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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28 16:22:10
  • 최종수정2021.06.28 16:22:10

김춘자

수필가

흥덕사지로 놀러나 가볼까 하고 천천히 길을 나섰다. 잿빛 하늘에 따스한 기운이 돌고 대지는 긴 터널을 빠져나와 연둣빛 촉을 틔운다. 버드나무는 푸른색을 입고 봄이 왔다고 우리에게 손짓한다. 흥덕사지에는 도민백일장 현수막이 걸려있고 시제는 '인연'이었다. 한번 참석해볼까? 흥덕 사지와 고인쇄박물관이 나란히 야트막한 동산에 자리 잡고 앉았다. 따스한 기운이 봄 햇살처럼 밝게 다가온다. 봄 아지랑이가 몸 안에서 흥겹게 춤을 춘다. 원고지를 받아들고 흥덕사지 보도블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왔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흥덕사지를 찾았다가 백일장에 참석해 인연이란 시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가? 인연이란 글 역시 물이 흐르듯 써 내려간다. 주최 측에 원고지를 내고 흥덕사지와 고인쇄박물관을 들러 보기로 했다.

청주 흥덕사지는 지정번호 사적 315호로 지정일 1986년 5월 7일이며, 소재는 직지대로 713 흥덕사지를 시작으로 청주 예술의 전당 서원구청 청주실내체육관 사직사거리에서 청주 대로를 한 축으로 연결돼 있다. 1985년 운천 택지개발사업 중 많은 유물이 나와 발굴한 결과 옛 절터임이 확인됐다고 한다. 출토된 유물에는 '흥덕사'라는 글씨가 새겨진 금구조각과 청동불발 뚜껑으로 이 절터가 바로 흥덕사지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기록돼 있다. 흥덕사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 '불조직지심체요절 (이하 '직지'로 약칭함)'을 인쇄한 절이다. '직지' 하권의 '간기'에 고려 우왕 3년(1377)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 활자로 책을 인쇄했음이 나타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발굴결과 남북 일직 선상에 중문과 탑 금당 강당이 있고 주위에 회랑이 돌아간 단탑 가람식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절은 언제 세웠는지 정확한 연대와 규모는 알 수 없으나 대중 3년이라 쓰인 기와가 나와 신라 문성왕 11년(849)에 이미 이곳에 불사가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발굴 후 사적 제315호로 지정돼 1987년부터 1991년까지 5개년에 걸쳐 4만992㎡(1만2천400평)의 부지 위에 우리나라 인쇄문화의 발달과정을 살필 수 있는 고인쇄박물관 금당의 3층 석탑을 복원하고 1992년 3월 17일 개관했다. 청주 고인쇄박물관은 상설전시실 5개, 기획전시실 1개이며 세미나실, 영상실, 주차장이 갖춰져 있고 고서, 인쇄기구, 흥덕사 출토유물 등 총 2천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고인쇄박물관에서 축조과정도 둘러보고 백운화상을 떠올려보았다. 백운화상은 덕이 높은 스님으로 그 가르침을 엮은 책으로 불조직직지심체요절이라는 본래 제목을 편의상 직지라고 부른다고 되었다. 스승의 가르침을 오래 간직하고 널리 전하기 위해 연화문인, 석찬, 달잠이라는 스님과 묘덕이라는 비구니가 시주해 만들어진 책이 지금까지 전해오는 '직지'라고 했다.

흙 속에 묻혀있던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박병선 박사의 공로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금속 활자 역시 한국 사람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근무하는 인연이 돼 흥덕사지와 금속 활자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을 생각하니 인연은 도래하는 것이고 우리가 살면서 악연은 짓지 말고 선연을 지어가야 할 것 같다. 우리 선조들의 목판 인쇄술과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 인쇄술은 청주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다. 청주시에서는 2000년부터 직지를 세계에 알리며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직지를 등재함으로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매년 직지 페스티벌을 개최해 세계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봄을 만나기 위해 가을과 겨울을 보냈듯이 흥덕사지와 금속 활자를 보기 위해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나 보다. 봄볕 따라 놀러 온 곳에서 옛 문화유산을 돌아보며 몇 생의 인연으로 발걸음이 와닿았을까. 생각을 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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