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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자

수필가

농막에 반가운 손님이 왔다. 주인 허락도 없이 처마 밑에 흙과 지푸라기로 집을 짓고 둥지를 틀었다. 친환경 자재로 쓰고 남향으로 지었다. 아래로는 다래 넝쿨을 세 그루 올리느라 가림막도 설치되어 있었다. 가림막 위에 부부가 나란히 앉았다. 암컷은 꼬리가 짧고 수컷은 꼬리가 길다.

도련이 두 갈래로 갈라진 남성복을 제비 꼬리와 닮았다 하여 연미복이라 한다. 꼬리 깃털이 길수록 암컷을 잘 사귈 수 있다는 학설을 책으로 보았었다.

우리집 제비는 꼬리 깃털이 길게 잘 생겼다. 남편을 위해 지은 집에 제비가 먼저 터를 잡고 주인 행세를 한다. 알을 낳고 부화를 하여 식구를 늘여가는 제비 식구가 있어 보기가 좋다.

제비 새끼들이 지지배배 지지배배 노란 주둥이를 벌린다. 어미 제비와 아빠 제비가 먹이를 구하러 낮게 날아간다. 곧 비가 올 것 같다. 제비는 날 곤충들을 먹이로 한다. 기압이 낮아지면 날 곤충들 날개가 무거워지니 낮게 날게 되고 날 곤충을 먹는 제비 역시 먹이 사냥을 하기 위해 낮게 나는 것이다. V자 모양의 꼬리 깃털과 부리 부분의 붉은 색이 가까이 보니 더 아름다워 보인다. 제비 비행속도는 평균 50㎞/h, 최대 속력은 250㎞/h이다. 꼬리 깃털의 곡선이 겹치며 매끈함과 민첩함이 멋지다.

제비처럼 날렵하게 차려입고 춤추러 가는 남정네를 보고 1980년대에는 제비족이라 했다. 제비는 순한 성격에 사람을 닮은 점도 있다. 동료 제비가 죽어 있는 자리에는 한참을 머뭇거리며 떠나지 못한다. 다른 제비들도 같은 행동을 한다. 유년에 자주 보았던 광경이었다.

유년 시절에 보았던 제비집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다음 해에는 지푸라기와 진흙을 물고 와 수선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순한 제비도 알이 부화 되어 새끼들이 나올 때는 가끔 위협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새끼를 보호하는 본능은 매한가지인 것 같다. 여러 가구로 형성된 마을에도 제비가 집을 짓는 집은 몇 집 되지 않는다. 하물며 우리 농막은 도시 근교에 있다. 시내버스가 다니고 가끔은 트랙터도 다닌다. 제비가 집을 짓고 새끼를 키우기에 적절치 않아 보인다.

옛날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것을 떠올려 보았다. 둥지를 짓기 전 부부 중 한 마리가 먼저 둘러보고 마음에 들면 진흙으로 표시를 해 두고 갔다가 부부 제비가 함께 협력해서 집을 짓는데 무거운 진흙은 수컷 제비가 물고 와 형태를 만들고, 암컷 제비는 진흙이 마르기 전 가벼운 짚이나 덤불을 얹어 제비집을 만드는데 그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고 했다.

제비들도 저희들만 통하는 언어가 있고 규칙이 있는 듯하다. 제비가 동물의 영장이라 부르는 사람보다 더 영특한 것 같다 집을 짓다가도 사람 부부가 싸움이 잦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 집을 짓는다고 한다. 맹모삼천처럼 자식들을 위해 이사를 하는 사람과 같은 행동을 하니 제비지만 지혜로움은 우리들이 본받을 사안인 것 같다.

우리 농막은 새들의 낙원이다. 산 까치가 놀러 오고 참새들이 벌떼처럼 무리 지어 포롱하며 날아다니기도 한다. 비둘기도 한몫한다. 비닐하우스 속에 깔아둔 왕겨가 놀이터가 되어 심심치 않게 구구구 노랫소리도 들려준다. 이제 식구가 늘었다. 처마 밑에 신혼집을 차린 제비 가족이 있다.

한 마을에서 제비집이 있는 집과 없는 집을 비교해 보면 제비집이 있고 알을 부화하여 새끼를 잘 길러 나가는 집은 아이들 역시 술술 잘 풀렸다. 짐승은 지각의 변동이나 날씨에 민감하다. 짐승이 살기에 편한 터는 길지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 농막에 터를 잡은 제비도 가을이면 남쪽 나라로 이사 갔다가 내년 여름에 다시 농막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우리 함께 어우렁더우렁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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