행부에서부터 추진해오던 사업이고, 이 시장은 이 이슈들의 결론을 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긴 하지만 이 시장을 대변할 사업으로는 손색이 있어보인다. 우암산둘레길의 경우 양방향, 단방향 통행과 둘레길 개발 등을 놓고 그동안 청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극렬히 찬반논쟁을 벌여오다 민선 8기 들어 조성됐고,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지난해 청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청주지법 형사1부는 지난 10일 강도 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0대)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범행 전후로 장갑을 착용하고 옷을 여러 차례 갈아입는 등 범행을 철저히 숨기려고 한 점과 피해자가 상해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 등을 참작해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사실오인과 양형 부당을 이유로, 검찰 측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범행한 점과 반성하지 않는 점,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징역 8년 선고를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피해자를 폭행한 것은 맞지만, 강도질하려는 마음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원심의 판단과는 달리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 근무할 당시 피해자의 거주지를 방문했던 사실이 없다"며 "피고인이 인터넷 도박으로 수억원의 채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강도질하려는 것이었다면 금품이 들어있는 피
[충북일보] 충북도는 오는 30일 동남아 한류 열풍의 중심지인 베트남에 '충북 농식품 안테나숍'(탐색 매장)을 개장한다고 13일 밝혔다. 베트남 안테나숍은 지난해에 이어 하노이 케이(K)-마켓 사파이어점에 개장해 9월 30일까지 4개월 간 운영한다. 개장일인 30일에는 충북 농식품 시식과 홍보·판촉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는 도내 시·군 유망 추천 품목인 과일즙, 떡볶이 밀키트, 조미김 등을 포함해 가공식품 17개사 59개 품목 입점이 확정됐다. 도는 앞으로 정기적인 시식·설문조사 등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시장성이 있는 제품을 발굴한다. 김치(못난이 김치 포함)와 포도, 사과, 배 등 신선 농산물도 추가 입점시킨다는 계획이다. 7월에는 미국 하와이 팔라마 슈퍼마켓 체인에도 안테나숍을 개장할 계획이다. 이 지역은 수출 다변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운영하면서 신선 과일과 가공식품 24개사 115개 품목을 전시 판했다. 도 관계자는 "하노이 코트라 등 현지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안테나숍이 현지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수출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